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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임현범 팀장, 유은주·길해성 기자]경기도 성남시 서판교 일대는 최근 5년간 재벌그룹 오너 일가, 대기업 고위 임원 등의 주택 수요가 늘면서 신흥 부촌으로 급부상 한 곳이다. 특히 운중동 일대의 경우 상당한 재력을 갖춘 유명 인사들이 유독 많은 관심을 보이는 지역으로 정평이 나 있다.
‘판교’라는 명칭은 과거 운중천 위에 널(판자)로 만든 다리가 위치했던 마을의 이름에서 따 온 것으로 전해진다. 순우리말인 ‘널다리’의 한자어가 바로 ‘판교(板橋)’다. 통상적으로 ‘판교’로 구분되는 지역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백현동·삼평동·운중동·하산운동 등이다. 경기도 중심부에 위치한 이곳은 광주산맥에서 뻗어 내린 검단산과 청계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지역이다.
과거 판교 지역은 분당과 용인이 개발되는 동안 관심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으나 2001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고 2004년 10월 택지조성 사업에 착수하는 등 개발이 본격화 되면서 엄청난 조명을 받았다. 특히 서울 강남 지역의 주택수요를 해결하려는 당초 목적에 맞게 부유층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현재 판교신도시는 조성산업 1단계와 2단계를 거쳐 주거지역은 조성이 마무리 된 상태다. 교통·산업 시설은 단계적으로 구축되고 있다. 판교신도시 중앙에는 경부고속도로가 남북으로 관통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동쪽의 백현동과 삼평동은 ‘동판교’, 서쪽의 판교동과 운중동은 ‘서판교’ 등으로 각각 불린다.
특히 서판교 중에서도 고급 단독주택이 여럿 존재하는 운중동은 재벌기업 오너 일가 등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판교 비버리힐스’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다. ‘비버리힐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서쪽에 조성된 호화 주택단지를 일컫는 단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콕 집은 운중동…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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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부동산업계 및 풍수지리전문가 등에 따르면 운중동 일대가 부유층들이 많이 몰리는 부촌으로 급부상한 배경에는 풍수지리학적 요소가 결정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운중동 일대는 풍수지리학적으로 ‘길지(吉地)’에 해당되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지역으로 평가된다. 배산임수 지역이란 지역 뒤에 산이 있고 앞에 물이 흐르는 곳을 말한다. 운중동은 북쪽으로는 청계산을 등지고 있고, 앞으로는 운중천이 흐르고 있다.
사단법인 정통풍수지리학회 박정해 박사는 “산은 ‘음’, 물은 ‘양’을 나타내 음양의 조화를 이룬다”며 “옛 선조들이 거주할 때는 문이 대부분 창호지로 돼 있어 집 내부에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바람을 막아줄 것이 필요했는데 산이 그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농사를 짓던 옛 선조들은 농사에 쓸 물이 풍부한 천이 흐르는 지역을 으뜸으로 쳐줬다”며 “그런 측면에서 산과 물을 모두 갖추고 있는 배산임수 지역은 사람이 살기 최적의 조건으로 꼽혔는데 그런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중동은 특히 박정희 대통령이 터가 훌륭하다고 인정한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운중아펠바움 옆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있는데 이곳은 박 대통령에 의해 1978년 설립됐다. 박 대통령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 역시 풍수지리적 장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1974년 박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가다가 일대지역을 가리키며 저 곳의 위치가 좋으니 연구원을 세우라고 지시했던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며 “뿐만 아니라 서판교 일대 지역이 나중에 요긴하게 쓸 땅이니 내비 두라고 지시해 그 이후 개발제한구역 준하는 남단녹지로 지정됐다는 얘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 지역과도 가깝고 풍수지리학적으로도 훌륭한 곳으로 평가되는 운중동은 앞으로 부촌으로써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산운아펠바움 바로 인근에는 세대 당 시세가 20~30억원에 달하는 고급 타운하우스가 조성될 예정이다. 주택 수요층은 1000억원대 자산가가 될 것으로 예상돼 ‘판교 비버리힐스’라는 수식어는 더욱 무게감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은 “판교 자체가 금쟁반 위에 옥구슬이 굴러다니는 ‘금반(金盤)’형 형태를 띄고 있어 귀인이 찾아와 부귀영화를 누릴 땅으로 평가 받고 있다”며 “또한 북고남저, 배산임수에 존경 받는 인재가 대대로 배출될 명당의 뜻을 지닌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정하고 지은 고급주택 곳곳에 존재…재벌기업 오너·CEO 다수 거주
서판교 일대 운중동을 대표하는 고급주택(빌라형 타운하우스)으로는 SK건설이 지은 운중아펠바움과 산운아펠바움 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이들은 대형 철문과 높은 외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된 그들만의 부촌단지, 소위 말하는 타운하우스 형태로 돼 있는 것이다.
고급빌라 형태의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방식으로 조성된 운중아펠바움은 지난 2011년에 준공됐다. 해당 단지는 뒤쪽엔 청계산 자리하고 앞쪽엔 운중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산 속 별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쾌적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이곳 단지는 세계적인 건축가 ‘이마티 준’이 직접 설계한 사실로 조명을 받기도 했다.
지하 1층·지상 4층, 총 5개동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형태로 조성된 단지는 대지 규모만 9487㎡(약 2870평)에 달한다. 총 가구 수는 29세대에 불과하다. 분양 당시 25억~28억원에 불과했던 각 호실의 시세는 현재 35억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높은 시세를 자랑하는 만큼 이곳을 소유한 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구자열 LS그룹 회장, 김준일 락앤락 회장, 최종태 포스코 전 부회장, 배성로 영남일보 회장 등이 이곳 호실을 소유하고 있다. 그 외에 다른 입주민들의 면면도 화려한 편이다.
강남부동산 이춘식 대표는 “운중아펠바움을 찾는 대기업 CEO나 임원 등의 문의전화는 꾸준한 편이지만 매물 자체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거래는 뜸하다”며 “실거주 목적의 매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한 번 자리 잡은 이들은 잘 나가지 않는 것이 이곳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운중아펠바움에서 약 2.5km 가량 떨어진 지역에는 또 다른 고급 타운하우스인 산운아펠바움이 위치해 있다. 지난 2013년 준공된 산운아펠바움은 분양 당시 30억~80억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화제를 모았던 곳이다. 울타리로 둘러싸인 넓은 부지 위에 총 34세대의 단독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형태로 돼 있다.
산운아펠바움 부지는 과거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판교신도시 내에서 유일하게 고급단독주택지라는 명칭으로 공급한 땅이다. 판교에서 가장 비싼 고급주택단지로 유명한 이곳은 세계적인 건축가 ‘짐올슨’이 설계를 맡았다. 산운아아펠바움 내에는 배중호 국순당 대표이사, 천경준 씨젠 회장, 홍재성 제이에스코퍼레이션 회장 등 많은 정재계 인사들 소유 주택이 조재한다.
산운아펠바움 바로 인근에는 고급 단독주택 밀집지역도 존재한다.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호화로운 외관의 단독주택들이 몰려 있다. 이곳 단독주택은 대부분 3.3㎡ 당 건축비만 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급호텔의 건축비를 웃도는 수준이다. 주택 면적 역시 231~264㎡ 등으로 비교적 넓은 편이다. 이곳에는 임각균 이트너스 대표,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 김경진 델 EMC 사장 등의 주택이 존재한다.
아직까지 산운아펠바움 정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곳 역시 시세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인근의 S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이 분양할 당시만 해도 3.3㎡(약 1평)당 800만원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땅값이 두 배 이상 뛰어 3.3㎡당 평균 2100만원을 호가한다”고 설명했다.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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