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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경기 포천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논란
포천 석탄발전 전쟁, 전국 곳곳 20기 건설 ‘흉흉’
세계최악 미세먼지 한국 역주행…OECD 경고속 국민생명보다 돈벌이 의혹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27 14:01:28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 원인의 또 다른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횟수는 295회다. 봄철인 4·5월에는 각각 119회, 61회를 기록했다. 봄철 뿐 아니라 겨울철에도 주의보는 발령됐다. 11·12월에는 각각 44회, 26회였다. 전력수요에 따른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환경부와 의견을 같이했다. OECD는 지난 16일 ‘제3차 한국 환경성과 평가 보고서’를 내고 재생에너지 비율은 낮고 화석연료 위주의 에너지 사용 증가가 미세먼지를 증가시킨다고 발표했다. 경기도 포천시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지난 2012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 발전소는 공사 중이지만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1인 시위, 집회 등을 이어가며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경기도 포천시를 찾아 석탄화력발전소의 문제를 현장 진단했다.

 ▲ 경기도 포천시에 집단에너지시설을 두고 시·사업자와 주민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LNG를 주 연료로 하려던 계획이 석탄으로 변경되면서 주민들은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공포에 휩싸이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은 건설 중인 포천 집단에너지시설 ⓒ스카이데일리

경기도 포천시에 건립 예정인 집단에너지시설(이하·발전소)을 둘러싸고 포천시와 지역 주민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당초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 건립을 추진했던 것과 달리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겠다는 포천시의 계획에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포천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포천시청 앞 시위와 촛불집회 등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최근 심각해진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돼 환경 오염 및 시민 건강은 뒷전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경기 포천시 신북면 신평3리 장자산업단지는 지난 1973년 한센인들이 집단 정착한 이후 무허가 염색업체가 즐비했던 곳이다. 포천시는 이를 양성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2009년 관련법령 개정을 통해 45만㎡(약 14만평) 규모의 산업단지 조성에 들어갔다.
 
산업단지 안에 들어서는 발전소는 당초 LNG발전소로 건립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포천시는 발전소 연료를 2012년 LNG에서 유연탄으로 변경했다. 발전소는 연면적 2만6065.82㎡(약 7900평)에 4층 규모다. 시간당 550톤의 열과 169.9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오는 2018년 8월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불안·공포·탄식·분개하는 주민들…“미세먼지 때문에 사람이 시들어 죽어간다”
 
 ▲ 포천시에는 집단에너지시설 앞 도로변과 시내 곳곳에 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시민들은 지난해 촛불집회를 여는 등 크게 반발하면서 “더 이상 살 곳이 못 된다”고 분개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경기 포천시 장자산업단지를 들어가는 다리인 장자교를 건너면 건설 중인 발전소 공사 현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공사장에는 각종 대형 트럭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발전소 한 편에는 LNG보조 연료 보일러가 이미 완공돼 시험 가동에 들어가 희뿌연 수증기를 내뿜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현장 직원은 “지금 나오고 있는 기체는 수증기일 뿐”이라며 “공사 중인 발전소에는 유연탄과 우드칩와 같은 고형연료(SRF)를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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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를 빠져나오면 차량으로 5분거리에 포천아파트와 포천윤중후레쉬빌 아파트가 있다. 877세대가 들어선 이곳의 주민들은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을 놓고 걱정과 근심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아파트 주민 김한성(49·남) 씨는 “지금 초·중학교 다니는 딸 아이 2명이 있는데 미세먼지 걱정에 편한 날이 없다”며 “지난해 가을에는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이 석탄화력발전소 반대 촛불집회를 열었을 만큼 반대가 심한데도 발전소 건립을 강행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주민 나종분(62·여) 씨도 “그나마 심해진 미세먼지로 큰 걱정인데, 발전소가 본격 가동되면 환경오염이 심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이제 여기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발전소와 멀리 떨어진 포청시청 인근 번화가 주민들의 격앙된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김현주(57·여) 씨는 “예전에는 포천이 청정지역이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 이후엔  환경오염 때문에 살 곳이 못돼 떠나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포천시에서 40년 이상 거주했다는 이순자(가명·60·여) 씨는 “그동안 포천시에 이런 난리가 없었다”면서 “빨래를 바깥에 널어도 미세먼지가 다 묻어나거나 할 텐데 건강도 염려되고 너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환경오염 문제없어” vs “모든 게 거짓”…발전용량 감안시 전력 돈벌이 논란
 
 ▲ 발전소 사업사인 GS그룹 계열사 GS E&R 측은 오히려 산업단지의 공해 등이 줄어 환경이 더 나아진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전력을 한국전력거래소에 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포청시청 앞에 놓인 발전소 건립 반대 시위 피켓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발전소 건립을 둘러싸고 반대 여론이 높지만 포천시는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 포천시와 사업자인 GS E&R(지에스이앤알, GS그룹 지주회사 (주)GS 자회사) 측은 포천주민 및 시민단체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사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포천시 및 GS E&R 등에 따르면 피역·염색가공을 주로 하는 장자산업단지의 특성상 스팀이 필요한 40여개의 공장은 저마다 자체 보일러를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 기존에는 폐옷가지 등을 태워 스팀을 얻었기 때문에 공기질이 좋지 않았다며 이를 발전소로 통합해 관리한다는 것이다.
 
또 환경부와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할 때 국내 최고 수준의 배출규제를 적용하고 대기오염물질 최적방지시설을 설치하는 등 현재보다 대기오염물질 총배출량이 약 51% 감소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발전소 건립을 반대 해 온 시민단체 공존은 “장자산업단지 내 개별 공장들이 폐기물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행정력을 동원해 해결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석탄화력 발전소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더불어 무분별하게 개별 보일러를 가동하는 염색공장들이 발전소 사업자 측과 어떠한 계약을 한 것도 아니어서 석탄발전소가 생겨도 공장들은 계속 개별 보일러를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기오염물질 총배출량이 약 51% 감소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현재 무허가 염색공장들이 불법 배출하는 최악의 상태를 기준으로 낸 수치라며 행정력을 동원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허효범 공존 대표는 “당초 환경부에서는 석탄을 주 연료로 사용하는 집단에너지시설 건립을 불허하면서 LNG를 계획했는데, 경제적 이유로 석탄으로 변경됐다”며 “사업자인 GS E&R은 안산 반월공단에서도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지만 반월공단보다 장자산업단지의 공장 수가 절반 이하인데 발전용량은 오히려 더 크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한국전력거래소에 전기를 팔기위한 용도로 발전소를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세먼지 조기사망 급증 속 2029년까지 석탄화력발전 20기 추가 건설 계획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자료 : 그린피스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최근 초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를 양산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를 늘리고 있어 세계적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우리나라 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이 주를 이룬다. 공급단가가 싸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LNG였던 포천 발전소가 유연탄으로 변경된 이유 중 하나도 공급단가 때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부는 오는 2029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무려 20기나 추가 증설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이 중 11기는 이미 건설하고 있으며 9기는 계획 중이다.
 
이에 환경단체 및 전문가들의 반발이 거세다. 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미세먼지 대책 토론회에서 “충남 해안에 있는 발전시설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편서풍의 영향으로 장거리 이동해 수도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충남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이 수도권 초미세먼지에 최대 28%까지 차지한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제3차 한국 환경성과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산업분야 미세먼지 배출량은 화석연료의 광범위한 사용 탓에 2000년 대비 4배 증가했다. 더불어 OECD는 이와 같은 환경적 영향으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는 29%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정 원장은 “석탄을 경제성 있는 연료라는 이유로 계속 사용하는 건 잘못 됐다”며 “미래세대를 위해 자연·신재생에너지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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