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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들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성장주의 피로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내년 실적 추정치는 높지 않지만 이미 주가수익비율(PER) 부담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PER 부담이 낮은 산업들과 성장주 중에서도 올해 부진했던 바이오 종목에 주목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실질금리가 가파르게 높아질 때 성장주 부담이 높아진다. 미국 5년 TIPS(물가연동국채)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 나스닥지수는 조정을 보였다”며 “긴축 자체가 악재는 아니지만 실질금리가 빠르게 높아지는 국면에서 실적에 대한 약간의 실망도 단기 주가 조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주 주요국 통화정책은 큰 틀에서 ‘U턴’을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내년도 3회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서 금리를 15bp(1bp=0.01%p) 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역시 통화정책을 중단하거나 줄일 예정이다.
국내 주식시장도 자유롭지 못하지만 미국에 비해 부담은 덜 할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 실질 기준금리는 모두 마이너스 영역에 있지만 미국에 비해 한국의 마이너스 실질금리 폭이 덜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추후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실질금리 상승 속도가 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코스닥에 비해 덜 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피의 경우 실질 기준금리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도 올해 초 이후 PER은 14배에서 10배로 하락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의 PER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폭이 확대될 때 코스닥 시장에 대한 밸류에이션 압박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에 대해선 자산가격의 추세 자체를 변화시키기보다 시장 내부적인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너스 실질금리 폭이 빠르게 축소될수록 PER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산업과 기업 주가가 상승하기가 부담스러울 전망이다.
이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12개월 예상 PER 기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산업은 건강관리, 호텔레저, 소프트웨어, 미디어·교육 섹터 순이다. 반면 철강·증권·은행·운송·보험 섹터의 PER 부담은 매우 낮다. 지난 주말 국내 증시에서도 이들 업종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했다. 허 연구원은 “건강관리 업종의 PER은 절대적으로 높지만 전체 시장 대비 부담은 올해 상당히 낮아졌다”며 “호텔레저 업종도 마찬가지다. 실적 우려로 PER의 변동성이 높지만 올해 2분기 이후 상대 PER 관점에서 PER 부담은 계속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내년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고 국내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장주의 상승 추세가 끝나지 않았지만 통화정책 방향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11, 12월 고점 대비 현재 주가를 보면 그동안 강했던 해외 클라우드 업체들의 주가가 가장 부진했다. 국내에서는 메타버스·NFT(대체불가능토큰) 열풍으로 강했던 게임 업체들의 주가가 부진한 상태다. 반면 올해 내내 부진했던 바이오와 대형가치 스타일, 반도체 주가는 그나마 괜찮았다.
허 연구원은 “섹터별로 코로나19 이후 초강세를 보였던 소프트웨어 산업과 올해 강세를 보였던 미디어·교육 업종 주가가 최근 주춤하다. 반면 테크(Tech) 섹터 내 올해 부진했던 IT 하드웨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며 “연말에는 그동안 불우했던 섹터들에 대한 관심이 유효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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