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막 올린 한동훈체제… 당정 앞 놓인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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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韓과 상견례 시작으로 소통 착수 예정
등 돌린 韓에 소통 미지수… ‘패싱’ 이뤄질 수도
‘입리스크’도 주시… 당정 일각 “조기전대 가능성”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3 17:23:20

▲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당 대표 당선자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7.23 [공동취재]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결과 한동훈 체제가 막을 올렸다. 당정은 한동훈 대표 당선 앞에 산적한 숙제를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특히 그간 윤석열 대통령과 노골적인 갈등을 빚어온 한 대표와 대통령실의 관계 회복 여부 및 ‘한동훈 입 리스크’ 등을 주시 중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오·만찬 상견례를 시작으로 새 지도부와의 소통에 착수할 예정이다. 상견례는 새 지도부와 전당대회 낙선자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식사하는 형태로 이뤄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당 통합 및 정부 정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상시적 소통을 위해 윤 대통령과 새 지도부의 정기회동 추진도 검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김기현 전 대표와도 월 2회 정기회동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 ‘배신자’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한 대표 태도가 변수다. 한 대표는 검사 시절 윤 대통령과 약 20년 동지 관계였으나 당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한 대표가 영입한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김건희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기도 했다. 한 대표도 김 여사가 보낸 대국민사과 타진 문자메시지를 무시했다.

한 대표는 22대 총선 패배 후에는 윤 대통령의 식사요청을 거부하기도 했다.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는 제3자 특검 추천 방식의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을 여당이 선(先)발의하는 방안을 공약했다. 당권주자들은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야당 술수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일제히 반발했으나 한 대표는 ‘특검에 대한 높은 국민 호응’을 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한동훈 체제가 출범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추경호 원내대표와 소통하는 처지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추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지만 윤석열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한 대표와 극심한 갈등을 겪은 당권주자들도 ‘한동훈 패싱’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한동훈 패싱’이 이뤄질 경우 당정 갈등을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소수 친한계(친 한동훈)로만 당 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한 대표가 당 장악력을 높이려 대통령실과 한층 각을 세우고 혁신이란 이름으로 당 내부에 포문을 열 수 있다는 관측이다.

▲ 한동훈 신임 당대표가 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당정은 한 대표 ‘입 리스크’에 주시 중이다. 한 대표는 당대표 경선에서 타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취소 부탁 등을 폭로해 야당에게 ‘보수궤멸’ 빌미를 던져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한 한 대표가 추후 사익을 위해 언제든 돌발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제동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한 대표 자신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온 ‘입 리스크’ 앞에 당이 재차 사령탑 공백을 맞이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한 대표의 여론조성팀(댓글팀) 운영 의혹을 전담할 별도 TF(태스크포스)를 꾸리기로 했다. 진보당은 한 대표의 공소취소 사건을 겨냥해 한 대표·나경원 의원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기로 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채 상병 특검은 받고 한동훈 특검은 안 받을 방법은 없다”고 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