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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형 공기업의 허와 실<24>]-한국수출입은행
부실 지원하다 부실해진 국책은행…행장은 호화출장
악성채권 50배 증가·BIS 은행중 꼴찌…10억 출장비 쓴 이덕훈 “과다 경비 문제없다”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5-10-08 14:08:07
▲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사진)은 부실채권이 대폭 증가하고 국내 은행들 중 BIS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재무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덕훈 행장은 호화 출장길에 올랐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해외투자·해외자원개발 등에 필요한 중장기 금융을 제공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방만한 경영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수은은 최근 몇 년 새 부실채권이 대폭 증가했으며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자기자본비율(BIS) 역시 국내 은행들 중 최하위다. 최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지적받았다.
 
이 같은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이덕훈 은행장은 호화출장을 다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세금 먹는 하마’ 부실채권 대폭증가…정부에 돈 달라는 수은
 
현재 수은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부실채권이 급속도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3개월 이상 환수가 연체된 부실채권을 일컫는 ‘고정이하여신’의 경우 지난 7월 말 기준 2조4473억원이다.
 
지난 2006년 489억원에 불과했던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10년도 채 안 돼 50배 가까이 급증했다. 대출금액 중 고정이하여신의 비율도 같은 기간 0.13%에서 2.04%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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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한국수출입은행,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스카이데일리

이 같은 부실채권 급증의 이유로 금융전문가들은 수은이 심사과정에서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수은이 지난 2011년부터 지난 7월까지 대출·보증 등 금융지원을 실시했으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곳이 107곳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금융지원은 총 1조3334억원에 달했다.
 
수은이 지원한 기업 중 다수는 파산 및 회생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확정손실액은 508억6000만원이며 회수금액은 124억7000만원 수준이다.
 
오 의원은 “부실기업에 대한 대출, 보증지원 등으로 인한 수출입은행의 부실화는 결국 국민들의 혈세로 막게 된다”며 “수출입은행의 이익적립금으로 손실을 보전할 수 없는 경우 결국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수은은 대한민국 정부(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한국산업은행이 각각 70.08%, 15.04%, 14.88% 지분을 보유한 국책은행이다. 국민의 혈세로 설립돼 운용되기에 수은이 손실을 입을 경우 정부는 자금을 투입해 손실을 보전한다.
 
BIS 10.3% 18개 은행 중 꼴지…성동해양 추가지원 시 8% 떨어질 수도
 
수은의 자기자본비율(BIS)은 최악이다. 기재위에 따르면 수은의 BIS는 지난 3월을 기준으로 10.1%를 나타냈다. 이는 18개 국내 은행들 중 가장 낮은 수치다. BIS 평균은 시중은행 14.85%, 특수은행 13.08%다.
 
수은의 경우 타 은행 평균보다 3~4% 가량 저조했고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의 권고기준인 10%를 겨우 넘었다. 수은의 BIS 정상화는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12월 31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 수은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과 위험도가 높은 대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현재 수은은 정부에 증자를 요구한 상태다.
 
수은이 요청한 증자금액은 성동조선해양(이하 성동조선) 지원에 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성동조선은 수은이 최대주주(70.71%)로 있는 조선사로 자본잠식 상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화 된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실적도 감소하는 추세다.
 
수은은 성동조선의 내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면서 채권단에게 4200억여원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채권단이 거부하면 수은은 성동조선을 단독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이 부분이 지적됐다. 여·야를 막론한 여러 의원들이 수은의 성동조선 지원을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덕훈 행장은 단독지원을 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만약 수은이 성동조선에 대해 추가지원을 단행할 경우 성동조선에 대한 지분율은 현행 70.71%보다 상승하게 된다. 연결재무제표 작성 시 BIS 비율이 낮아지게 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8%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계속된 실적악화 속에서도 수은이 성동조선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국책은행으로서의 책임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일 국감에서는 이 같은 수은의 고민이 감지됐다.
 
공명재 수은 감사는 “성동조선은 교과서적으로 봤을 때 셧다운해야 한다. 성동조선의 상황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공 감사는 “교과서는 실제와 다르다”며 “성동조선은 통영 경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고 덧붙였다. 이는 성동조선에 대한 수은의 고심이 적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 자료: 한국수출입은행,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스카이데일리

BIS·부실채권·성동조선 등 골치 아픈 ‘수은’…행장은 호화출장
 
이런 상황에서 수은의 이덕훈 행장은 호화 출장길에 올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재위 소속 홍종학 새정련 의원이 수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총 18차례 해외출장길에 올랐으며 총 2억6397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회 출장 시 평균 724만원의 항공료를 사용했으며 69만원의 숙박비를 사용한 것이다.
 
수행 인원도 문제가 됐다. 전임 행장들의 경우 1·2명의 실무직원만이 출장 수행에 나섰지만 이 행장의 출장에는 평균 5·6명의 현업 임직원들이 수행했기 때문이었다. 이 행장의 출장길에 동행한 누적인원만 101명이다.
 
이들의 출장을 위해 산은이 집행한 금액은 5억6612만원이다. 여기에 출장 시 사용된 비서실 여비 1억6293만원을 합치면 이 행장의 해외출장에 들어간 비용은 총 9억9248만원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지난 9월까지 수은이 집행한 전체 해외출장경비 42억6736만원의 23.3%에 해당했다.
 
이 같은 지적에 이 행장이 “출장을 줄이겠다”는 답변했고 출장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쪽(수은) 직원들 말로는 전체 출장비는 정해져 있는데 행장이 출장을 자주 가서 아래 직원들이 오히려 못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혈세를 낭비한 것에 대한 반성은 없이 염치없는 대답만 남겼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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