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좌 송금이 아닌 피해자가 직접 현금을 찾아 돈을 건네게 유도하는 신종 보이스피싱이 급증하고 있다. 현행법상 금융사기에 해당하지 않는 점을 노린 ‘대면(인출) 편취 수법’이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보이스피싱 유형별 현황’에 따르면, 대면 편취 수법 사례가 전년대비 4.7배(365%)나 폭증했다. 지난해 국내 보이스피싱 전체 피해 건수가 전년대비 36% 감소(3만4132건→3만1681건)한 것과 대조된다.
현행법상 대면 편취 수법은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인정되지 않는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2조 제2호는 전기통신금융사기를 자금의 송금·이체만 해당한다고 정의하고 있어 인출 등의 방법이 빠진 상태다.
금융당국은 대면 편취 수법이 금융 영역 밖에서 발생하는 범죄라 관할이 아니고 금융회사가 통제권을 갖기 어려워 감독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자금의 송금·이체에 해당하는 계좌이체 수법은 금융당국과 경찰의 단속과 제재에 힘입어 2019년 3만517건에서 2020년 1만596건으로 크게 줄었다.
김병욱 의원은 “보이스피싱 사범들은 현행법의 미비점을 정확하게 공략한 대면 편취 수법으로 피해자의 자금을 탈취함을 알 수 있다”며 “현재 경찰에서 대면편취 보이스피싱 현장을 잡더라도 사기이용계좌의 지급정지와 전화번호 이용 중지 조치 등이 불가능함을 가해자들이 인지했기 때문에 대면 편취 보이스피싱 사기 유형만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범인의 지배를 받아 피해자가 인출하는 행위’ 등을 현행법상 ‘전화금융사기 개념’에 반영해 범행계좌 즉시 지급 정지와 전화번호 이용중지 조치로 피해를 예방하고 재범을 방지하는 내용의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은 현금거래’를 금융행위로 규정해 해당 개정안과 충돌 사항이 없다고 봤다.
김 의원은 “현금인출기(ATM) 앞까지 피해자를 유인하고 돈을 인출해 보이스피싱범에게 건네도록 유도하는 대면 편취 유형은 계좌 이체보다 더 범죄의 질이 좋지 않다”며 “그럼에도 현행법의 미비로 인해 계좌 동결 등 즉각 조치와 검거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학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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