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에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여당 등으로부터 ‘몸통’으로 지목됐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한숨 돌리게 됐다는 진단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동시에 사법부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설범식·이상주·이원석)는 4일 송 전 시장과 황 원내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두 사람은 2023년 11월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이 선고된 바 있다. 1심 선고는 2020년 1월 기소 후 3년10개월 만에 나와 재판 지연 논란을 일으켰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두 사람은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을 면했다. 두 사람은 판결이 확정되지 않아 시장·국회의원 임기 등도 모두 채웠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송 전 시장·황 원내대표에게 각각 원심과 같은 징역 6년·5년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결심공판을 열고 같은 해 11월 2심 선고를 할 예정이었으나 “심리가 덜 된 부분이 있다”며 증인 신문 기일을 추가로 지정하고 선고 일정을 올해로 미뤘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이자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송 전 시장 당선을 위해 청와대 비서실 내 여덟 개 부서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청와대가 송 전 시장 당선을 목적으로 △야당(현 국민의힘) 후보 표적 수사 △여당(현 민주당) 후보 공약 지원 △여당 내 경쟁 후보 매수 등 방법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송 전 시장은 2017년 9월 당시 울산경찰청장이었던 황 원내대표에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수사를 청탁한 혐의다. 황 원내대표는 청와대로부터 김 시장 비위 의혹 정보를 받아 수사를 하명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었던 문모 씨가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정보를 토대로 범죄 첩보서를 작성했다고 봤다. 또 해당 첩보서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황 원내대표에게 전달됐다고 판단하고 송 전 시장·황 원내대표를 기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같이 기소됐던 백원우·박형철 전 비서관도 4일 무죄 판결을 내렸다. 백원우·박형철 전 비서관은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바 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3년·징역 1년6월을 구형했다.
이번 항소심 판결로 인해 문 전 대통령은 한숨 돌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몸통’으로 지목한 바 있다.
2023년 12월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최근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기소된 송 전 시장·황 의원 등의 1심 선고 결과가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정권 수장이었음에도 법의 심판에 묵묵부답”이라고 지적했다. 또 “선거 공작 배후와 몸통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의혹을 부인해왔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심 재판부가 선입견 없이 엄정히 판단한 결과라 생각한다”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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