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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교보생명 가치평가 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하 안진)과 교보생명의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니티컨소시엄(이하 어피니티)의 관계자들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2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 심리로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안진 소속 공인회계사 3명과 어피니티 관계자 2인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은 안진 회계사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회계사 B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2670만원을, 회계사 C씨와 어피니티 관계자 D씨와 E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번 공판은 지난 기일에 이어진 변호사·검사의 피고인 신문을 완료하고 전체 공판을 마무리하는 결심 절차로, 검사의 구형과 변호인의 최종 변론, 피고인의 최후 진술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선고 기일을 내년 2월 10일로 지정했다.
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관계자들이 교보생명 가치평가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데 긴밀히 협조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베어링 PE(사모펀드) 등 투자자들이 “목표 내부수익률 7.3%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7만6000원 이상의 가격이 나와야 한다”고 사전에 계산한 내용의 이메일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관계자들은 공모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안진 회계사들은 “범죄의 증거처럼 제시된 이메일들은 가치평가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의뢰인과의 의견 교환이었다”면서 “어피니티 관계자가 제시한 의견 중에 비합리적이라고 판단해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많았고, 합리적인 의견이라 받아들인 것들 중에는 오히려 평가금액을 낮추는 의견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어피니티 관계자도 “3개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경쟁 비딩(입찰)을 진행할 당시 동일하게 배경설명을 하고 교보생명이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제안서를 받았다”며 “신창재 회장과 계약서대로 이행하려면 30일 내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향후 분쟁과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회계사들이 좀 더 신경을 써서 업무를 수행하기를 기대했을 뿐이다”라고 진술했다.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안진 간 ‘풋옵션(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 분쟁’은 2012년부터 시작했다. 당시 어피니티는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사들이면서 2015년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IPO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자 2018년 10월 어피너티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주당 40만9912원(총 2조122억원)에 풋옵션을 행사했다. 신창재 회장은 풋옵션 가격이 적절치 않다며 이를 거부했으며 2019년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를 비롯해 해오다가 지난해 4월 ‘풋옵션 가격 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어피니티 의뢰로 풋옵션 가격 산정을 맡은 안진 회계사 등을 형사고발했다.
법적 분쟁과 별개로 지난달 교보생명은 IPO 재추진을 선언했으며, 어피니티는 주주간 분쟁 해결이 우선이라고 이에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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