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부품 협력업체들의 납품 거부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준비해 오던 P플랜(단기 법정 관리)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지자 정부·여당에선 쌍용차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세어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19일까지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16일 재고 부품을 이용해 생산 라인을 재가동한 지 하루 만에 17일부터 다시 셧다운됐다.
앞서 쌍용차는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해 이달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간 평택공장의 문을 닫았다. 이어 8~10일에도 가동을 멈췄다. 지난해 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직후 이틀 간 생산을 중단한 것까지 포함하면 쌍용차 평택공장의 생산 중단일은 영업일 기준 총 11일이나 된다.
이는 외국계 부품업체들을 중심으로 미지급분 속히 결제 및 현금 결제를 요구하며 부품 납품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료 탱크를 납품하는 플라스틱옴니엄과 엔진 부품을 공급하는 로버트보쉬코리아 등 외국계 업체들과 대기업, 자금 여력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 등 70여개 협력사가 쌍용차에 납품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임원까지 나서서 협력업체들을 직접 방문하며 납품을 재개해 달라고 설득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쌍용차는 22일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일부 협력업체들이 계속 납품을 거부할 경우 이후 공장 가동에 또다시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매각 협상 난항으로 새 투자자 찾기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는 최후의 수단인 P플랜을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부품 수급 차질에 따른 이번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쌍용차는 당초 계획대로 P플랜을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
당초 쌍용차는 이달 마지막 영업일인 26일까지 법원에 P플랜을 신청할 예정이었으나 이해관계자 간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서 이를 다음달 초중순께까지 늦추기로 했다. 이달 28일이면 쌍용차의 기업 회생 절차 개시 유예도 종료되나 법원은 쌍용차 측에 보름 가량을 더 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쌍용차는 이달 16일 300여개 중소 협력사로 구성된 쌍용차 협력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회의를 열고 당초 목표로 했던 이달 말이 아닌 다음달 초중순 법원에 P플랜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계획을 늦추게 된 이유에 대해 “HAAH오토모티브가 평택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영향을 자문사를 통해 검토 중이다”며 “새 투자자가 계속되는 공장 휴무로 인해 올해 계획된 12만대 생산·판매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쌍용차에 따르면 이달 초 법원은 P플랜 진행을 위해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쌍용차는 서둘러 마힌드라에 동의를 요청했고 이달 11일 동의서를 회신했다고 전했다. 다만 마힌드라는 현재 75%의 지분과 채권 삭감 제안에는 동의했으나 인도 중앙은행(RBI)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마힌드라는 현재 RBI에 승인을 신청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RBI 승인이 이뤄지고 이달 말까지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계약을 맺으면 회생 계획안을 전체 채권자에게 공개하고 P플랜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회생 계획안이 채권자들에게 많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며 총 채권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공익채권은 절차 종결 시 100% 변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 일각에서 쌍용차를 지원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쌍용차가 국내 자동차 산업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쌍용차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쌍용차 임직원은 4800여명에 이르고 헙력업체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10만여명에 달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달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으로부터 쌍용차 사태와 관련된 질의를 받고 “산업부 장관이 이야기 하는 것이 적절해보이지만 제 입장에서는 고용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지원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 위원장은 쌍용차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해달라는 유 의원에 당부에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협력업체를 직접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협력업체를 지원할 것이라면 차라리 쌍용차를 지원해 쌍용차가 협력업체를 지원할 수 있게 하는 편이 비용적으로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쌍용차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경기도는 쌍용차 협력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를 돕기 위해 5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지원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이 지사는 “쌍용차 문제는 경기도의 해결 과제다”며 “쌍용차 경영 정상화를 위해 경기도 차원의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