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책을 발표하며 ‘대출 조이기’를 시작했다. 이에 은행주와 증권주의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대출금리 인상 카드를 쥔 은행주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대출 규제로 투자 유인이 사라진 증권주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대책의 가장 큰 수혜는 은행업종이 될 것이다”며 “정부는 은행이 과잉 대출에 대해 책임을 지는 대신 대출금리 인상을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 혁신의 속도를 조절해 부채 구조조정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앞서 26일 금융당국은 4·29대책의 후속으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 시점을 각각 6개월 앞당긴 것이다. 또한 제2금융권의 업권별 평균 DRS을 강화하는 한편 상호금융 등 가계부채 위험의 온상으로 지적된 비주택담보대출 맞춤형 관리에 들어갔다.
‘플랜B’도 제시됐다.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과도할 경우 DSR 규제비율을 추가로 강화하고 차주별 DSR 적용대상을 확대한다는 얘기다. 또한 전세대출 취급 후 다른 대출 신청 시 DSR 산정에 전세대출 원금을 적용하고 금리 상승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 DSR 도입 등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발표 직후 주가는 곧바로 반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은행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7% 오른 205.38p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코스피 상승률(0.94%)보다도 크게 앞섰다. 개별 종목들인 △카카오뱅크 3.34% △메리츠금융지주 2.74% △제주은행 2.73% △우리금융지주 2.31%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입장에서 이러한 규제는 고속 성장하던 가계대출의 증가율 하락을 야기하겠으나 이는 잔액의 감소가 아닌 증가 속도의 둔화라는 점에서 우려요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부채 관리 목적이 실수요가 아닌 투자수요 축소에 있다는 점에서 가격(pricing) 정책은 기저에 지속될 수밖에 없고, 이자이익에는 성장 지표보다 마진율이 중요하다”면서 “양적 충격을 야기하지 않는 수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은행 신용(credit) 측면에서도 건전한 조정으로 판단해 은행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같은 금융권이지만 증권업종의 전망은 다소 어둡다. 신용대출을 기반으로 주식 투자금을 확보한 탓에 대출 규제에 따라 추가적인 투자 유인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청년층의 가계부채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가계부채의 27.0%에 달한다. 이날 대출 규제 발표 직후 ‘코스피 증권 지수’는 0.88% 오르는데 그쳤다.
서영수 연구원은 “2030세대가 신용대출을 기반으로 주식투자 비중을 늘렸던 점을 고려해볼 때 대출 규제 강화가 신용대출 위주로 진행된 점은 증시 및 증권업계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수료수익 축소로 전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정체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외 금리상승 환경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강화,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소진 등을 고려할 때 개인자금의 증시 신규유입 강도가 향후에도 강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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