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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모바일 채팅방 유사투자자문 피해 실태

불량정보 앞세워 개미 쌈짓돈 노리는 ‘묻지마 주식방’ 주의보

거짓 수익률 광고로 수백만원대 유료방 가입 유도

가입비 환불 요구에 해약금·교육비 제외 푼돈 반납

피해규모·피해액 커지는데 금감원 점검인원 ‘고작 6명’

윤승준기자(sjy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0-28 14: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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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의 모바일 채팅방에서 ‘고급투자정보’를 미끼로 유료회원을 끌어들인 후 이용료 환급을 거부·지연하거나 위약금을 과다 청구하는 일명 ‘주식리딩방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딜링룸(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DB]
 
 
#. 직장인 A씨는 ‘금감원 정식 등록업체’, ‘일대일 투자자문’ 등의 B투자회사의 광고를 보고 유료회원(580만원)으로 가입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특정 주식에 대한 전망, 매입 비중, 매도 시점 및 매도가격 등을 상담 받고 업체의 권유에 따라 주식을 매매했지만 크게 손해를 보고 말았다.
 
그 후 A씨는 해당 업체의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가입을 취소해달라고 연락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해약금 103만원에 하루 이용료 5만6000원을 삭감한다고 답변하며 전액 환불을 거절했다. 이른바 ‘먹튀’하는 고객들 때문에 생긴 약관이라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었다.
 
코로나 이후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며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모바일 채팅방에서 ‘주식리딩방’이 성행하고 있다. ‘주식리딩방’이란 그룹채팅방에 모인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투자 자문을 하는 것을 말한다.
 
채팅방을 운영하는 자칭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특정 종목과 매수목표가를 개인투자자에게 추천하며 매매를 유도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무료방에서 특정 종목을 집어준 후 일정한 수익이 나면 자연스럽게 유료 회원방으로 이동하는 게 특징이다.
 
문제는 객관적인 근거 없이 허위·과장된 수익률을 광고한다는 점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과거 투자수익률은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해 작성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는 실정이다. 향후 기대했던 수익률이 나오지 않아 해지를 하려해도 해약금 등의 명목으로 가입비를 돌려주지 않아 금전적 피해를 입는 금융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불특정 다수에 묻지마 투자 유도…불량 정보로 투자금 날려도 ‘나 몰라라’ 발뺌
 
주식리딩방은 오전 9시 증시가 열리는 순간 시작된다. 자칭 전문가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통해 종목을 추천하고 매수해야 할 가격과 비중 등을 알려주면 채팅 참여자들은 각자 자신이 가진 자산 중 해당 비중만큼 매수한다. 채팅 참여자 중 일부가 높은 수익률을 공개하며 채팅방의 열기를 달군다. 주식 리딩방 피해자 카페에 올라온 전직 유사투자자문업체 직원의 폭로에 따르면 대부분 참여자를 가장한 바람잡이다.
 
주식리딩방은 무료방과 유료방으로 나뉜다. 유료방은 무료방에 비해 제공되는 정보가 체계적이고 구체화 돼 있다. 무료방에서도 정보가 공유되긴 하지만 유료방에 비해서는 핵심 내용이 많이 빠져있다. 무료방 운영자는 유료방 회원들의 높은 수익률을 공개하면서 유료방 가입을 유도한다. 유료방 회원들에게는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는 말을 덧붙인다. ‘50% 할인’과 ‘선착순 10명’ 등 자극적인 말을 앞세워 투자자들의 지갑을 노린다.
 
▲ 리딩방 운영자는 무료방 참여자들에게 유료방 회원들의 높은 수익률을 공개하며 유료방 가입을 유도한다. 유료방의 회원 가입 기간은 대체로 3개월 이상이다. ‘이벤트 할인’과 ‘선착순 10명’ 등 자극적인 말을 강조한다. 사진은 무료리딩방 운영자가 유료방 회원들의 수익률을 공개하는 모습(왼쪽)과 유료방 이벤트 할인을 홍보하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이러한 유료 주식리딩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자본시장법과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검거건수는 각각 82건과 540건 등이었다. 지난해보다 각각 122%, 32%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 여파로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를 노리는 경제범죄가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주식리딩방 피해자 카페에서 피해 사실을 확인한 결과 채팅방 운영자들의 수법은 지능적이었다. 그들은 코스닥 중소형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먼저 매입한 뒤 회원들에게 이 종목에 대해 높은 목표가격을 전망하며 매입할 것을 권고한다. 그 후 매입해 놓은 주식이 오르면 매도해 막대한 차익을 거두고 회원들의 투자손실을 초래하는 식이다.
 
운영자들은 100~1000명 정도의 유료방과 무료방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어 거래량이 크지 않은 종목의 경우 시세조작도 가능하다. 혼자 시세차익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무료방 회원들에게 수익을 주고 유료방 회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방식을 취한다. 유료방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자칭 ‘주식전문가’라고 내세우는 주식리딩방 운영자 대부분은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유사투자자문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사투자자문업이란 불특정 다수에게 대가를 받고 투자 조언을 해주는 업체를 말한다.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 ‘유사투자자문업자 신고현황’에서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채팅방 운영 업체를 검색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불법으로 운영되는 업체인 셈이다.
 
유사투자자문업자로 등록돼 있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불특정 다수에게만 주식투자에 대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을 뿐 일대일 상담은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이 인정하는 제도권 내 투자자문 업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하는 8시간 교육만 이수하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을 정도여서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대다수 채팅방에서 이들의 일대일 상담 서비스는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사투자자문업 관련 민원 건수는 561건으로 나타났다. 2015년 상반기 33건에서 5년 만에 17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2015년 959곳이던 유사투자자문업체 수도 이달 23일 기준 2074곳으로 갑절 이상 증가했다. 올해 들어 신고한 유사투자자문업자는 462개에 이른다.
 
유명인 사칭, 수익보장 과대광고 등 주식리딩방 사기 기승…금감원 점검인원은 ‘고작 6명’
 
현재 카카오톡에서 ‘주식리딩’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약 500여개의 오픈채팅방이 나온다. 검색이 최대 500개까지 되는 점을 고려하면 주식리딩을 하는 그룹채팅방의 수는 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에는 유명인을 사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들의 유명세를 이용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일종의 사기행위다.
 
스카이데일리 확인 결과,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포함해 유명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사칭해 이들의 사진을 내건 무료 리딩방 채널들이 운영되고 있었다. 카카오톡 채팅 카테고리에서 검색하면 유명 개인투자자 겸 유튜버인 ‘창원개미’를 사칭한 채널만 5개가 넘게 나왔다. 채널 안내 문구에는 ‘구독자 이벤트 고급정보 공유 중’, ‘VIP 혜택인 1:1 무료리딩’ 등이 적혀 있었다.
 
 
 
▲ 유명인을 사칭하고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는 리딩방이 성행하고 있다. 사진은 유명 주식 유튜버 창원개미를 사칭한 카카오톡 채팅방이 운영되고 있는 모습(왼쪽)과 일대일 상담을 제공하며 유료방 가입을 유도하는 리딩방 운영자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리딩방에서 종목 추천을 받아 매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유료리딩방 계약 해지 및 회원비 환급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체 측이 여러 가지 이유로 환불을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주식유료방 피해자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에는 자신이 겪은 수백여개의 피해 사례들이 올라와 있다.
 
피해자 B씨는 “7일 이내 100% 환불이라는 말만 되풀 할 뿐 다른 안내사항은 없었다. 다음날 VIP 유료가입 회원한테 무료로 제공되는 텔레그램으로 주식강의 영상을 보내줬다. 3일 뒤 환불요청을 했는데 주식강의가 수백만원짜리이고 계약 철회 시 강의료를 제외하고는 환불을 진행하기 때문에 환불금액이 아예 없다고 했다. 이후 영업사원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 C씨도 “1년짜리 유료 리딩비, 수수료 등을 포함해서 450만원을 날렸다. 1년 전에 사라고 해서 산 주식은 -48%라 언제쯤 팔아야 되냐고 물으니 계약연장 하라고 했다”고 피해 사례를 설명했다.
 
현재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에서 주식리딩방을 점검하고 있지만 담당 인력은 6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2000개 넘는 유사투자자문업자를 상시 점검하기엔 역부족인 수준이다. 신고하지 않은 채 운영하는 리딩방까지 더하면 단속의 손길은 요원한 실정이다. 이에 금감원이 사실상 불법 주식리딩방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련의 사안과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불법 행위가 의심되는 유사투자자문업 신고 접수시 사업계획서 심사를 강화해 리딩방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근절할 예정이다”면서 “유사투자자문업자를 대상으로 주식 리딩방 관련 경고 공문을 발송해 위법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리딩방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불법행위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주식리딩방을) 일종의 시세조종행위로 보면 금감원 관할이 맞다고 본다”며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인력을 확충해서라도 자본 시장을 어지럽히는 불법 유사투자자문 행위에 대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승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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