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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반도체 투자가…“하필 미군기지 코앞”

[진단]세계최대 기간산업 위치 신중론…국내업체간 과잉생산 공멸게임 우려도

민현배기자(yamin@skyedaily.com)

기사입력 2014-10-10 15: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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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잠정 실적은 참담했다. 3분기 매출액은 47조원, 영업이익은 4.1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0%, 60% 하락했다.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떨어지기는 4년만의 처음이고 매출액이 5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년만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 매출 하락과 가전 제품의 비수기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실적 발표 하루 전인 지난 6일 경기도 평택시의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라인을 건설한다고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실적 발표 하루 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데 대해 업계에서는 삼성이 시장의 어닝쇼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반도체 라인 증설에 대해 전문가들은 삼성이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공격을 받자 스마트폰 보다 먼저 시작했던 반도체 사업에 집중해 업황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인텔에 이어 2위이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지난해 세계시장 33.1% 점유)를 고수하고 있다. 삼성의 라인 증설 소식에 가장 환영하는 쪽은 평택시민들이다. 최근 평택은 세 가지 호재를 맞아 들떠 있는 상태다. 용산 미군 기지와 경기 북부의 미군 사단이 2016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KTX 수서·평택 간 노선이 이번 달 착공해 2016년 개통예정이다. 또 삼성이 2017년까지 15조원 이상을 투자해 고덕산업단지에 반도체 공장을 준공한다. 삼성 평택 공장의 고용인원이 약 15만명, 미군 기지 인원이 약 4만4000여명으로 약 20만명이 평택으로 새로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평택 부동산에는 아파트 투자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삼성의 평택 라인 신설을 의아해 하는 의견이 증권가와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시장적으로는 반도체 라인 증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소수 업체가 과점한 공급 체제를 삼성이 흔든다는 지적이다. 그로 인해 몇 년 전 벌어진 ‘치킨게임’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군 기지 인근이라는 공장의 지리적 위치가 적절치 않은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쟁 발발시 미군 기지가 1순위 공격 대상인데, 하필 바로 이웃한 곳으로 국가 기간사업이 될 초대형 공장을 새로 건설하느냐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스카이데일리가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공장 신축을 둘러싸고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을 짚어봤다.

 
 ▲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의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라인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기흥, 화성, 평택으로 잇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게 된다. 삼성 반도체 라인이 신설되는 8km 근방에는 2016년 미군 기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유사시 공격 1순위 대상인 미군 기지 인근에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는 삼성의 선택에 의아함을 드러냈다. 사진은 삼성전자 기흥 공장. ⓒ스카이데일리

삼성전자의 평택 공장 준공이 뜻밖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공장 준공으로 한동안 멈췄던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치킨게임’이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군사 전문가들은 유사시 적군의 공격 1순위인 미군 기지 옆에 삼성전자가 왜 공장을 짓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스마트폰 실적 부진 만회하는 반도체 라인 증설은 치킨 게임 시작”
 
지난 6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시의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라인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평택 고덕 산업단지는 총 85.5만평(283만㎡)이며, 이중 23.8만평(79만㎡)을 활용해 인프라 시설과 첨단 반도체 라인 1기를 2015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15조6000억원을 2017년까지 집행하고 나머지 부지의 활용은 향후 결정할 계획이다.
 
 
 ▲ 자료: 평택시청 ⓒ스카이데일리 <지도/도표=최은숙>

이번 신규 라인 건립으로 삼성전자는 기흥, 화성, 평택으로 잇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평택 공장 건설을 통해 15만 명의 고용창출과 약 40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은 이 공장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지 아니면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와 매출 증대로 신규 고용 창출과 생산유발 효과가 예상된다”며 “협력사 등 다양한 기업의 유치 가능성도 높아져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평택 단지 조성 발표에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반도체 업체의 주가는 하락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라인 증설 발표 이후 10일까지 5%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9일 미국의 대표적 D램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가 30.64달러로 5.20% 추락했다. 애플에 낸드플래시를 제공하는 샌디스크의 주가 역시 90.01달러로 3.60%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의 평택 공장 준공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치킨게임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반도체 시장 치킨게임은 상대를 누르기 위해 해당업체가 손해를 감수하면서 가격을 떨어뜨리면서 시작된다. 가격 경쟁력에 지친 상대가 포기하면 싸움을 건 업체는 이기지만 만약 상대가 포기 하지 않으면 양쪽 다 공멸할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치킨게임으로 최근 독일 기업 키몬다와 일본 기업 엘피다가 파산했다. 여기서 살아남은 업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며 현재 세계 1위는 삼성전자다.
 
 
 
 
 ▲ 자료: IC인사이츠 ⓒ스카이데일리
 ▲ 자료: IHS테크놀로지 ⓒ스카이데일리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마이크론이 일본 엘피다를 합병하며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분야인 D램의 과점 체제가 구축됐다”며 “D램 증설 가능성이 제기되면 과점 체제를 위협하는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평택에서 D램을 증설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도 투자자들은 불확실한 전망에도 민감하게 대응한다”고 전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과거 치킨게임을 먼저 건 쪽은 업계 1위인 삼성전자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업황이 좋지 않아 메모리 사업에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이 공격적 투자를 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치킨게임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첨단 방어시설 갖춰도 군시설 옆 대규모 공장 이해 안가” 지적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 평택 공장의 지리적 위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군사 시설 근처에는 주요 산업 시설이 입주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군사저널의 박정하 대표는 “유사시 평택의 미군 기지는 적군의 1차 폭격 대상이다”며 “적군이 아무리 민간 시설을 피해 공격한다해도 인근 시설들에 피해가 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방어망이 잘 구축돼 피해가 덜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기는 했다. 월간 군사세계의 박계향 기자는 “오산, 평택 미군 기지는 패트리어트 방어체계가 구축돼 있다”며 “민간 업체가 이 방공망을 통해 군사적 공격의 보호를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 자료: 삼성전자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익명의 군사 전문가는 방어망을 100% 신뢰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우려사항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방어체계가 잘 돼 있다 해도 방어망을 피하는 미사일이 있기 마련이다”며 “그 한 방으로 공장이 초토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하는데, 유사시 최다 공격대상인 미군기지 옆에 왜 세우는지 의문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1·2차 세계 대전과 현대전을 분석해보면 군사 시설 주위에 있던 산업시설이 더 많이 파괴됐다”며 “미군 기지와 삼성 평택 공장은 직선 거리상 약 8km 떨어져 있어 기지가 공격 받으면 공장이 무사하리라는 보장은 결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유사시 미군 기지에 가장 많은 미사일이 쏟아질 것이고 아무리 방어체계가 탄탄해도 어딘가 뚫리기 마련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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