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부품업체 해외 먹튀와 부품 역수입을 묵인하고 있다며 부품사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경주지부와 전국금속노동조합 경주지부는 경주시청 앞에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발레오공장은 상해발레오에서 부품을 역수입해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닌 ‘메이드 인 코리아’로 둔갑시키는 라벨 갈이가 이뤄져 현대차·기아에 납품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발레오 경주공장은 내연기관 전장품을 생산하는 곳이다”며 “국내에서 생산을 최소화해 이익을 챙기고자 상해 발레오에서 역수입했다”며 “라벨지만 갈아 끼워 납품한 차가 지난해 10월부터 올 5월까지 12만 대가 넘는데, 이는 ‘원산지 표시 위반’ 과 ‘상표법 위반’에 반하는 행동이다”고 설명했다.
신시연 노조 발레오만도지회장은 조합원들이 우리가 중국 부품 라벨 바꾸는 사람이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신 지회장에 따르면 사측은 현대차 승인받아 더 많은 부품을 해외 공장에서 역수입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항의에 사측은 현대차와 품번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 지회장은 “발레오기업 경영진들은 부품 수입으로 공장의 미래를 포기한 채 막대한 금액을 프랑스 본사로 보내고 있다”며 “현대차는 부품 역수입을 묵인해서는 안 된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발레오는 이득만 챙긴 채 한국 공장과 노동자들을 버리고 도망갈 것”이라고 먹튀를 우려했다.
한편 서민재 노조 말레베어분회 부분회장은 “일방적인 먹튀 통보를 받았다”며 말레베어 상황을 설명했다.
말레베어는 자동차 내연기관 공조 부품을 만드는 곳으로 대부분 현대차에 납품한다. 지난해 12월 독일 말레그룹 본사가 노조 말레베어분회에 말레베어 부산공장을 2025년 9월 폐쇄하겠다고 알렸다. 말레베어 부산공장 물량은 중국과 인도 현지 공장으로 이전한다는 입장이다.
완성차 입장에서 부품사 생산시스템 점검·확인은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위해 필수다. 부품 불량은 기업이미지를 훼손하고 기업가치를 떨어뜨린다. 따라서 부품 공장 폐쇄와 물량·생산기지 이전은 현대차와 납품업체 간 사전 교감 없는 상태에서 절대 이뤄질 수 없다는 게 말레베어분회 주장이다.
서민재 말레베어분회 부분회장은 “현대차가 말레베어 상황을 모를 수는 없다”며 “그들이 말하는 동반성장에 부품사 노동자들은 없고 말 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이제라도 현대차가 말레베어 공장 폐쇄 위기 상황에 적극적으로 나서 현대차 원하청 동반성장을 직접 실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덕헌 노조 부위원장은 “말레베어와 발레오공조 모두 외국인투자기업으로 한국 정부로부터 많은 혜택을 누렸지만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은 소홀하다”며 “외투 먹튀 방지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투 먹튀는 심각하고 오래된 사회 문제다”며 “이에 대해 국회가 하루빨리 규제책을 만들고 정부는 감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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