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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나의사랑 나의아내(上-일과 가정)
일·가정 지킨 우리집 원더우먼 “여보 사랑해요”
무엇 하나 소홀히 하지 않은 아내들의 감동 사연…남편들 “자랑스러워요”
김민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23 00:07:32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회는 가부장 중심의 사회였다. 가정을 책임지는 것은 오로지 남성의 일로만 치부됐었다. 남편을 일컫는 다른 말로 ‘가장(家長)’이라는 단어가 쓰였을 정도다. 남성은 결혼 직후부터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경제적 부분을 비롯해 가정을 존속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부분을 전부 책임지는 짐을 짊어졌다. 반대로 여성에게는 ‘내조(內助)’라고 해서 그저 남편을 옆에서 돕는 ‘조력자’ 역할만이 부여됐다. 통상적으로 남성이 안심하고 바깥일을 할 수 있도록 집안에서 살림과 육아 등을 도맡는 일이 내조로 치부됐다. 자연히 여성의 지위는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바뀌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가정 내에서의 지위도 달라지고 있다. 오히려 어려운 위기 속에서 아내가 가정을 지켜내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흔히들 그런 아내를 일컬어 슈퍼아내, 원더우먼 등으로 부르곤 한다. 이들의 사례는 특히 가족들에 대한 헌신과 사랑으로 가정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주변에 귀감이 되기도 한다. 스카이데일리는 연중 공익캠페인 10월편으로 아내의 위대함을 되돌아보자는 취지에서 ‘아내 자존감 키우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금주 이슈포커스는 캠페인의 취지에 맞춰 △일과 가정을 모두 지켜낸 슈퍼아내(上) △자신의 삶을 당당히 개척해나가는 자랑스런 아내(中) △위기에 처한 가정을 지켜낸 우리 아내(下)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결혼 28년차 워킹맘인 임희정(사진) 씨는 결혼 전부터 해온 물리치료사 일을 여전히 하고 있다. 맞벌이 가정이 흔하지 않은 시절에도 임희정 씨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희생으로 일과 가정을 모두 지켜냈다. 사진은 병원에 근무하는 임희정 씨의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 이성은·김민아·이지현 기자]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일과 가정,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까지 우리사회에는 여자에게 가정생활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해 있어 주부들의 고충은 더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과 가정을 온전히 지켜온 우리의 아내들은 의외로 많다. 그들을 일컬어 소위 ‘슈퍼아내’라 부르곤 한다. 일과 가정을 동시에 지켜낸 이들의 사연은 주변에 ‘감동’을 선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단순히 가정을 지키는 것을 넘어 성공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일과 가정 모두 지킨 슈퍼아내…“소중한 여보 존경합니다”
 
임희정(56)씨는 결혼 28년차 워킹맘이다. 물리치료사로 일했던 임 씨는 결혼 전만해도 퇴근 후에 집에서 스타킹 하나 빨지 않던 새침때기 아가씨였다. 동갑내기인 지금의 남편인 백영현(56) 씨와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겠다’며 적극적인 구애를 해온 남편과 연애 3년만인 지난 1985년 결혼식을 올렸다. 처녀 시절부터 하던 물리치료사 일을 평생 직업이라 생각했던 임 씨는 남편과 상의 후 결혼 후에도 일을 계속했다. 맞벌이 부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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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결혼했을 당시만 해도 맞벌이를 하는 여성이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직장에서 일에 시달리다 퇴근해 집에서 쉬고 싶어도 집안일은 전부 여자의 몫이었죠. 여자가 직장생활을 한다고 집안일을 등한시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던 시절 이었어요”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임 씨는 오후 6시에 퇴근 후 집에 오자마자 저녁식사를 준비해야 했다. 빨래, 집안 청소 등도 그녀의 몫이었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서야 씻는 시간이 허락될 정도였다.
 
다음날 오전 6시에 일어나 시어머님과 남편의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했다. 주말도 그동안 제쳐둔 집안일 때문에 남편과의 오붓한 데이트 한번 즐겨보지 못했다. 이런 아내에게 남편 백 씨는 늘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아내가 힘들어할 때 마다 아내의 일을 도와주려 했지만 어머니는 그걸 못마땅하게 여기셨어요. 남자의 일과 여자의 일이 따로 있다는 것이 어머니의 확고한 생각이셨죠. 하지만 마음이 정말 불편할 때는 어머니 눈을 피해가며 몰래 가정일을 도와주곤 했죠”
 
임 씨의 생활은 아이를 낳고 난 후 더욱 힘들어졌다. 그녀에겐 단 1분의 개인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다. 육아는 온전히 임 씨의 몫이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일을 해내기 위해 임 씨는 잠자는 시간을 하루 4~5시간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회사일을 그만 두고 싶진 않았다. 일에 대한 자부심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남편 수입만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물리치료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모든 업무를 회사 내에서 끝낼 수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일이 손에 익어간 점도 그랬고요. 저도 개인적인 일 때문에 회사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했어요”
 
그렇게 약 30년이 흐른 현재, 부부의 자녀들은 어느덧 성인이 됐다. 임 씨의 시어머니도 세상을 떠났다. 임 씨는 여전히 물리치료사 일을 하고 있다. 일과 가정을 모두 훌륭하게 지켜낸 것이다. 이들 부부를 주변에서 지켜 본 주위 사람들 역시 임 씨의 성실함과 책임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남편인 백 씨는 아내인 임 씨에게 누구보다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고마움은 존경하는 마음으로까지 이어졌다.
 
“일과 가정을 동시에 지켜간다는 건 사실 남자들도 하기 힘든 일이죠. 고맙다는 말에 앞서 존경한다는 말을 아내에게 먼저 하고 싶어요. 맞벌이를 해줘서 경제적으로 도움을 준 점, 가사일을 잘 해줘서 집안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해준 점 등은 사실 부차적인 고마운 점이죠. 무엇보다 제일 고맙고 존경하는 점은 가정을 소중히 생각하고 지켜줬다는 점이에요”
 
우리 아내 신념은 ‘가정은 내가 지킨다’…경제·육아 등 부모님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
 
▲ 어린이집 교사인 김현옥 씨는 직장생활과 가사일을 병행하는 슈퍼맘이다. 집 근처에 거주하는 시부모님의 도움도 받지 않고 가정을 유지해 온 김현옥 씨에 대해 남편 김영동 씨는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김현옥 씨와 그의 가족들 ⓒ스카이데일리
 
경기도 구리시에 사는 김영동(36·남)씨는 3년 전 친구 동생의 소개로 김현옥(34·여)씨와 만나 2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어린이집 교사로 일했던 아내 김 씨는 결혼한 지 1년 만에 아이가 생기면서 출산과 육아 때문에 1년가량 일을 쉬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는 나이가 되자 김 씨는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일에 대한 욕심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출산 후 사회생활과 단절되는 것이 무엇보다 싫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측면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남편인 김 씨는 아내에 대해 독립성이 강하고 자존심이 쎈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출산 후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시부모님이나 다른 사람에게 손을 벌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대다수 주부들은 아이를 부모님께 맡기는 것을 당연시 여기곤 하죠. 하지만 제 아내는 생각이 달랐어요. 일 한다는 이유로 시부모님께 불편을 드릴 거라면 차라리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하곤 했죠. 스스로 직장과 가정생활 모두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지고 있었고요”
 
아내인 김 씨는 직장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일부러 근무시간을 두 시간여 가량 줄였다. 퇴근 후엔 어린이 집에서 아이를 데려와 함께 근처 공원을 산책하거나 놀이터에서 함께 놀아주곤 했다. 남편이 퇴근하면 저녁을 챙겨주고 아이를 재운 뒤 남편과 대화를 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주말에는 밀린 가사일을 하거나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간다.
 
“일을 한다고 해서 아이에게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이가 우선이니까요. 하루 생활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했지만 한 번도 지루한 일상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제가 스스로 선택한 일이었으니까요. 내 아이와 내 가정을 내가 지켜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아내에게 남편인 김 씨는 항상 고맙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당장 주위만 둘러봐도 맞벌이를 핑계로 시댁이나 친정에서 육아를 도움 받곤 하는데 그의 아내는 다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양가 부모님들에게 경제적이나 그 외 다른 도움을 일체 받아본 적이 없다. 오히려 양가 부모님들이 미안해 할 때가 있을 정도다.
 
“아내는 1년에 1~2번 친구들 만나는 것 말고는 개인 시간을 가져 본 적이 없어요. 아이가 엄마를 계속 찾기 때문이죠. 남편인 제가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아내도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을 텐데도, 오히려 아내는 직장생활에 힘들 거라며 저를 더 위로해 주죠. 존경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에요. 무엇보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가장 크죠”
 
평생 가정주부로 살다가 눈뜨게 된 친환경에너지…일·가정 모두 소화하는 슈퍼아내 변신
 
▲ 허정자 씨는 지난 2013년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총무를 맡으며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아이들을 위해 일을 시작한 만큼 바쁜 활동을 이어가는 중에도 가정에 소홀해지지 않게 원칙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은 허정자(뒷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씨가 활동하는 ‘현대푸르미’ 활동 모습 [사진=현대푸르미 블로그]
 
평생을 가정주부로 살아오면서 오로지 남편과 아이들 밖에 몰랐던 허정자(53·여)씨는 비교적 늦게 사회생활에 뛰어든 케이스다. 허 씨는 2013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총무를 맡게 되면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눈을 떴다. 서울시가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는 취지로 시행한 ‘에너지자립마을(서울, 꽃으로 피다)’ 사업지로 허 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선정된 것이 계기가 됐다.
 
허 씨는 단지 주민들이 참여하는 소모임 ‘푸르미’를 결성해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2015년에는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하는 태양광 대여 사업에 공동주택 1호로 참여해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성과도 이끌어 냈다.
 
“처음 에너지 관련 사업을 시작할 때는 관리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이유가 컸죠. 점차 사업을 진행하면서 예전에는 관심을 두지도 않았던 에너지 문제를 자연스레 접하게 됐어요. ‘내가 이런 일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구나’라고 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 거죠”
 
허 씨의 남편인 강필훈(53·남) 씨는 아내가 바깥일로 바빠지면서 가정 일에 소홀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고 한다. 아이들이 다 크긴 했지만 그래도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우에 불과했다. 아내인 허 씨는 일과 가정 어느 것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허 씨는 내 일로 인해 가정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푸르미 활동을 하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에요. 아이들과 가정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항상 모든 것에서 가정이 우선인 것은 당연하죠. 남편과 아이들을 먼저 배려해야 일과 가정을 모두 잘 유지해나갈 수 있어요”
 
허 씨의 하루 일과는 일을 시작하기 전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져 있다. 오전 6시에 일어나 남편 출근과 아이들의 등교를 챙기고 9시가 되면 아파트 내 사무실로 출근해 에너지 사업 진행사항을 점검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다.
 
오후에는 다른 아파트들의 에너지자립마을 사업 진행상황을 살펴보며 본인이 주도하는 사업과 비교한다. 동시에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약과 관련한 공부를 하기도 한다. 남편인 강 씨는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면서도 가정생활에 충실한 아내 허 씨를 ‘슈퍼아내’라고 치켜세웠다.
 
“아내와는 입주자대표회의 총무를 맡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평일 오후 6시 이후와 주말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정하자고 약속했어요. 외부활동이 가정생활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죠. 물론 일하다 보면 주말에 행사가 있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때 우리 아내는 가족들에게 꼭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하죠. 이런 아내가 너무 자랑스러워요. 아이들도 엄마에 대해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해요”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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