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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타워크레인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는 구랍 27일부터 19일까지 ‘타워크레인 현장 합동 일제점검’에 돌입했다. 전국 공사장 300여곳에 설치된 타워크레인 495대에 대해 점검이 실시됐고 현장에서는 장비 불량 등 314건이 적발됐다. 대부분의 건설현장에서 문제점들이 발견된 셈이다.
적발 된 사항은 타워크레인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작업자 특별안전교육을 시행하지 않는 등 현장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곳이 있었으며 마스트 연결핀 규격이 기준에 미달하거나 볼트 조임 상태가 불량인 곳도 있었다. 타워크레인 근로자들은 건설현장의 기이한 구조가 이러한 문제들을 낳았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많은 타워크레인 대여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업체들의 사고이력 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로지 낮은 단가를 제시한 업체들만이 건설사들의 선택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단가를 맞추기 위해 업체들은 비싼 장비 보다는 값싼 부품들을 사용하게 된다.
크레인 해체 시 폐기해야 할 볼트와 너트를 수차례 재활용하거나 부품을 임의로 제작해 사용하는 경우, 제조사와 제조일자가 각기 다른 장비를 짜깁기해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몇 년간 건설업 호황으로 수주 몇 배로 늘면서 이러한 일은 빈번하게 벌어졌다는 게 타워크레인 운전사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또한 건설현장에서는 안전작업절차가 생략되는 경우도 많았다. 가령 현행법 상 공사현장에서는 중량물 취급 작업을 하는 경우 해체건물 구조와 주변 상황이 파악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교육을 받은 후 공사를 진행하게 돼 있다. 만에 하나 발생할지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환기하는 차원에서 마련한 매뉴얼이다.
하지만 일일이 신경 쓸 수 없다는 게 현장 근로자들의 입장이다. 한 타워크레인 운전사는 “건설사들이 3일 내로해야 한다면 하청업체들은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고 안전관리 다 따지면 공사기간을 맞출 수가 없다”며 “하지만 방심하고 올라갔다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타워크레인을 점검하는 안전검사업체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현재 타워크레인 안전검사는 국토교통부에서 지정한 6개의 안전검사업체에 의해 6개월에 한 번 씩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타워크레인 안전검사 통과율은 무려 97%에 달한다. 불합격률이 3% 이하인 셈이다. 이번에 정부에서 실시한 안전점검과도 큰 차이가 있다.
이 과정에서도 이상한 구조는 들어난다. 안전검사업체를 대여업체에서 선택할 수 있다. 타워크레인 대여업체들은 아무래도 합격률이 높은 안전검사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문제점들이 하나 둘 늘어나자 최근 정부는 타워크레인 사고이 일어날 경우 건설현장의 시공사인 건설사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건설사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구조개선이 필요하다.
지난해 공사현장에서는 타워크레인사고로 근로자 17명이 사망했다. 그들은 누군가의 아버지일 것이다. 이 같은 참사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건설사, 안전검사업체, 타워크레인대여업체 등 공사현장 관계자들의 자정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다.
[길해성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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