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이 내려가면서 5대 은행 달러와 엔 예금 잔액이 크게 증가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4일 오후 10시30분 기준 1345.0원에 거래됐다. 이는 2024년 10월8일 1344.6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원·달러 환율이 고점을 찍었던 올해 7월1일(1599.2)원 대비 254.2원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한·미 금리 차와 국내 증시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의 영향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가 최근 급격히 안정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지표가 부진하면서 미군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약화됐고 이에 따라 환율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인 한·미 금리 차이가 해결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대금이 유입되고 수출 기업들이 법인세 중간예납 목적으로 달러를 매도하며 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난 것 또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3일 기준 5대 시중은행 달러 예금 잔액은 총 769억8300만 달러로 집계돼 해당 통계가 작성된 2021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 달러 예금 역시 633억200만 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8월 말 기준 기업 달러 예금 잔액은 628억6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60억8000만 달러가 늘었고 9월에도 계속 상승 중이다.
3일 기준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136억8100만 달러로 2022년 2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기업이 원화 환전을 미루는 동안 수출 대금은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달러 예금이 쌓이고 수입 기업은 적극적으로 달러를 분할 매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달러 환전 수요 또한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에 달러 환전액은 3일까지 총 6000만 달러였다. 8월 달러 환전액은 3억8900만 달러로 올해 1월(5억600만 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7~8월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개인이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라며 “미국 주식 투자를 위한 달러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원·엔 환율이 850원대로 줄어들며 엔화 예금도 급증했다. 3일 기준 5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은 1조1243억3000만 엔으로 2024년 10월 말(1조1542억2000만 엔)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9월 1~3일 기준 원화의 엔화 환전액은 63억 엔이었다. 3일 동안의 환전액이 8월 한 달 환전액인 282억3000만 엔의 22%에 달했다.
엔화 환전은 달러에 비해 개인 수요가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엔화 환율이 내려가며 일본 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도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엔화는 달러에 비해 개인 예금 비중이 높은데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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