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조세부담의 총량은 초과부담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유럽에서 특이한 세금 징수 방법으로는 세리(稅吏)가 있었다. 모든 국민들에게 세금을 걷는 것은 사실 상당히 힘이 많이 드는 일이며 조세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고대 로마에서는 이 세금 걷는 권한을 일종의 경매에 붙였다. A라는 지역에 책정된 예상 세금이 1억이라고 하면 경매에 붙여서 제일 높은 금액을 부른 사람에게 세금 징수권을 부여해 주고 그만큼의 돈을 미리 선불로 받았고 징수권을 획득한 사람은 직접 해당 지역에 가서 세금을 “자기 마음대로” 걷는다. 원래 1억원짜리였는데 경매로 1억3천만원에 샀으면, 세리는 이득을 봐야 하기 때문에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세금을 걷어서 1억3천만원 이상의 금액을 거두면 원금을 제한 나머지는 다 자기 수입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실질 부담해야 되는 세금보다 세리의 이익만큼 조세를 더 부담하게 되는 현상을 초과부담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제학적 용어인 초과부담의 의미는 경제편익이 비용보다 더 큰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총잉여의 감소, 재화 혹은 서비스의 균형이 최적이 아닐 때 발생하는 경제적 효용의 순손실을 뜻한다.
02. 적자성 채무는 대응 자산이 없어 국민 세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초과부담이 발생
우리나라의 2019년도 지출분 국회본예산 통과액은 469.5조원이며 추경포함하여 475.4조원이다. 정부는 직전년도 대비 44조원 증가한 2020년 지출분 512조원의 슈퍼 예산을 확정했고, 예산을 편성하면서 60조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슈퍼예산의 목적은 분야별로는 보건·복지·고용 분야가 2019년보다 12.1% 증가한 180조5000억원으로 2019년 총예산 지출대비 19.5조원이 증가되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생산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 수출 증가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크게 보면 복지비로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성장보다는 분배에 초점을 맞춘 예산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재정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확정 예산 기준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지난해 예산 대비 73조7000억원(2.6%포인트) 늘어난 805조2000억원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지난해 37.2%에서 올해 39.8%로 높아졌다. 이 가운데 외국환평형기금채권과 같이 빚에 대응하는 자산이 있어 자산 매각 등으로 자체 상환이 가능한 ‘금융성 채무’ 는328조6000억원이며 국민 부담으로 상환해야 하는 `적자성 채무`는 지난해 415조3000억원에서 올해 476조6000억원으로 늘어나며 비중도 56.8%에서 59.2%로 상승했다고 밝히고 있다.
국가채무는 적자성 채무와 금융성 채무로 구성되는데, 적자성 채무는 대응 자산이 없어 국민 세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반면 금융성 채무는 대응 자산이 존재한다. 재정 수입이 나빠 적자 보전용 국채를 발행하면 적자성 채무로 잡히기 때문에 이는 실제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적자성 채무 비중이 높아질수록 국가가 지고 있는 빚의 질이 나빠지고 국민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적자성 채무는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빚이라는 점에서 적절한 비용편익의 수준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03. 거위의 털을 뽑을 때 아프지 않으려면 성장주도 정책이 우선돼야
10일 기획재정부는 한국재정정보원에서 2019 회계연도 총세입과 총세출 실적을 확정해 발표했다. 당초 정부가 계획한 세입 예산(294조8000억원)과 비교해서는 1조3000억원이 덜 걷혔다. 특히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인한 법인세수 부진의 영향이 컸다.
법인세는 72조2000억원이 걷히면서 1년 전보다 1조2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당초 정부가 예상한 세입 예산액보다 7조1000억원이 적다. 지난해 상반기 상장사의 영업이익 총액은 55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87조5000억원 대비 37.1%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소득세는 83조5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9000억원, 1.1% 감소했다. 지난해 일자리가 30만개 이상 늘었는 데도 소득세가 감소한 것은 근로장려금(EITC)·자녀장려금(CTC) 확대로 9000억원 감소했고, 대부분의 일자리가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60대 이상 노인들의 단기 일자리로 세수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지난해 시황 악화로 증권거래세가 4조47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7679억원, 28.3%나 감소했다. 관세도 10.6% 감소한 7조8821억원에 그쳤다. 유류세 한시 인하로 1조4000억원 세입이 감소하며 교통세는 8000억원 감소했다.
성장이 되지 않고 소득을 분배하는 정책은 매우 위험하다는 지표를 여기저기서 통계적으로 입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성장이 없는 배분정책을 계속 유지한다면, 부족분의 세수를 누군가가 부담해야 하고 “거위털을 뽑을 때 아프지 않게 뽑아야 된다”라는 조세징수 원칙이 위배돼 조세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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