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제주항공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사내에서 불거진 사측과 직원 간 갈등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경영효율성과 수익극대화를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입구 ⓒ스카이데일리
애경그룹의 저가항공(LCC)계열사 제주항공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잇따라 이뤄진 일방적인 통보에 직원들은 물론이고 제주도민 그리고 잠재적 소비자인 대중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업계는 치열한 경쟁이 빚어지고 있는 LCC업계 1위를 고수하기 위해 제주항공 측이 경영효율성과 수익극대화를 노리다 빚어진 소동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최고자리를 지키기 위한 조바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제주도 내 콜센터 없는 제주항공…후쿠시마 강제투입에 “직원들 뿔났다”
제주항공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도화선을 지핀 것은 제주도 내 위치한 콜센터 폐쇄를 결정하면서 부터다. 제주항공 측이 상담직원 채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서울 콜센터와 통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자연히 기존 콜센터 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제주에서 서울로 터전을 옮겨야 하는 만큼 사실상의 해고조치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제주도민들도 들고 나섰다. 제주도를 포기하는 자세를 취한 제주항공에 대한 불만이었다. 지난 2009년 제주콜센터 설립 당시 제주항공 측이 고용창출 효과 등을 운운했던 일들도 회자됐다.
▲ 제주항공이 제주 콜센터를 폐쇄하기로 하면서 제주도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논란을 두고 제주항공을 비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제주’라는 브랜드를 반납하라”면서 “제주도민을 기만하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사진=뉴시스]
주민들의 불만이 가중되자 정치권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제주항공의 제주콜센터 폐쇄 결정을 두고 “제주도민을 기만하는 사건”으로 규정지으며 “콜센터를 이전하려면 항공기에 ‘제주’라는 이름을 반납하라”고 반발했다. 일부 도민들도 “제주도가 2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상황에서 도민들을 무시한 정책을 펼칠 수 있느냐”고 강하게 힐난했다.
콜센터 폐쇄가 도화선이었다면 일본 후쿠시마 부정기 노선에 승무원을 강제로 배치하기로 한 결정은 비난여론에 불을 붙였다.
후쿠시마는 지난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의 최대 피해지역이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원자력발전소가 침수됐고 전원장치 및 냉각시스템이 파손되면서 폭발이 일어났던 곳이다. 다량의 방사능이 누출돼 현재까지도 심각한 방사능 오염에 노출된 곳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의 기피를 예상한 듯 제주항공은 언론보도나 풍문과 달리 안전하다는 내용이 담긴 자료를 준비해 승무원들에 제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무원들이 부정기편 탑승을 거부하자 제주항공은 탑승할 승무원들을 선발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승무원들은 집단 반발했다. 운항이 예고된 내달 18일과 20일에 휴가를 내며 탑승거부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주항공을 비판하는 여론은 더욱 커졌다. 일각에서는 “왜 이렇게까지 후쿠시마에 가려는 것이냐”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제주항공 승무원들도 사측에 뿔이 난 상황이다. 제주항공이 일본 후쿠시마 노선을 운항하기로 결정하면서 탑승을 꺼려하는 승무원들을 강제로 배치했다는 논란이 일어났다. 이에 승무원들은 후쿠시마 노선 운항일에 맞춰 휴가를 내는 등 해당 노선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제주항공 객실승무원이 충북 청주국제공항 카운터 앞에서 공항 이용객인 어린이에게 막대사탕을 건네는 모습 [사진=뉴시스]
제주항공 측은 “후쿠시마 현지 여행사 측의 요청으로 일회성 운항을 하게 된 것뿐이다”며 “승무원들에 강제로 일정을 배정한다는 것은 오해다”는 해명을 밝혔으나 안전을 담보로 한 사측의 갑질이라는 비판여론은 더욱 커져가는 상황이다.
업계 1위 제주항공 수성전…경쟁치열 LCC 업계 “소비자 등 돌릴 수 있어” 경고
업계는 제주항공의 최근 논란을 두고 점차 가열되는 LCC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수익성 향상을 위해 꺼내든 제주콜센터 폐쇄조치와 후쿠시마 비정기선 운항 등이 소비자들의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의미였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개 LCC항공사가 수송한 국제선 수송여객은 총 1430만4000명이었다. 제주항공은 이중 412만4000여명을 수송해 진에어(374만9000명)·에어부산(221만5000명) 등을 따돌리고 1위에 자리했다.
LCC 수요가 높아지면서 진출하려는 업체 수도 증가할 상황이다. 플라이양양이 연내 사업개시를 준비 중인 가운데 에어대구, 케이에이항공, 프라임항공 등 총 6개 신규항공사들이 국토부에 사업 허가를 신청했거나 추진 중인 상황이다.
▲ 자료 : 국토교통부 [도표=한지은] ⓒ스카이데일리
제주항공은 치열해질 경쟁을 대비해 규모를 늘리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재 26대를 보유 중인 제주항공은 여객기 6대의 추가도입을 결정했다. 국내 LCC항공사들 중 최초로 보유항공기 30대를 돌파하는 셈이다. 또 현행 41개 운항노선을 50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LCC 항공사가 많아질수록 비슷한 시간대 중복노선의 수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며 “이는 그간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했던 LCC항공사들도 점차 기업이미지에 신경 써야 할 시점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관점에서 보자면 최근 불거진 제주항공을 둘러싼 논란은 잠재적 고객확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조속한 수습이 필요해 보인다”며 “특히 제주를 기점으로 운행하는 항공사인 만큼 도민들과의 관계개선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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