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미국 주요 사업 거점을 잇달아 방문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과 콘텐츠, 뷰티 사업을 개별적으로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하나의 ‘K라이프스타일’ 경험으로 연결해 미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지난 29일 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패서디나에 들어설 올리브영 미국 1호점을 찾아 개장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고 31일 밝혔다.
올리브영 패서디나점은 한국 매장 운영 방식을 기반으로 하되, 한국식 스킨케어 루틴과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높은 미국 소비자들의 쇼핑 행태를 반영해 구성된다. 매장에는 400개 브랜드, 5000여 종의 상품이 입점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국내 중소 브랜드 제품으로 채워진다.
CJ는 이번 매장을 단순한 해외 점포 확대가 아니라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현장 직원들에게 “역량 있는 중소 K브랜드를 발굴해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교두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J는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올리브영의 서부 핵심 상권을 구축한 뒤 동부와 중남부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넓힐 계획이다. 특히 비비고, 뚜레쥬르, KCON 등 그룹 내 식품·외식·엔터테인먼트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K뷰티와 K푸드 소비로 확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미국 방문은 올리브영뿐 아니라 CJ그룹의 북미 사업 전반을 점검하는 성격도 크다. 이 회장은 LA 방문에 앞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식품미주법인을 7년 만에 찾았다. 이곳은 CJ제일제당이 2019년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를 인수한 이후 북미 식품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은 곳이다.
이 회장은 현지 임직원과 외부 전문가들을 만나 미국 소비 트렌드 변화와 K푸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CJ는 식품·뷰티·스타일·편의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라이프스타일 기업”이라며 “원팀으로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미 시장은 CJ그룹의 글로벌 전략에서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자 글로벌 문화·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주도하는 시장이다. 최근에는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K뷰티와 K푸드 소비로 이어지면서 관련 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CJ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과 K푸드의 대미 수출액은 각각 22억 달러, 1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내 웰니스와 프리미엄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는 점도 올리브영, 비비고, 뚜레쥬르 등 CJ 주요 브랜드에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CJ가 북미 시장에서 개별 브랜드 경쟁력을 넘어 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K컬처 선호도를 식품, 뷰티, 외식 소비로 연결할 경우 계열사 간 시너지도 한층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다음 달 초까지 미국에 머물며 SCREENX, 4DX 등 미래 콘텐츠 사업 경쟁력을 점검하고 현지 콘텐츠·미디어 업계 관계자들과 글로벌 협업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CJ푸드빌, CJ ENM, CJ대한통운의 북미 사업 확대 방안도 함께 점검한다.
CJ그룹 관계자는 “북미는 CJ의 글로벌 사업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식품·뷰티·콘텐츠 사업 간 시너지를 강화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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