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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최근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지난 1988년 정계에 입문해 단 한 차례의 낙선 없이 지금까지 7선의 국회의원직을 역임하고 있다. 이 같은 탄탄한 정치적 입지로 정몽준 의원은 야권 후보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현대중공업의 곳간(배당) 논란으로 인해 정 의원의 정치적 행보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울산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재벌가 출신 ‘7선의원’ 서울시장 출사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2일 서울 남산의 백범 김구 선생 동상 앞에서 기회회견을 열고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1000만 서울 시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심장, 수도 서울이 힘차게 고동치게 하고자 서울 시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 1988년 13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한 후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기까지 단 한 차례도 국회의원 직을 내려놓은 적이 없는 인물이다. 좀처럼 보기 드문 ‘7선 의원’이 바로 정 의원이다. 그런 정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은 대한민국 사회 전체에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올해 나이 63세인 정 의원은 우리나라 대표 로열패밀리다. 그는 현대그룹의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다섯째 아들이다. 더불어 재계서열 2위의 현대기아차그룹을 이끄는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정몽근 명예회장,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정몽윤 회장, 현대기업금융의 정몽일 회장, 현대그룹의 고 정몽헌 회장 등 통칭 ‘범현대가’로 불리는 기업들의 수장들과는 피를 나눈 형제관계다.
정 의원은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아버지로부터 현대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였던 현대중공업을 물려받았다. 1982년 사장에 취임하며 현대중공업과 인연을 맺은 후 1987년 회장직에 오르데 이어 1991년 고문이 됐다.
고문으로 재직하며 현대중공업의 경영에서 한 발짝 물러난 정 의원은 그룹의 일보다는 체육과 정치적인 행보에 집중했다. 특히 1993년 대한축구협회 회장, 1994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1997년 2002년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우리나라 축구계와 깊은 인연을 이어갔다.
▲ ⓒ스카이데일리
2002년에는 현대중공업 고문직에서 물러나며 그룹 내 모든 업무에서 손을 떼겠다는 심중을 드러냈다. 정 의원이 나온 후 현대중공업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고 현재까지 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재계에서는 정 의원이 현대중공업에서 물러난 배경과 관련해 기업활동 보다 정치활동의 보폭을 더욱 확대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당시 정 의원은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국가대표팀의 4강 진출에 힘입어 국민적 스타로 올라섰고 대권후보에 오를 정도로 정치적 입지가 급상승했다. 이렇게 형성된 입지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 경영보다는 정치에 무게를 뒀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재벌기업과의 선 긋기를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견해도 제시됐다. 반(反)재벌 정서가 유독 심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정치인에게 재벌그룹과의 관계는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비춰졌다.
작년 순익 85.8% 감소 불구, 배당액 20% 감소 그쳐
▲ 정 의원에 대한 시민들의 표심향방이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을 놓고 일각에서는 반(反)재벌 정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가 소재한 종로구 계동 현대빌딩 전경. ⓒ스카이데일리
정 의원은 2002년 이후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경영에만 관여하지 않을 뿐 실질적인 소유권은 갖고 있어 ‘재벌 국회의원’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붙어 다닌다.
최근 정 의원이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현대중공업의 행보가 정 의원과 연관된 의혹으로 불거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의 행보가 정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실적(연결)은 매출액 약 54조1881억원, 영업이익 약 8020억원, 당기순이익 약 1463억원 등을 시현했다. 이는 2012년 실적에 비해 매출액 약 1.4%, 영업이익 약 60%, 당기순이익 약 86%씩 각각 감소한 수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현금배당성향 27.1%로 약 1226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주당액면가액은 5000원이고 주당 현금배당금은 2000원이었다. 현금배당성향은 현대중공업 개별실적에 기반해 측정됐다. 이 기간 현대중공업 개별기업의 당기순이익은 451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계열사들 간 활발한 자금거래를 실시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배당을 관련지을 때는 대부분 연결실적을 기반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 2010~2013년 연결실적 / 2002~2009년 개별실적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정 의원은 전체 지분 중 본인 소유의 지분 10.15%(771만7769주, 지난해 기준)를 통해 총 154억원의 배당금을 가져갔다. 여기까지는 이렇다 할 문제점은 보이지 않는다. 기업이 이익을 내고 주주에게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년의 실적 및 배당금 지급현황 등과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현대중공업의 2012년 실적(연결)은 매출액 약 54조9737억원, 영업이익 약 2조55억원, 당기순이익 약 1조296억원 등을 기록했다.
2012년 현대중공업은 현금배당성향 13.8%로 약 1532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실적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현금배당성향은 낮았다. 주당 현금배당액은 2500원으로 정 의원은 약 193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 상식을 초월한 정 의원의 재산에 반감을 드러내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은 정몽준 의원 <사진=뉴시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익감소분에 비해 배당이 비교적 높게 책정됐다”며 “유독 지난해에 배당성향을 높게 잡은 이유가 정 의원의 정치적 행보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정·재계 일각에서 제기됐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통상적으로 현금배당성향은 불황기엔 높게, 호황기에는 낮게 책정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경우다”며 “지난해의 현금배당성향은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나 이 같은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재산을 보유한 정 의원은 국회의원 재산순위에서 수년째 부동의 1위다. 지난해 재산은 2012년보다 1181억원 증가한 2조430억원이었다”며 “일반 상식을 초월한 정 의원의 재산에 반감을 드러내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기업의 이익실적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은 정 의원 등 주주에게 고배율의 배당성향을 보여줬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정 의원의 정치 행보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을 방증하는 대목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정 의원의 재산 증식 일등공신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주식 가격 상승 뿐 아니라 과거부터 큰 규모의 배당금을 정 의원에게 안겨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정 의원이 현대중공업 고문직에서 물러나며 그룹에서 손을 뗀(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현대중공업이 정 의원에게 챙겨준 배당금은 약 2975억원(2004~2013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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