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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273>]-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 논란

수의업계,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 전국 확산될라 ‘촉각’

“진료항목 표준화 선결돼야”…자율표시제에 불만·우려

경남, 전역확대·전국확산 추진…법 개정에 영향 미칠 듯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9-19 00: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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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는 지난 16일 도청에서 경상남도수의사회·반려동물가족 등 이해당사자와 관계 기관·단체·보험업계 등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 완화 정책 실행방안에 대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내달 1일부터 창원지역 동물병원 70곳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 시범사업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정책간담회 이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경남도]
 
동물병원의 ‘깜깜이 진료비’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 지방정부가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 시행에 나섰다. 주요 진료항목의 비용을 적어 동물병원 내에 게시하자는 것이다.    
 
동물병원 진료비는 현행법상 사전 고지 의무가 없어 진료 전 비용 예측이 어려운데다, 병원마다 진료비 편차가 심해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았던 만큼 자율표시제 시행이 소비자 진료비 부담 완화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특히 ‘진료비 공시제 의무화’ 등 수의사법 개정에 대한 국회 차원의 논의가 수의업계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태라는 점에서 자율표시제 시행 효과가 법안 개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진료비 공시제는 동물병원이 진료항목 비용을 책자·인쇄물·벽보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개하는 제도다.
 
반면 수의업계는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에 불만과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남,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 창원지역 동물병원 시범 실시
 
경남도는 지난 16일 도청에서 경상남도수의사회·반려동물가족 등 이해당사자와 관계기관·단체·보험업계 등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 완화 정책 실행방안에 대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내달 1일부터 창원지역 동물병원 70곳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 시범사업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자율표시제 시범사업 실시 후 도내 전역으로 확대 시행키로 하는 한편,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의 구체적인 시행 방법과 저소득계층 반려동물 진료비·등록비 정책사업 지원 등을 담은  ‘경상남도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완화 지원 조례’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진료비 표시항목은 진료 빈도가 높은 △기본진찰료-초진료·재진료 △예방접종료-종합백신·코로나백신·켄넬코프백신·인플루엔자백신·광견병백신(이상 강아지), 종합4종백신·종합3종백신·복막염백신·광견병백신(이상 고양이) △기생충예방약-심장사상충(하트가드·레볼루션·애드보킷·넥스가드)·외부기생충(프론트라인·브라벡토)·광범위(광범위 구충제) △영상검사료-방사선(흉부방사선 X-Ray)·초음파(복부초음파) 등 20개 항목이다. 향후 표준화 항목에 따라 게시항목을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경남도는 시범사업의 성공을 위해 최대한 많은 동물병원들의 참여 독려와 도민들을 상대로 적극 홍보에 나서기로 하는 한편, 관련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타 지방정부와도 정책성과를 공유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경남도 동물등록은 11만1686마리로 전국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반려동물병원은 235곳이다. 경남연구원이 지난해 11월 5일~30일 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동물병원 방문횟수에 응답한 361명의 최근 1년간 동물병원 방문횟수는 4.37회, 연간 지불한 병원비 총액은 63만1300원으로 나타났다.
 
‘진료비에 대해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는 36.9%였다. 동물병원 진료비 평가는 응답자 373명 중 87.8%인 327명이 ‘비싸다’(비싼편이다+매우 비싸다)고 답했다.
 
특히 경남지역에서 반려동물 양육 시 느끼는 어려운 점으로 ‘신뢰할 수 있는 동물병원을 찾기 어렵다’가 1순위로 꼽혔다. 2순위는 ‘반려동물과 함께 외출할 곳이 적당하지 않다’, 3순위는 ‘서울처럼 동물복지지원센터 같은 곳이 가까이에 없다’였다.
 
▲ 수의업계는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에 불만과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수의사들의 반려동물 진료 이미지. [사진=한국고용정보원]
  
경남도가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 시행에 나선 데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는 증가하는데 반해 ‘동물병원 진료비 부담’에 대한 민원이 계속된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2월 김경수 도지사가 월간전략회의에서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 완화를 위한 동물 ‘진료비 공시제 TF’ 구성을 지시하면서 관련 논의가 본격화 됐다. 경남도는 농정국 산하 TF를 구성한데 이어 경남도수의사회 등 관련 단체와 수차례 회의를 거쳤고 합의 도출에 나섰다.
 
논의 과정에서 수의업계가 ‘동물 진료비는 건강보험이 지원되지 않아 체감하는 부담이 높은 상황이지만 우리나라 진료비가 외국에 비해 결코 비싸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협의에 난항을 겪었지만 치열한 논의와 진통 끝에 10개월 만에 합의를 이뤄냈다.
 
수의업계, “진료표준화 등 기반 없는 자율표시제 시행, 문제 커”
 
석주명 경남도 동물방역과 주무관은 “회의를 엄청 많이 하고  설득도 많이 했다”며 “회의를 할 때 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 어느 정도 진척됐다가 다시 제로에서 시작하기를 반복했다”고 전했다.
 
또한 “합의를 끌어내기까지 이해와 설득을 구하고 양보하는 과정들을 겪었다”며 “어렵게 시행되는 만큼 제도 안착을 위해 최대한 많은 동물병원이 참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가 순탄하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이번 합의는 경남도와 경남도수의사회·창원시수의사회 간의 약속인 만큼, 지역 수의사회가 일선 동물병원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역 수의업계 관계자는 “동물병원들이 자율표시제 시행에 대해 100%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며 “경남도 입장에선 언제까지 100% 참여를 기다릴 수 없는 만큼 우선 제도를 시행하고 참여를 확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진료비 표시제 관련 제도 자체가 없는데다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것이다 보니 동물병원들의 참여율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며 “무엇보다 진료표준화가 안 된 상태에서 시행되는 만큼 초반 혼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 국회에는 소비자 알권리 보장과 진료비 투명성 제고를 위해 진료비를 소비자에게 사전 고지토록 하는 내용의 ‘수의사법 개정안’ 3건이 제출돼 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 모습. ⓒ스카이데일리
 
국내 수의업계의 반발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대한수의사회는 진료비 공시제에 앞서 진료항목 표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 중인 가운데, 경남도의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 시범사업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진료비 공시제는 동물병원이 진료항목 비용을 책자·인쇄물·벽보 등을 소비자에게 공개하는 제도다. 1999년까지 수의사협회가 산정하는 표준수가제가 시행됐지만 자율경쟁을 통해 진료비를 낮추자는 취지에서 폐지됐다.
 
김홍석 대한수의사회 기획정책국 과장은 “진료표준화 등 기반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율표시제가 시행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동물병원들 간 동등한 진료조건에서 진료비 비교가 돼야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수입백신·국내백신 등 약품에 따라 동물병원마다 진료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도 이를 간과한 채 가격을 게시했을 경우 보호자 입장에서는 이 병원이 비싸다고 인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진료 관련사항들을 세분화 해 합당하게 비교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야 진료표시제 시행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시범사업으로 진행하다 보면 법제화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국회에는 소비자 알권리 보장과 진료비 투명성 제고를 위해 진료비를 소비자에게 사전 고지토록 하는 내용의 ‘수의사법 개정안’ 3건이 제출돼 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금명간 진료표준화 등 제도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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