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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청소년 숙박업소 출입 실태
교복 입은 여학생…야심한 밤 러브호텔 ‘무사통과’
원조교체·음주 등 청소년 범죄 온상…처벌 수위 높였지만 단속은 미비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22 17:46:28
현행법상 청소년들은 모텔, 호텔 등 숙박업소에서 혼숙을 할 수 없다. 동성 간 혹은 보호자가 동반할 경우에만 출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숙박업소가 음주, 성범죄 등 청소년들의 일탈 장소로 변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위법 행위 적발 시 최대 영업장 폐쇄 조치가 가능하지만 단속 자체가 부진하다보니 사실상 법이 없느니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청소년 숙박업소 불법 이용 실태와 문제점 등을 현장진단했다.

▲ 최근 청소년들이 연루된 사건·사고가 숙박업소에서 주로 발생하자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현행법상 청소년 혼숙이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출입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사진은 교복을 입은 한 여학생이 서울의 한 모텔에 출입하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청소년들의 숙박업소 출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스마트폰 어플이나 무인텔 등 청소년들이 숙박업소를 이용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제재 없이 드나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탓이다.
 
특히 숙박업소를 가출 이후 거주공간이나 불법 성매매 장소로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아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이에 밀폐된 공간인 숙박업소가 청소년 불법·범죄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소년 불법·범죄 노출되는 숙박업소…모텔 가기 위해 다양한 수법 동원
 
청소년들은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숙박업소 출입이 제한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숙박업소에 출입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청소년들의 숙박업소 출입 또한 점차 쉬워지는 추세다.
 
서울YMCA 청소년 유해환경감시단이 서울 종로구 관철동, 노원구 문화의 거리, 인천시 부평구 지하상가 및 공원 등 3개 지역에서 만난 청소년 1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숙박업소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8%(61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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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소에서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74%(45명)에 달했다. 숙박업소를 이용한 청소년 중 이성과 함께 찾은 경우는 42%(26명)나 됐다. 숙박업소 이용 청소년들은 주로 술을 마시거나(72%·44명) 친구들과 추억을 쌓기 위한 목적(82%·50명) 등으로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시내 번화가에 있는 숙박업소 밀집지역에는 주점·유흥업소 등이 모여 있다. 이들 지역은 성인 뿐 아니라 청소년들도 많이 모여든다. 숙박업소 밀집지역에서 유해환경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모텔 이곳저곳을 돌며 출입이 용이한 곳을 찾아내기도 한다. 사진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내 숙박업소 밀집지역 골목(위)과 신림동의 한 호텔·모텔 모습 ⓒ스카이데일리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 숙박업소 밀집지역을 찾아 숙박업소 관계자들에게 청소년 이용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신림동 숙박업소 밀집지역 일대는 청소년들을 포함해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빈번한 지역이다.
 
숙박업소 관계자들은 손님이 청소년으로 의심될 경우 무조건 신분증 검사를 요구한다고 설명하면서도 청소년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업소의 경우 일부러 눈감아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신림동 인근 모텔에서 15년 째 숙박업에 종사 중인 김진영(가명·남) 씨는 숙박업소 청소년 출입에 대해 “뭐든지 100%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청소년의 숙박업소 출입을 금지한다고 해도 은연중에 이뤄지고 있는 청소년 출입을 모두 걸러내긴 어려움을 시사했다.
 
김 씨는 “청소년으로 의심되면 신분증을 내달라고 요구한다”며 “보통 청소년으로 의심돼 신분증을 요구해 보면 20대 초반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성인과 계산을 하는 도중에 몰래 미성년자가 데스크를 지나쳐 간다면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김 씨에 따르면 성인 손님 한 명이 미리 방을 잡아 놓으면 청소년은 직원이 한 눈 파는 틈을 타 몰래 방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몰래 출입하는 청소년을 적발한 적이 몇 차례 있긴 하지만 전부 다 적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예약이 발달하면서 청소년을 걸러내는 게 더욱 어려워졌다.
 
김 씨는 “성인 명의로 된 스마트폰을 빌려 ‘여기어때’, ‘야놀자’ 등과 같은 숙박업소 예약 어플을 통해 예약하고 오는 손님들이 많다”며 “어플을 통해 성인인증을 했다고 해도 청소년으로 의심되는 경우가 아예 없진 않다”고 설명했다.
 
아동·청소년 관련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숙박업소 어플은 청소년들도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숙박업소 예약 과정에서 휴대전화 본인인증, 신용카드 결제 등 성인인증이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절차가 복잡하지 않아 청소년들도 손쉽게 예약이 가능하다.
 
굳이 스마트폰 예약이 아니더라도 청소년들의 숙박업소 이용 방법을 여럿 존재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업주가 청소년 출입을 막을 의지가 없는 경우다. 돈을 벌기 위해 청소년 혼숙을 알고도 모른 체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속속 생겨나고 있는 무인텔은 청소년 접근이 더욱 쉬운 편이다. 무인텔은 말 그대로 결제부터 이용까지 모든 과정이 직원과 대면 없이 오로지 자판기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용객이 성인이 아니더라도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전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청소년 숙박업소 불법 이용의 주범은 스마트폰 어플…교복 입어도 무사통과
 
▲ 최근 스마트폰 어플이나 무인텔 등을 이용한 청소년들의 숙박업소 출입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분증 확인 요구 등 숙박업소 직원에 의한 미성년자 확인 절차에 대한 부담감이 덜하기 때문이다. 서울 성북구의 한 무인텔에서는 교복을 입은 20대 여성이 1층부터 3층까지 이동하는 동안 아무도 붙잡지 않았다. 사진은 교복을 입은 20대 여성이 서울 성북구 한 무인텔에서 객실 결제 자판기 앞에 선 모습과 객실 문 앞까지 아무 제재 없이 도착한 모습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신림동과 서울 강북지역에서 만난 청소년들은 숙박업소 이용에 대해 거리낌 없는 모습을 보였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숙박업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숙박업소 어플을 활용하거나 신분증을 요구하지 않는 무인텔을 방문하는 등 출입 수법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림동에서 만난 지혁준(가명·17·남) 군은 “주변에 가출을 해서 모텔에서 생활하는 친구는 없지만 친구들끼리 술을 마시기 위해 모텔을 이용해 본 적이 있다”면서 “그렇게 한 번 가봤던 곳은 속칭 ‘뚫리는 곳’으로 인식되면서 지속적으로 이용하게 되는 편이다”고 말했다.
 
18세라고 밝힌 최민규(가명·남) 군은 “가끔씩 숙박업소 어플을 이용해 여자친구와 모텔에 가곤 한다”며 “한 번 가게 된 곳은 ‘다음에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계속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규모가 큰 호텔 같은 업소보다 조명이 밝지 않은 작은 모텔을 주로 간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만난 이영진(가명·18·남) 군도 “친구들과 놀기 위해 숙박업소를 찾아가곤 한다”며 “특히 숙박업소 어플을 스마트폰에 설치해 어플로 결제하지 않더라도 무인텔이 어디에 있는지 정보를 알 수 있어 (숙박업소에)갈 때마다 찾아본다”고 말했다.
 
무인텔 청소년 출입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밤 11시쯤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20대 여성과 함께 서울 성북구의 한 무인텔을 찾았다. 이곳은 자판기를 통해 결제를 한 뒤 방 열쇠를 받아 방까지 가면서 직원과 마주치지 않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결제 후 방까지 도착하는 동안 다른 손님을 만나지 않는다면 모텔을 이용하며 누구와도 마주칠 일이 없었다.
 
무인텔은 직원이 CCTV를 통해 밖을 감시하며 청소년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대 중반의 교복 입은 여성과 함께 객실 결제 자판기가 있는 1층 로비를 지나쳐 계단을 통해 3층까지 올라가 객실 문 앞까지 가 봤지만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다.
 
계단을 오르던 도중 2층에서 청소직원을 만났지만 교복 입은 여성을 의심스러운 눈길로 몇 차례 쳐다볼 뿐이었다. 외모와 관계없이 교복을 입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직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법 하지만 교복과 관련해 아무런 말도 없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다음 달 28일 성매매 등에 연루된 숙박업소는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3개월 △2차 위반 시 영업장 폐쇄 등의 내용이 담긴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행정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만으로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었던 만큼 숙박업소에 출입하는 청소년들의 불법 행위·범죄 노출 등을 다양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 예방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구강생활건강과 엄민영 주무관은 모텔 청소년 출입에 대해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청소년 보호법 등 청소년 관련 각 개별 법안을 위반한 경우에 (경찰로부터)사실을 통보 받으면 (숙박업소에 대해)처분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숙박업소 출입에 대한 사전 예방과 관련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서울YMCA 청소년 유해환경감시단 이은대 지도자는 “청소년 숙박업소 출입에 대해 여성가족부에 해결방안을 문의했는데 ‘업주가 어떻게든 막아줘야 한다’라는 식의 답변만 받았다”면서 “성인을 인증할 수 있는 무언가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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