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사업에 이끌려 북한으로 이주했다가 탈출한 사람들이 북한을 상대로 진행한 손해배상 소송 2심에서 승소했다. ‘북한=지상낙원’ 선전에 속아 수 십 년 삶을 바친 재일교포들이다. 북송사업으로 1959~1984년 재일교포 9만3000여 명이 북한에 영구 귀국했으며 다수의 일본인 배우자와 그 자녀까지 포함됐다.
이번 2심 판결에 대해 원고 측 변호사는 “북송사업의 실태를 인정하며 인생을 빼앗긴 피해라고 정확히 평가했다”며 “일본 법원에서 북한의 인권침해를 추궁할 가능성을 연 획기적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도쿄고등법원은 사안을 1심 재판부에 돌려보냈다. ‘소송의 일부 관할권이 일본에 없다’고 판결한 1심 재판부에 재심리를 명령한 것이다. 10월30일 일본 교도(共同)통신 보도에 따르면 도쿄고법은 북송사업 참가자 4명이 북한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총 4억 엔(약 36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소송의 재판관할권 전체가 일본 법원에 있다’고 판결했다.
다니구치 소노에 도쿄고법 재판장은 “사실과 다른 권유로 재일조선인을 북송시킨 후 출국을 막아 거주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가혹한 상황에서 장기간 생활을 강요해 원고들의 인생을 빼앗았다”며 북한 당국의 지속적인 불법행위를 짚었다. 나아가 “북한 측 행위 전체를 하나의 계속된 불법으로 봐야 하고 이 모든 불법행위로 발생한 침해의 관할권은 일본의 재판소에 있다”며 도쿄지방재판소의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작년 3월 도쿄지재는 북송사업 관련한 북한의 행위를 ‘북한으로의 이주 권유’와 ‘북한 내 유치(留置)’로 나눠 판시했다. 이주 권유로 발생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재판관할권은 일본에 있다고 판결했으나 제소 시점이 문제였다. 배상청구가 가능한 제척(除斥)기간 20년이 지나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소멸했다고 본 것이다. 또한 원고들이 북한에 부당하게 억류돼 출국을 방해받았다는 ‘북한 내 유치’ 관련 주장에 대해 1심에선 일본 측 재판소 관할권이 부정됐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2000년대 탈북해 현재 일본 거주 중인 가와사키 에이코 씨 등 남녀 4명이다. 경상남도 창원 출신 아버지와 전라남도 목포 출신 어머니를 가진 재일교포 2세 가와사키 씨 사연이 특히 유명하다.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간부가 그녀의 자택을 방문해 ‘김일성 장학금 제도’를 소개했다고 한다.
“북한은 세금도 없으며 무상의료·무상주택·무상교육의 지상낙원”이라는 조총련 선생님 말에 이끌려 가와사키 씨가 북한행 배에 오른 게 17살 때 일이다. 그녀는 “(청진항에 도착해) 배에서 내리자마자 모든 게 거짓말임을 알았으나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다”고 여러 차례 국내외 언론 인터뷰에서 토로한 바 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