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여당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고용의 근간인 기업과 국민의 밥그릇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업환경을 옥죄는 법안들을 줄기차게 쏟아내고 있다. 여론 안팎에서는 정부의 반기업 입법폭주가 한국경제 성장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기업의 위기는 물론이고 국민 전체의 생계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김이석 시장경제제도 연구소 소장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정부·여당의 반기업 입법폭주에 한국경제는 앞날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얼마 전 국회를 통과한 ‘기업규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노조3법(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등과 더불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까지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대재해법, 근로자 보호 취지 보다 오로지 기업인 처벌에만 초점”
김 소장은 기업규제3법, 노조3법 등도 문제지만 중대재해법 같은 경우에는 사실상 기업활동을 원천봉쇄하는 악법이라고 진단했다. 여당 내에서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 등의 반발을 이유로 법 제정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 시 사업주·경영주에게 강한 처벌을 통해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죠. 문제의 구조를 살피지 않고 개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로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하면 결국 목적은 이루기 어려워요. 안전교육 등 사고를 막을 대책과 산재보험 등의 사고보상 체계를 강화하는 노력을 유도하는 것이 처벌 위주의 입법보다 문제해결에 더 다가서는 것이라고 봐요. 경제7단체가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과잉입법이라며 공동기자회견을 낼 정도면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인정해야 해요.”
“더욱 큰 문제는 정부·여당이 근로자의 안전을 보장하기보다는 강력한 처벌규정으로 사업을 접게 만들어 고용 감소를 초래하고 있음을 모른다는 점이에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글로벌 경기 침체, 저성장 기조 등과 맞물려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죠. 이런 상황에서 중대재해법 같은 법까지 등장하면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할 거에요.”
통계청이 ‘11월 고용동향’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취업자 수는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24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27만3000명 감소했다. 무엇보다 15~29세의 청년층 고용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대비 24만3000명 감소하며 지난 2월부터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청년층 실업률도 8.1%로 전년 동월대비 1.1p 상승했다.
김 소장은 중대재해법안 뿐 아니라 집단소송법,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기업이 부담을 느낄만한 법안들이 국회에 속전속결로 처리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감을 표했다. 특히 집단소송법과 징벌적 손해배상의 동시 추진으로 법무팀 등과 같은 전문 부서가 없는 중소기업들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소송남발이에요. 집단소송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고 이를 막는 제도들을 꾸준히 발달시키고 있죠. 단순히 소송 외에 비용적인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봐요. 집단소송법의 대상이 된 기업은 이미지 손상 등으로 시장에서 퇴출위협을 받게 되고 막대한 돈을 들여서라도 빨리 무마시켜야 하는 입장처지에 놓이게 돼요. 결국 변호사들한테 합의 딜을 제기하죠. 위험이 커질수록 변호사들이 먹는 몫이 커질 수밖에 없어요.”
“정부·여당 반기업 드라이브 계속되면 기업들 한국 떠날 수밖에 없다”
김 소장은 정부·여당의 반기업 법안들이 기업인의 경영 의지를 저해할 뿐 아니라 자칫 해외로 떠나도록 하는 결정적 이유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기업인에게 필요한 것은 적극적 지원이 아닌 그들이 기업가 정신을 펼칠 수 있도록 방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을 밀어주는 것보다 기업 스스로가 운영할 수 있도록 믿고 맡기는 것이에요. 이미 선진국들은 그렇게 하고 있죠. 대표적으로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 같은 경우 정부가 간섭을 최소화하고 상속세 자체도 폐지했어요.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의 시장 간섭이 지나칠 정도로 심하고 상속세율도 높아 기업이 생존에 위협을 느끼죠.”
“지금처럼 무작정 처벌만 강조하면 기업들의 불안심리가 가중돼 결국 해외로 이전하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어요. 높은 법인세율부터 시작해 각종 소송 남발 등으로 이미 기업의 인내심은 임계치를 넘어섰죠. 정부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규제완화, 법인세율인하 등 기업하기 유리한 환경조성에 그치는 것이 맞다고 봐요.”
끝으로 김 소장은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정부가 간섭을 최소화하고 규제를 완화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규제를 풀기 전 기업과 상의해 그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를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정부가 기업을 밀어주는 것보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해하지 않는 것이 필요해요. 경제민주화라는 명목 하에 경제문제를 자꾸 정치화시키는 것도 지양해야 해요. 정부·여당이 코로나 사태로 기업의 상황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계속된 반기업 행보는 기업만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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