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출발해 강남순환고속도로, 수원광명고속도로, 제3경인고속화도로 등을 거쳐 정왕 톨게이트를 지나면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가 나온다. 배곧신도시는 11년 전인 2006년 시흥시가 한화로부터 토지를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시흥시는 신도시 부지에 대학교 유치를 결정하고 총력전을 펼쳤고 2007년 서울대 국제화 캠퍼스 부지 공모에 지원해 2009년 최종 선정됐다. 서울대 역시 장기적인 안목으로 국제캠퍼스 조성에 힘을 쏟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후 2010년 서울대와 시흥시는 시흥국제캠퍼스 및 글로벌 교육·의료 산학클러스터 조성에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2013년에는 한라건설이 서울대 시흥캠퍼스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신도시 건설과 대학 유치 사업은 2015년 시작된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반대로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서울대학교 재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설립에 반대하며 교내 점거 농성을 시작했고 이는 배곧신도시 개발, 분양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행히 시흥캠퍼스 설립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최근 배곧신도시에서는 새로운 논란이 불거져 나오는 분위기다. 배곧대교 건설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가 그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배곧대교 건설을 둘러싼 갈등의 내막과 이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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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배곧신도시와 인천 송도를 잇는 다리가 건설될 경우 신도시 내 일부 구간이 인천항을 향하는 화물 수송 구간이 되기 때문에 소음, 공해, 안전사고 등에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이전…시흥 배곧 신도시, 교육 특화도시 부각
배곧신도시는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 이뤄지고 있는 개발사업이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으며 면적은 490만7148㎡(약 148만4412평)다. 수용인구와 수용세대는 각각 약 5만6000명, 2만1541세대 등이다. 사업시행자는 시흥시다.
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으며 2000년대 이후로 추진되는 신도시 사업 중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송도국제도시 뿐만 아니라 KTX광명역, 시흥스마트허브(시화국가산업단지) 등과도 인접해 있다.
배곧신도시의 가장 큰 특징은 ‘교육’이다. 신도시 내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이전은 일찌감치 학부모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아왔다. 서울대 학생들과 최근까지 큰 갈등을 겪었지만 시흥시는 현재 서울대 및 주식회사 한라 등과 함께 ‘시흥 스마트캠퍼스 선포식’ 개최를 앞두고 있다.
스마트캠퍼스 선도사업은 △사회공헌캠퍼스 △기초과학육성캠퍼스 △미래기술 스마트캠퍼스 △통일평화캠퍼스 △행복캠퍼스 등으로 이뤄져 있다. 11월 1차 착공, 내년 2월 2차 착공, 내년 9월 3차 착공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특히 사회공헌캠퍼스 내 교육협력지원센터, 한국고등교육혁신센터 등은 배곧신도시를 교육특화 도시로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캠퍼스 이전과 별도로 서울대학병원 설립도 서울대와 시흥시, 보건복지부 등과의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8월 배곧신도시 내 최대 규모(2701가구)인 ‘시흥배곧한라비발디캠퍼스 1차’의 입주도 시작돼 상권형성과 유동인구 증가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음으로 규모가 큰 ‘시흥배곧한라비발디캠퍼스 2차’(2695가구)도 내년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주거단지 바로 옆 대교 건설…초등학교 앞 대로 화물차 쌩쌩 ‘생각만 해도 아찔’
교육특화도시로 주목을 받고 있는 배곧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서 성토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배곧대교 건설로 인한 ‘화물차 도로’ 논란 때문이다. 배곧대교는 시흥시 정왕동과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다리다. 경기만 해상구간을 1.89㎞의 교량으로 연결해 두 도시 간 통행로를 최단 거리화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지난 2014년 10월 한진중공업은 총 사업비 1845억원을 투입하는 배곧대교 민간투자사업을 시흥시에 제안했다. 이에 시는 2015년 9월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 적격성 조사를 의뢰했다.
지난해 8월 비용편익분석(B/C)이 1.05로 나옴에 따라 적격성조사를 최종 통과했다. KDI 예비타당성조사에서 B/C가 1.0을 넘을 경우 해당 사업은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시흥시는 올해 4월 최초제안자인 한진중공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진중공업은 최소운영수입보장과 재정보조금 없는 순수민간투자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내년 7월에 착공에 들어가 2022년 6월에 준공할 계획이다. 준공 후 30년간 통행료 수입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수익금을 창출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 측에 따르면 2030년 기준 일평균 교통량은 3만8543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배곧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배곧대교 사업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배곧대교가 건설될 경우 인천항으로 향하는 수많은 화물차들이 배곧신도시를 지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배곧대교 예정지가 신도시 최대 단지인 한라비발디캠퍼스 1, 2차 인근에 위치해 있어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스카이데일리 현장 취재 결과, 배곧대교 건설 예정지는 아파트 단지로부터 불과 100m 가량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다리의 시작점과 이어지는 도로 역시 아파트 단지 바로 앞을 지나고 있었다.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기존 인천 방면으로만 향했던 화물차량들이 시흥방면으로 분산 될 경우 해당 도로가 다리로 향하는 최단 거리가 된다. 결국 아파트 앞 도로가 화물차의 전용도로화 될 가능성이 높다. 교통 혼잡은 물론 소음, 진동, 공해 등에 피해가 불가피하다.
취재 중 만난 이성현(45·남) 씨는 “가끔 업무차 송도를 갈 때가 있는데 그곳은 이동이 불편할 정도로 화물차가 많다”며 “인천신항이 100% 가동이 안 됐는데도 이정도인데 시간이 지나면 화물차는 더 늘어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배곧대교가 생기면 송도로 향하는 화물차들 중 상당수가 우리집 앞을 지날 것인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염진호(37·남) 씨 역시 “사실 송도와 이어진다고 우리가 좋아지는 것은 많이 없다”며 “이 곳 주민들이 송도를 갈 일이 얼마나 있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대교 자체가 주민들이 아니라 화물차량들을 위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며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이 곳 주민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바로 학생들의 안전 문제였다. 현재 신도시 내 위치한 배곧한울초등학교는 도로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거주지역에서 초등학교를 가기 위해서는 이 도로를 건너야만 한다. 화물차의 경우 운전석이 높아 키가 작은 어린 학생에 대한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손민혜(37·여) 씨는 “다소 서울과 멀어지더라도 이곳으로 이사를 온 것은 교육을 위해서였다”며 “이는 대부분의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신도시라고 해서 왔는데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다른 어느 곳보다 많아지게 생겼다”고 꼬집었다.
일부 주민들은 대교 내 화물차 진입을 금지하거나 대교 위치를 변경하는 등의 대안까지 제시하는 상황이다. 한상규(52·남·가명) 씨는 “원안대로 진행될 경우 신도시 곳곳이 화물차의 주차장이 될 것이고 소음 등으로 생활환경은 급격하게 악화될 것이다”며 “대체 방안 없이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민설명회 당시 화물차 진입 금지 등이 거론됐지만 한진중공업 측의 수익성 문제 등으로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들었다”며 “거주지역이 아닌 제지공단 쪽으로 우회하도록 다리 위치를 옮기든지 조치가 꼭 취해져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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