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젊은층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에서 신규 개설된 계좌의 57%가 2030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바심을 느낀 20~30대가 빚을 내서라도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주식 뛰어든 2030 직장인 “예·적금으로 내 집 마련 불가능”
공공기관에서 근무 중인 20대 양씨는 시간이 나면 틈틈이 주식차트를 보고 지인들과 주식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재테크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재테크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부동산이 수익성이 더 좋고 안전하지만 집 살 돈이 없으니 월급을 타면 주식에 넣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급등한 부동산 가격은 20~30대가 주식에 입문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25~39세 남녀 700명을 설문한 결과 61%가 부동산 구입을 최우선 재무 목표로 꼽았다. 71%는 ‘내 집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 대부분이 부동산을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6년까지만 해도 6억1978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7월 말 10억원을 뛰어넘었다. 불과 5년 만에 무려 4억원 이상 올랐다. 2000만원씩 매년 저금한다 해도 약 20년을 꼬박 모아야 하는 금액이다. 2030세대가 집 값을 마련하기 위해선 저축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여기는 배경이다.
30대 미혼인 양씨는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해서는 주택 청약이 그나마 가장 희망적인데 그마저도 확률이 낮다”며 “40대에 아이 둘이 있는 무주택자였던 것이 아닌 이상 가망이 없다”고 푸념했다.
최근 종합 비즈니스 앱 ‘리멤버 커뮤니티’에서 직장인 97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주식 투자로 인해 평균적으로 직장인들은 올해 18%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그들이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 응답에 ‘운이 좋았다’가 41%로 가장 높았다.
국내 증시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자 별 다른 전문 지식 없이도 운 좋게 수익을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자 평소 주식에 관심이 없던 2030세대도 주식에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세장 흐름 속에 운 좋게 고수익을 챙기는 경우 초보투자자들은 자신들이 실력이 좋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증권 업계관계자는 “내 집 장만이 어려워진 젊은 층의 조급증으로 인해 대출을 받아가면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 얻는 자료를 믿고 빚을 내면서까지 과하게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빚을 내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4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잔고는 19조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일 처음으로 18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주일도 안 되는 동안 다시 1조원이 증가한 것이다. 신용융자잔고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을 말한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빚투’가 19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3월 6조원 수준이던 신용융자잔고는 9개월 만에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오르고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진 한편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자 증권사 신용융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 연 0.5% 초저금리를 유지한 것도 빚투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주식이라는 것이 오르다가도 갑자기 떨어지고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어 위험성이 크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떨어진 주가도 이미 회복했고 유동성장세도 이제 끝난 기미인데 청년들은 일확천금을 얻기 위해 아무 준비 없이 뛰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의약·바이오 주식은 거품이 많은데 유튜브·SNS에서는 확실한 수익이 나는 것으로 떠들면서 투자를 유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식 투자를 하더라도 외부 요인에 휩쓸려서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홍승의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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