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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가 정부의 비대면 진료(원격의료)와 ‘화상 투약기’ 관련 규제 완화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윤석열정부가 비대면 진료와 원격의료와 함께 추진하는 의약계 관련 규제 완화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해서라도 비대면 진료에 결사반대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20일 의약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국민건강권 사수를 위한 약 자판기 저지 약사 궐기대회’가 열렸다. 약사 1000여 명이 참석했는데, 약사들의 궐궐기대회는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 논란이 있었던 2018년 7월 이후 4년 만이다.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이날 “약 자판기는 특정 기업의 수익 창출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래 충남약사회장은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통해 “밤늦은 시간 의약품 구매란 편의성과 상업성에만 초점을 맞춘 논의를 당장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최 회장은 이어 “8만 약사들은 국민건강과 의약품을 단순한 전시성 행정으로 그리고 영리 목적의 희생물이 되도록 외면할 수 없었다”라며 “천박한 인식으로 국민건강을 취급할 수 없도록 우리가 끝장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다”고 밝혔다.
궐기대회는 △2012년 이후 약 자판기에 대한 경과보고 △약 자판기 저지 퍼포먼스 △대통령께 드리는 글 △국민에게 드리는 글 △약 자판기 저지를 위한 결의문 채택 순으로 이어졌다.
약사회가 이날 궐기대회를 연 이유는 화상투약기사업이 규제샌드박스(규제유예제도) 심의위원회 안건에 오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화상 투약기 실증 특례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약 자판기’로 불리는 화상 투약기는 윤석열 정부가 원격의료와 함께 추진하는 대표적인 의약계 관련 규제 완화 정책이다. 화상 투약기는 소비자가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에 자판기에서 약을 살 수 있는 제도다. 투약기에 있는 모니터를 통해서 비대면으로 약사와 상담한 후 구매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의사처방이 없어도 된다. 휴일이나 심야에도 일반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게 관련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약사회는 이 같은 화상투약기에 대해 정보통신융합법에 따른 규제 특례 지정 여부 심의 기준인 기술·서비스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미 기존에 공지된 기술 몇 개를 단순 조합한 기기에 지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를 이용한 의약품 판매 시스템 역시 기존의 원격 물품 판매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신기술·신사업이라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라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쓰리알코리아가 2012년부터 화상 투약기를 개발했다. 약사회는 화상 투약기가 국민건강을 위협할 것이라며 반대한다. 비대면 진료와 함께 시행할 경우 환자가 약을 오남용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약 수요가 적은 심야시간 약사들은 화상 상담을 위해 24시간 대기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약사회는 4월25일 입장문을 통해서도 “화상투약기 도입을 위해 의약품 판매 장소 제한 규정에 대한 특례를 허용하는 것은 국민보건 향상이라는 입법 취지를 역행하는 것일 뿐 아니라 최근 불법의약품 유통 등 많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인터넷 등 여타의 경로를 통해 의약품이 유통될 수 있는 법적 기반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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