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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진단]-한국정치 다당제의 현주소

유럽식 선진정치…편가르기 만연 한국엔 ‘헛된꿈’

지역주의·정당이기주의 만연…“어설픈 민주주의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해”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8-11 0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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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많은 정치 선진국의 경우 여러 정당이 존재하는 다당제 체제로 국정이 운영되고 있다. 다당제는 협치를 통해 기울지 않은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올바른 민주주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제대로 된 다당제가 정착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러 정당이 존재하긴 하지만 양당 체제나 다름없는 형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지역주의를 중심으로 발전한 정당정치 구조, 시민의식 부족, 선거구제 문제 등이 다당제 정착에 큰 걸림돌이라고 제시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다당제 체제를 표방하면서도 양당 체제나 다름없는 구조를 띄고 있는 한국 정치의 현 주소를 짚어보고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직접 들어봤다.

  
▲ 현재 국회는 다당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4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치의 결여와 대화 노력 부족으로 인해 다당제의 장점을 발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 ⓒ스카이데일리
 
다당제는 이상적인 민주주의 발전의 형태로 꼽힌다. 유럽 내 정치 선진국으로 평가되는 국가들은 대부분 다당제를 추구하고 실제로 그렇게 운영하고 있다. 다당제는 정권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하는 정당이 3개 이상 존재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우리나라도 표면적으로는 다당제 형태를 띠고 있지만 완벽하게 정착되지 않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다당제는 바람직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 다당제는 단점이 더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협치·대화 민주주의 이상 가까운 다당제…효율성 저하, 정국 경색 ‘양날의 검’
 
다수의 정치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다당제와 비교할 수 있는 양당제의 경우 세력이 비슷한 2개의 정당이 선거를 통해 교대로 집권하는 형태를 일컫는다. 16대, 17대, 18대, 19대 국회 등 1990년대 이후 대한민국 정치는 사실상 양당제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양당제는 거대 세력을 지닌 두 개의 당이 협의를 거쳐 국정을 운영하게 되기 때문에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양당 중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존재할 경우 더 신속한 결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단점이 만만치 않다. 양당제는 집권당의 장기집권 및 독재가 나타날 위험성이 있다.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대변할 수 없다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20대 국회 들어 표먼적으로는 다당제 형태를 띠고 있다. 현재 4개의 원내 교섭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300석 중 120석(40.13%)를 차지하고 있어 원내 1당으로 자리했다. 자유한국당은 107석(35.79%)를 차지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각각 40석(13.38%)과 20석(6.69%) 등을 보유 중이다.
 
다당제는 각 계층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창구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국민이 정당 혹은 정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정권 교체 혹은 집권당의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협치를 통해 국정이 운영된다는 측면에서 특정 이념 혹은 논리에 치우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다당제의 경우 몇 개의 정당이 연합해 국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국정운영에 속도와 효율성이 양당제에 비해 낮고 정당의 난립으로 인해 일관적이고 능률적인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특정 사안에 대해 정당 간 협의가 어려울 경우 정국이 경색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유럽 선진국 채택한 다당제, 좋은 줄은 알지만 한국 정치에서는 시기상조”
   
▲ 많은 사람들은 느린 정책 실행, 혼란스러운 정국, 정국 경색 등을 다당제의 단점으로 꼽았다. 시급한 현안과 국민을 위한 정책에 대해 협치를 이뤄내지 못하고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진은 국회의사당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다수의 시민들은 20대 국회를 바라보며 다당제의 장점보다 단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당제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현재 한국 정치 상황에서 다당제는 너무 이르다는 주장이 팽배했다. 특히 지역주의, 정당주의, 시민의식 개선 등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다당제 정국은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20대 국회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송창근(남·26) 씨는 현 정국을 다당제라고 인식하지만 불완전한 다당제라고 평가했다. 송 씨는 “원내 교섭단체가 4당이고 현재 의석수를 과반 이상 차지한 정당이 없기 때문에 다당제가 맞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완벽한 다당제라고 인식하기에는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송 씨는 “현재 우리나라 정당의 기반은 지역에 있다”며 “지역주의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완벽한 다당제를 이룰 수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다당제는 원내에 많은 정당이 진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한다”며 “현재 각 정당은 주요 지지 지역에만 매몰돼 있어 진정한 다당제의 장점을 발현하지 못하며 이는 갈등을 조장하는 큰 요소다”고 비판했다.
 
이동현(남·28) 씨는 경쟁과 상생을 통해 다당제가 성장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 씨는 “다당제는 각 정당별로 자당의 이익을 위해 서로 양보와 협의를 거치는 형태를 띠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기본인 토론에 기반한 정치 참여와 결정이 진행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 씨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현 정치 상황에서 다당제는 아직 이르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 정당의 정체성 부족, 지역주의와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 등이 여전히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것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다당제는 계속 불편한 옷으로 남아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현재 상황을 보면 대화와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각 당의 대화 노력이 부족하고 상대방을 비난하기 바쁘기 때문에 국민들은 이러한 정국에 답답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선거구제도·시민의식·지역주의 타파가 관건…다당제 정착에 많은 시간 필요 
 
▲ 다당제는 바람직한 민주주의 형태 중 하나로 평가된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고 소수 계층의 목소리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정치 상황에서는 바람직한 다당제가 정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국회 주요 5당 대표와 회동 갖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제20대 국회에 속한 정치권 관계자들은 다당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다당제 정착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선거구제·시민의식의 성장·지역주의 타파 등이 전제돼야 비로소 바람직한 다당제가 확립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실 (한국에서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며 “정당정치가 정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다당제에 대한 경험이 나를 포함해 모두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당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협치 방법을 서로가 잘 몰라 답답한 정국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며 “시간이 좀 더 지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성 정치인들의 자세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인 자신과 당만을 보고 달려가기 때문에 협치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어렵다”며 “정치인들의 대승적인 자세가 만들어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양당 체제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협치의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다당제 체제가 들어섰기 때문에 협치의 중요성을 모든 정치인이 인식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장소화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는 “협의의 지연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당제의 장점은 많다”고 강조했다. 장 간사는 “선거구제도의 개편, 비례대표제의 보완을 통해 더 많은 정당이 국회에 입성해야한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소수 계층의 의견이 반영되고 이들의 권리가 상승한다면 다당제의 장점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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