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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위작 의혹 ② 국현 소장품 대여 적법했나
윤범모 전 국현 관장의 임군홍 띄우기… 1984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과 나란히 걸린 그림들
임요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8 21:35:33
 
▲ 2019년 ‘근대미술가의 재발견 1 절필시대’ 전이 열렸던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임유이 기자
 
지난해 7~9월 서울 강남구 Y화랑에서 열린 ‘정전 70주년 기념전 화가 임군홍’ 전.
 
한겨레는 이 전시가  한창이던 2023년 9월8일 신문에서 이렇게 보도하고 있다.
 
“(평론가) 윤범모는 특집 기사를 써서 그(임군홍)의 존재를 ‘처음’ 알렸고, 이듬해인 1984년 2월에는 해금이 되지 않았는데도 서울 롯데백화점에 있는 롯데미술관에서 근대한국미술의 발굴이라는 표제로 유작전을 기획한다. 그리고 1985년 (임군홍의 아들) 임 모씨가 ‘모델’과 ‘여인좌상’ 등 5점을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면서 특별전까지 열게 된다.”
 
문재인정부 때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임명
 
▲ 윤범모는 문재인정부 때인 2019년 2월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 임명됐다. 연합뉴스
 
윤범모는 문재인정부 때인 2019년 2월 국립현대미술관(국현) 관장에 임명됐다. 미술계에서는 당시 윤 관장의 임명을 두고 ‘코드 인사’ ‘낙하산 인사’라는 말이 돌았다. 윤범모가 미술관장 공모 과정에서 역량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재평가 과정을 거쳐 최종 합격했기 때문이다. 당시 최종 후보 3명 중 유일하게 역량평가를 통과했던 이용우 씨는 탈락했다. 윤범모는 미술계의 대표적인 진보 진영 인사였다.
 
공교롭게도 그가 임명된 지 3~4개월 후인 2019년 5월30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전관에서 ‘근대미술가의 재발견 1 절필시대’ 전이 열리고 이때 다시 한 번 임군홍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는 9월15일까지 이어졌다. 윤범모가 국현 관장에 임명되자마자 임군홍 전시를 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
 
윤범모는 문재인정부 말기이자 제20대 대선을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았던 2022년 2월25일 재임명된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립현대미술관에 대한 특정감사에서 16건의 위법·부당 업무 처리가 적발되면서 작년 2023년 4월 사의를 표명했다.
 
▲ 윤범모가 임명된 지 3~4개월 후인 2019년 5월30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전관에서 ‘근대미술가의 재발견 1 절필시대’ 전이 열렸다. 포스터 속 그림은 임군홍의 '가족'(1950)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같은 해인 2023년 7월 Y화랑에서 임군홍 전시가 시작됐다. 그가 사임한 지 불과 석 달 후의 일이다. 당시 Y화랑은 120~130점이나 되는 작품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면서 전부 1930~1950년대 임군홍이 그린 작품이라고 했다. Y화랑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부분 둘째 아들 임 모(75) 씨의 소장품을 바탕으로 한 전시였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가운데 4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여해 온 것이라고 했다. 4점은 위작 논란에 휩싸인 ‘소녀상’을 비롯해 ‘북평낭’ ‘모델’ ‘여인좌상’이다.
 
그 밖의 외부 대여는 없었다고 했다. 무료 전시였지만 Y화랑은 상업갤러리이므로 당연히 작품 판매가 이루어졌다. 당시 판매된 임군홍 화백의 작품은 한두 점에 불과하다는 게 Y화랑 측의 주장이었다. 여기까지 본지가 취재한 내용이다.
 
(기사가 나간 후 Y화랑 측은 작품 판매가 이루어진 것은 맞지만 전시회 기간이 아닌 전시가 끝난 후 소장하고 있던 작품이 한두 점 판매된 것이라며 기사 정정을 요청했다.)
 
상업갤러리에 소장품 불법 대여한 국현
 
그렇다면 공공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이 상업갤러리인 Y화랑에 소녀상 등 소장품 4점을 대여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 걸까?
 
국립현대미술관 규정집에 따르면 소장품(미술은행이 아닌) 대여는 기증한 유족의 요청이 있으면 가능하다. 즉 규정집 제4절 작품의 대여·복제 등 제36조(소장작품의 대여) ①-3. 공개전시를 목적으로 작가 본인 또는 유족이 요청하는 경우 관장은 대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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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4절 제37조(대여신청)에 의하면 “소장작품을 대여받고자 하는 자는 대여받고자 하는 날로부터 국내 90일 전, 국외 180일 전에 대여신청서를 작성하여 관장에게 작품의 대여를 신청하여야 한다. 다만 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대여신청일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Y화랑 전시회는 2023년 7월27일 시작됐다. 설치 등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임군홍 유족은 적어도 4월24일 전에 대여 신청을 마쳤을 것이다. 혹은 관장의 배려로 신청일의 적용을 받지 않았을 수도 있다.
 
윤범모 전 관장의 사표가 수리된 게 4월18일이다. 유족의 신청 기한과 윤 전 관장의 사퇴 시점 사이에 6일이 빈다. 그러나 대여신청일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면 이런 계산은 무의미하다.
 
무엇보다 규정에 의하면 ‘관장에게 신청’해야 한다고 했다. 현 김성희 관장의 취임이 9월이었므로 유족이 국현 관장의 허가를 득했다면 그 대상은 윤범모 관장일 것이다. 국현 측은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 Y화랑에 대여되었던 국현 소장품 '모델'(1946). 국립현대미술관
 
자. 그렇다면 뭐가 문제인가. 누가 승인했든 적법하기만 하면 되는 일 아닌가. 그런데 그게 적법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국립현대미술관 규정집 4절 제36조(소장작품의 대여) ②항에는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전시에는 작품을 대여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즉 유족의 요청이 있어도 이 조항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Y화랑 측은 2023년 7월27일 ~ 9월26일 개최된 ‘임군홍 전’에서 “한두 점이 판매됐다”고 본지에 밝혔다(기사가 나간 후 화랑 대표가 본사를 방문하여 전시회가 끝난 후에 판매된 것이라고 정정 요구를 해왔다).
 
임군홍의 위작 의혹을 제보한 K씨는 사건을 이렇게 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과 나란히 걸게 되면 다른 그림까지 덩달아 위상이 올라가게 된다. 국현 라벨이 전시회에 대한 일종의 보증수표가 되는 것이다. 미술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다. 심지어 사설갤러리에 출품된 작품 전체를 진품으로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자, 다시 그때로 돌아가 보자. 1983년 당시 임 모씨 집에 있던 100여 점의 그림을 눈으로 확인한(확인했다고 하는) 이는 윤범모다. 그는 이 가운데 5점(위작 포함)을 기증받았다. 국현이 소장한 임군홍 그림은 총 6점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1점은 돈을 주고 구입한 것인가? 구입했다면 얼마에 구입했을까? 가격이 궁금하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임유이 기자
 
K씨는 소녀상 말고도 다른 작품의 위조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임군홍이 오랫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다가 2023년 대대적인 작품 공개와 함께 화려하게 부활한 사실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렇게 많은 작품이 이토록 긴 시간이 지나 한꺼번에 공개되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 이 기사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은 전자메일로 다음과 같은 답을 보내왔다.
 
Y화랑 전시 작품 대여 관련하여 해당 작품은 기증자의 요청에 따라 반출된 작품입니다. 미술관 작품 수집관리규정(36~43조)에 따라 기증자의 특별 요청이 있을 경우 작품 대여가 가능하며 Y화랑 전시의 경우 2023년 6월 대여요청서 접수, 7월 대여심의회의를 통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심의위원회에서는 무엇보다 전시의 기획의도를 중요시하며, 해당 전시는 정전 70주년 기념으로 월북작가 임군홍을 미술사적으로 재평가하는 것이 주된 취지로 심의위원회에서 가결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 월북작가 임군홍은 누구인가
 
‘한국근대회화선집 -북으로 간 화가들’(금성출판사·1990) 등의 자료에 의하면 임군홍은 6·25전쟁 중 월북하여 1953년부터 1961년까지 조선미술가동맹 개성시 지부장을 지냈다. 1962년 이후에는 미술가동맹에서 현역으로 활동했으며 1970년대에는 ‘동기골 전투’(1973) ‘공장을 지키는 사람들’(1974) 등의 조선화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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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보도] <[단독]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위작 의혹 ② 국현 소장품 대여 적법했나> 보도 등 관련
 
본 신문은 7월8일 자 문화면에 <단독-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위작 의혹 ② 국현 소장품 대여 적법했나> 제하의 기사에서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윤범모 관장의 사의 표명 석 달 후에 Y화랑의 임군홍 전시가 시작됐고, Y화랑에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불법적으로 대여받아 작품을 판매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Y화랑 및 임군홍 화백의 둘째 아들 임덕진 씨는 “전시작품 대여는 윤범모 전 관장의 사퇴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Y화랑 전시 중에는 작품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작품 대여는 Y화랑이 아닌 기증자 임덕진과 국립현대미술관의 협의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202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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