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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 1심에서 패소했다. 교보생명이 고발한 재무적 투자자(FI) 어피니티 컨소시엄(이하 어피니티) 관계자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하 안진) 회계사 5인 모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진행된 선고 공판에서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너티 관계자 3인과 안진 회계사 2인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진의 회계사들이 (교보생명) 가치평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문가적 판단을 하지 않고 어피니티 관계자에 의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회계사들이 FI들로 해금 부당한 금전상의 이득을 얻도록 허위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안진 회계사 3명과 어피니티 관계자 2인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 측 변호인은 “이번 판결로 어피니티가 풋옵션 행사 과정에서 제출한 안진의 평가보고서에 문제가 없다는 점이 명확히 확인됐다”면서 “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관계자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어 다행이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교보생명 측은 “이번 판결로 안진이 산출한 풋옵션 금액이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며 교보생명의 IPO 추진이 무산됐다는 의미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검찰이) 항소를 통해 (사실관계) 입증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항소심에서 적절한 판단이 도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보생명은 IPO 지속 추진 의지를 공식 표명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거래소는 교보생명이 청구한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의 기한을 연장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려면 회사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 등 분쟁이 없어야 한다.
한편, 이 싸움은 교보생명 대주주 간 계약에 관한 것이다. 어피니티는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하면서 1대 주주 신창재 회장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당시 어피니티는 신 회장과 2015년 9월 말까지 상장을 조건으로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기한 내 IPO가 불발되고 지연되자 어피니티는 2018년 11월 신 회장에게 1주당 약 41만원, 모두 2조122억원 규모의 풋옵션을 행사했다. 신 회장은 어피니티가 안진을 통해 제출한 가격이 적절치 않다며 이를 거부했고 어피니티 측은 이 사안을 2019년 국제상공회의소(ICC) 국제중재재판소에 제소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4월 풋옵션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며 어피니티 관계자와 안진 회계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그해 9월 ICC 중재 판정은 신 회장이 어피니티가 제시한 가격으로 풋옵션을 매수하거나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지만 풋옵션 계약 자체는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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