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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반도체 초강대국’을 목표로 야심찬 반도체 육성 계획을 발표해 주목된다.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촉진하고, 전문인력 양성은 물론 안정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해 종합적인 지원을 강도높게 펴겠다는 것이 이번 육성계획의 핵심이다.
5년간 340조원 이상 투자… 세제지원은 물론 인력양성까지 도모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1일 경기도 화성시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주요 내용으로는 △투자지원 △인력양성 △시스템반도체 선도기술 확보 △견고한 소부장 생태계 구축 등이 담겨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5년간 기업 투자를 총력 지원해 340조원 이상의 투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반도체 설비 및 R&D(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과감한 인프라 지원과 규제특례로 반도체 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먼저 대규모 신·증설이 진행 중인 평택·용인 반도체단지의 전력·용수 등 필수 인프라 구축 비용에 대해 국비 지원을 검토하고, 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연면적 비율인 용적률을 최대 1.4배 상향(350%→490%)조정키로 했다. 이에 반도체 생산을 위한 기본 시설인 클린룸이 평택 캠퍼스는 12개에서 18개, 용인 클러스터는 9개에서 12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할 때 공익 침해 등 중대하거나 명백한 사유가 없으면 인허가의 신속 처리를 의무화 하도록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을 개정키로 했다. 산업단지 유치에 따른 이익을 인접 지자체들이 공유하기 위해 광역자치단체장의 특별조정교부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반도체 설비와 R&D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확대한다. 대기업의 설비투자와 관련한 세제 혜택을 중견기업 수준인 세액공제율 8~12%로 단일화한다. 기존에 대기업의 세제지원은 6~10%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2%p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는 반도체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위해 노동·환경 규제도 손보기로 했다. 일본 수출규제 품목 R&D에 허용되던 특별연장근로제(주 52시간→최대 64시간)를 올해 9월부터 전체 반도체 R&D로 확대한다.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기준에 대한 규제도 연말까지 반도체 특성에 맞도록 대폭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10년간 반도체 관련 인력을 15만명 이상 양성해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 양성을 업계가 주도하는 ‘반도체 아카데미’를 연내에 설립하고 향후 5년간 3600여명의 현장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민관 공동으로 10년간 3500억원의 R&D 자금을 마련해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과 연계한 R&D를 지원함으로써 우수 석·박사 인재를 육성한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기업이 기증한 유휴·중고장비를 활용해 양산 현장 수준의 교육과 연구현장을 조성하고,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10개 소부장 계약학과 등을 설립해 지원키로 했다.
한편 19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대학원과 대학, 직업계고 등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5700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향후 10년 동안 약 15만명의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 3%→10%… 견고한 소부장 생태계 구축”
정부는 3%에 불과한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의 시장 점유율을 10%대로 끌어 올리겠다는 일념으로 3대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전력·차량용·AI 반도체) 중심의 연구개발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력반도체에는 2024년부터 2030년까지 4500억원을 지원하고, 같은 기간 차량용 반도체에도 5000억원 규모의 예타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AI(인공지능) 반도체에는 2029년까지 1조25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어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주요 30개사를 ‘스타 팹리스’로 선정한다. 이들 업체에 대해서는 기술개발, 시제품 제작, 해외 판로 등을 집중 지원키로 했다. 향후 계획 중인 예산까지 합치면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민관 합동으로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구성해 견고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의 혁신을 도모키로 했다. 우선 현재 소부장 분야 R&D 중 9%에 불과한 시장선도형 기술개발 비중을 내년부터 20%로 대폭 늘리고, 펀드를 통해 소부장 기업혁신, 팹리스 M&A(기업결합)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제2판교와 제3판교 테크노벨리, 용인 플랫폼시티에 반도체 소부장 클러스터 구축도 추진한다.
한편 산업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 반도체 업계 7곳과 이날 발표한 모든 내용을 아우르는 ‘반도체 산학협력 4대 인프라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창양 장관은 “이번 정책 발표가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의 완결은 결코 아니다”라고 전제한뒤 “배터리, 디스플레이, 미래 모빌리티, 로봇, 바이오 등 반도체 미래 수요를 견인할 유망 신산업을 ‘반도체 플러스(plus) 산업’으로 묶고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순차적으로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어 “반도체 인력과 함께 디지털 시대의 산업 핵심역량인 소프트웨어 인력양성을 위해 교육혁신 및 산업계의 협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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