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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원으로 서울국제도서전 가져가려나…” 하루 만에 3000명 반대 서명
출협 회장 등이 도서전 지분 70% 보유
“공적 자산을 주식회사로 만들지 말라”
임요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3 11:08:14
 
▲ “서울국제도서전은 수많은 출판사·독자 등의 참여와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성장해 온 출판계의 공적 자산이다. " 임유이 기자
 
윤철호 출협 회장 등 몇몇 인사가 지분 70%를 보유한 서울국제도서전을 두고 출판인·저자 등 출판계 일각에서 도서전 사유화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출판인·저자·서점인 등으로 구성된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 반대 연대(사유화반대연대)’는 22일 “몇몇 개인이 유서 깊은 서울국제도서전을 사유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의 백지화를 주장했다.
 
성명에 따르면 윤철호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출협은 지난해 자본금 10억 원을 투자해 서울국제도서전을 주식회사로 만들었다. 이 가운데 70% 지분을 윤철호 출협 회장을 비롯한 몇몇 개인이 보유했으며 출협의 지분은 30%에 불과하다.
 
사유화반대연대는 “서울국제도서전은 수많은 출판사·독자 등의 참여와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성장해 온 출판계의 공적 자산이다. 출협은 서울국제도서전 국고보조금 문제를 놓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도서전을 주식회사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가 도서전 지원을 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출협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에서 도서전 참가 출판사를 직접 지원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 것뿐이다. 문체부가 출판사 등에 지원한 금액은 작년 6억7000여만 원으로 출협이 서울국제도서전을 사유화하는 데 들인 7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유화반대연대는 공적 자산인 서울국제도서전을 출협이 7억 원으로 일부 개인이 사유화하면서 주주명부 공개, 공청회 등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서울국제도서전 수익은 일부 개인의 호주머니가 아니라 수익의 원천인 출판사들과 저자와 역자들, 독자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설령 적자가 나더라도 출판사 모두가 나서서 십시일반 어려움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 자리한 대한출판문화협회. 대한출판문화협회
 
▲ 대한출판문화협회 앞에 세워진 '책을 지키는 사람' 조형물. 임유이 기자
 
사유화반대연대는 위의 내용에 더해 “서울국제도서전을 주식회사로 만드는 필요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지만 주식회사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50% 이상의 지분은 출판계를 대표하는 조직인 출협과 한국출판인회의·출판협동조합·출판문화재단이나 혹은 저자와 관련된 한국작가회의 등에서 확보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출협을 이끌고 있는 윤철호 회장은 제49대 회장(2017~2020), 제50대 회장(2020~2023)을 지내고 현재 제51대 회장(2013~2026)으로 활동 중이다. 출협 회장의 임기는 제1대에서 34대(1947~1982)까지 1년이었으나 2년제를 거쳐 제42대부터 현재까지 3년으로 점차 변해 왔다. 윤철호 회장의 총 9년 임기는 역대 회장 중 11년간 활동한 정진숙 32대 회장(전 을유문화사 대표), 10년간 활동한 김창집 초대 회장(신향사 대표)에 이어 가장 긴 임기가 된다.
 
윤철호 출협 회장은 사회평론 출판사 대표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출협과 사회평론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작년 5월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출판노동조합협의회(출판노조)가 근로기준법 위반이 적발되고 산별교섭을 거부해온 사회평론과 전태일재단이 후원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며 “근로기준법 위반한 사회평론이 전태일문학상 후원할 자격이 있나”고 묻는 입장문을 냈다.
 
▲ 2024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 연합뉴스
 
출판노조는 “정치가 잘못하면 나서서 목소리를 내고, 책 읽는 대통령을 찾아 헤매던 출협은 자신들의 과오는 돌아보지 않고 회사 밖에서만 정의롭다. 출판노조의 교섭 요구마저 묵살했다. 80~90년대 운동 좀 해봤다며 진보지식인을 자처하는 출판사 대표들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사회평론은 전태일문학상 후원사로 해마다 전태일재단이 선정한 수상작을 출판하고 있다.
 
출협 역시 2023년 홍보대사 사퇴라는 진통을 겪었다. 도서전 개막 당일 행사장 앞에서 “박근혜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행을 주도한 모 작가가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로 위촉됐다”며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의 항의 시위로 홍보대사를 맡았던 원로 작가는 도서전 홍보대사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한편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 사태와 관련해 사유화반대연대는 21일 오후부터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반대 서명에 나선 상태다. 서명 운동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3000명이 넘는 출판인과 독자가 참여했다. 앞으로 출판인·저자·번역자·독자의 서명은 계속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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