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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물자유연대는 위기에 빠진 동물의 직접 구조부터 동물 보호를 위한 정책 제안까지 동물 보호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하고 있죠”
조희경(56) 동물자유연대 대표를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조 대표의 사무실에는 그동안의 활동 내역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각종 감사패와 표창장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제가 처음 동물보호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1999년이에요. 당시 개고기 합법화와 관련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사회적 이슈가 됐었죠. 동물보호를 위해 힘쓰는 개인 활동가들이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연대활동을 하게 됐죠. 저도 그때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던 멤버 중 하나 였어요”
조 대표를 비롯한 활동가들의 노력한 결과, 개고기 합법화 시도는 무산됐다. 이후 개인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본적격인 동물보호운동 단체들이 조직되기 시작했다. 단순히 동물보호운동에 관심만 가지고 있던 조 대표가 본격적으로 동물보호활동에 뛰어든 것도 이 때 부터였다.
“제가 동물보호활동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4월이에요. 개들을 대상으로 잔인하게 동물 실험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었던 것이 계기가 됐죠. 당시에는 실험동물에 대한 별다른 보호 장치가 없었어요”
불합리한 동물보호법을 개정하고 동물보호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높이는 활동에 전념하기로 한 조 대표는 2003년 자신의 본업을 완전히 정리하고 동물보호운동에만 매진하기 시작했다.
학대 받는 동물 구조, 동물보호법 개정 등 동물보호 관련 다양한 활동 시도
“동물자유연대의 활동은 크게 위기동물 보호·구조, 동물보호 정책제안, 시민대상 동물보호 교육 등으로 나뉘어요. 그 중에서 제가 지금까지 펼쳐온 활동 중에서 가장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활동 중 하나는 바로 지난 2013년에 있었던 남방큰돌고래 방사죠”
당시 불법적인 방식으로 포획된 후 서울대공원이 구입해서 보호하던 남방큰돌고래를 동물자유연대가 중심이 돼서 제주도 앞바다에 다시 돌려보냈다. 구입비용, 야생적응 훈련비용 등 재정적 책임 문제 때문에 서울대공원의 운영주체인 서울시나 다른 동물보호단체가 섣불리 나서지 못했던 일이었다. 동물자유연대는 앞장서서 수조와 먹이 등 야생적응 훈련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 야생에 방사하는데 성공했다.
“남방큰돌고래는 다른 고래들과는 달리 제주도 인근 해역을 원형으로 빙빙 돌면서 서식하는 생태를 보여요. 때문에 다른 나라의 경우 동고래 등을 야생에 방사하고 나서 끝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건강 여부 등을 확인 할 수 있죠. 방사 이후까지도 사람이 책임지는 사례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동물보호활동가 입장에서는 영광이죠”
동물자유연대는 돌고래 등 특수동물뿐 아니라 개나 고양이 등 학대를 받는 동물에 대한 구출 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구출만 아니라 지속적인 돌봄과 입양보내기 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우리나라는 폭력을 통한 학대보다는 방치하는 학대가 더 많은 편이에요. 독거노인들이 자신들이 기르던 동물을 자신의 사후를 걱정해서 저희 쪽에 맡기는 경우도 있죠.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다수의 동물을 소유하면서도 동물들을 방치하는 등 학대하는 소유주로부터 동물을 구조하는 활동도 진행해요”
다수의 동물을 심각하게 방치하는 소유주의 경우 설득을 통해 포기각서를 받아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법적으로 동물은 물건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동물 주인이 포기를 하지 않으면 동물보호단체 측에서도 설득 이외에는 달리 구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저희들은 학대로부터 구조된 동물을 기를 수 있는 시설을 경기 남양주에 마련해두고 있어요. 처음에는 약 200마리를 둘 수 있는 시설이었는데, 지금은 시설을 확장해서 최대 300마리까지 기를 수 있죠. 이들 시설에 들어온 동물들은 입양을 통해서 새로운 보호자를 찾아서 나가게 되요”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 추진 결실…동물복지 사회적 합의 필요”
동물자유연대는 동물보호법 개정이나 일반 시민들에 대한 교육 활동 등 정책적인 활동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한 ‘농장동물에 대한 복지 활동’ 역시 정책적인 활동 중 하나다.
“농장동물에 대한 복지를 꾸준히 주장한 결과 지난 2012년부터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됐어요.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는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을 국가가 인증하고 그 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해당 마크를 표시하는 제도에요”
지난 3월 이뤄진 동물보호법 개정에도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단체들의 주장이 반영됐다. 동물 번식업자에 대한 허가제를 실시해 동물들에게 일정 이상의 인도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을 강제하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현재 동물보호법을 관할하는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일정 이상의 인도적인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시행령, 시행규칙의 초안을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 저희 동물보호단체 측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건의를 한 상태에요. 올해 말쯤 입법예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동물보호 교재도 제작중이다. 어린 시절부터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어른이 되서도 동물보호의 중요성을 잊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유치원, 초등학교에는 동물보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저는 20년 가까이 동물보호운동을 펼쳐왔어요. 다소 과장될 수 있지만 저는 제 자신이 사실상 우리나라 동물보호운동 역사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자부해요. 그만큼 오랫동안 많은 활동을 펼쳐왔죠”
조 대표에 따르면 동물보호운동의 딜레마라고 하면 동물권의 개념과 동물복지의 개념이 충돌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동물권 보장의 경우 원칙대로라면 사람이 동물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동물의 모든 권리를 보장하자는 관점에 가깝다. 반면 동물복지는 사람의 동물 이용을 인정하되 사육환경을 좋게 해주는 등 동물의 복지를 충분히 보장해줘야 한다는 관점이다.
현실적으로 동물권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동물과 사람의 조화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서구의 여러 나라들처럼 우리나라도 동물의 권리와 사람의 권리가 적당한 선에서 사회적인 합의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조 대표의 주장이다.
“저희들끼리 하는 농담 삼아 동물보호단체의 궁극적인 목표는 해체라는 이야기를 하곤 해요. 굳이 저희들이 활동하지 않아도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져 동물들이 학대당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기 않는다면 굳이 저희단체가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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