혼돈 그 자체였던 그날의 이태원… 한국 사회의 민낯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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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 그 자체였던 그날의 이태원… 한국 사회의 민낯 드러나

당시 현장에 있었던 증언들이 나오고 있어
SNS에서도 관련 분쟁들이 계속 터져 나와
이상민 "경찰·소방 인력 투입으로 해결 안 돼"

이건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30 16:05:16

▲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할로윈 참사 현장 인근 건물 외벽에 한 시민이 근조화를 부착하고 애도하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SNS에서도 책임소재·시민의식 등 다양한 주제로 논쟁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설명에 나섰다.

참사 30분 전 이태원에서 홍대로 자리를 옮겼다는 남성 A씨(22)는 “사고가 날 수밖에 없어 보였다”며 자리를 뜬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는 “사람 6명이 지나갈만한 골목에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며 “양보하자는 분위기가 아니라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사람들이 서로 길을 뚫자는 식으로 가다가 균형이 깨지면서 사고가 생긴 거라 본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이태원역 1번 출구와 4번 출구 인근에서 교통경찰들과 '녹색어머니회'로 분장한 일부 시민들이 교통정리를 했지만 골목에는 질서 유지를 위한 인원이 별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A씨는 “일부 주점 직원들이 우측통행하라며 소리를 질렀지만 의미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친구를 보러 왔던 외국인 B씨(24)도 “다친 친구가 이곳(순천향대병원 응급실)에 있다고 해서 왔는데 심정지한 친구는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며 울먹였다. 이어 “근처 클럽에서 문을 열어줬다면 살 수 있었지만 열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SNS에서는 인근 클럽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시민들을 외면했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근처 클럽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인원들이 있었지만 클럽 직원들이 이를 막고 있었다는 것이다.

SNS에서는 이번 참사를 두고 다양한 논쟁이 이어졌다. 현장에서 “밀어”를 외치고 있는 영상 등이 떠돌며 시민의식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책임소재를 두고 정치적 분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인파를 예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코로나19가 풀리는 상황이 있었지만, 이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이라며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건혁 기자 g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