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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굿모닝대양 임희성 대표
“가난·사별·뇌종양 딛고 100억 매출 CEO됐죠”
남대문 시장 출신 청소용역업체 대표…집필·강연활동 등 긍정에너지 전파
배수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20 00:01:47
▲ 어린 나이에 생계를 위해 남대문 시장을 종횡무진 누볐던 임희성(사진) 굿모닝대양 대표는 갖은 고초를 겪은 후 청소용역업체를 설립했다. 현재 그가 경영을 맡고 있는 굿모닝대양은 연매출 100억원대의 건실한 기업으로 거듭났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예전에는 주력사업이 ‘청소용역업체’라고 하면 외부 인식이 굉장히 안 좋았어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았죠. 그렇지만 제가 가진 신념을 희석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누구나 공기의 소중함을 잘 모르잖아요. 저희가 하는 일도 마찬가지예요. 깨끗하지 않으면 돌아서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지만 치우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죠”
 
임희성(60·여) 굿모닝대양 대표는 가난했던 집안을 책임지기 위해 18살의 어린 나이에 생업에 뛰어든 이후 갖은 고초 끝에 지금은 1500여명의 직원이 소속돼 있는 사업체를 이끄는 여성CEO로 거듭났다. 스카이데일리가 극심한 가난과 미혼모의 굴레, 뇌종양이라는 운명의 무게를 감당하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특유의 긍정에너지로 지금의 성취를 일군 임 대표를 만났다.
 
지적장애 아버지 대신 18세부터 가장 노릇…결혼 초기 남편의 자살 시련 겪어
 
임 대표는 어린 시절 지적장애를 앓는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떠안았다. 등록금은커녕 4명이나 되는 동생들의 학업을 책임져야 했다. 그는 18세의 어린 나이에 남대문 시장의 한 아동복 매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포대에 가득 담긴 옷을 머리에 이고 시장 곳곳을 누볐다. 일처리가 야무지다는 이유로 시장 내에서는 ‘복덩이’로 불렸다. 22살에는 결혼 후  어린 딸도 얻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임 대표에게 끔찍한 비극이 찾아왔다. 군에 입대한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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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 없었어요. 아이에게 먹일 분유 값을 벌기 위해 더 열심히 일했어요. 그렇게 뛰어 다니다 보니 쌀값을 벌 수 있게 됐고 동생들 공부 시킬 돈도 마련할 수 있었어요. 물이 차는 반 지하에서 전세로, 차츰 넓은 집으로 이사를 했죠. 간절한 만큼 열심히 일했어요”
    
▲ 어린 시절부터 가장 역할을 해야했던 임희성(사진) 대표는 남편을 잃는 아픔과 뇌종양 판정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했다. 모진 시련을 겪은 그는 하루하루 건강하고 의미 있게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그러던 중 임 대표는 여동생 남편(제부)의 제안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13년간의 남대문시장 생활을 정리하고 1993년 아파트 등 건축물 청소전문 업체인 대양기업(현·굿모닝대양)을 설립했다. 사업 초기, 남대문시장에서 일하며 터득한 사교성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청소 일감을 하나 둘 늘려 나갔다.
 
“여자가 청소용역사업에 뛰어든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당시 만해도 청소용역업체에 대한 인식은 좋은 편이 아니었죠. 하지만 저는 제 일에 자부심이 컸어요. 일감을 따오면 일자리가 생겨난다는 일념을 가지고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일을 주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굴지의 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던 IMF 외환위기 시절 그의 사업은 오히려 순풍에 돛 단 배처럼 순항했다. 굿모닝대양은 서울·수도권 지역은 물론 인천·제주·수원·수안보 등 전국 곳곳에 거래처를 하나 둘 늘려나갔다. 마침내 연 매출 100억원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쁨은 잠깐이었다. 여성CEO로 승승장구 하던 임 대표는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2002년경 이었어요. 운전을 하던 중에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더니 눈앞이 캄캄하게 변하더라고요. 노안이 빨리 온 거라고 생각하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뇌종양 판정을 받았죠. 시신경이 눌려서 시야가 흐릿했던 것이었죠. 병원에서는 종양이 시신경을 지나고 있어 수술은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저는 뇌종양 판정을 받고도 우울해하거나 의기소침해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금방 죽겠다 싶으니까 마음이 급해지더라고요. 제가 없으면 가족들을 책임질 사람이 없잖아요. 돈을 더 빨리, 많이 벌어야 겠다 싶었죠. 제가 없어도 가족들이 마음 놓고 지낼 수 있도록 경제적인 안정을 일궈놓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어요”
 
조급함은 또 다른 시련을 불러왔다.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한 탓에 5년 만에 20억원을 탕진하는 위기를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뇌종양은 물론 사업의 굴곡 또한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 임희성 대표는 현재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전달하는 전문 강사로 활약 중이다. 사진은 강연하는 임희성 대표의 모습. [사진=임희성 대표 제공]
 
“애초에 저는 ‘무(無)’에서 시작했잖아요. 처음부터 시작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각오를 다졌죠. 사옥을 정리하고 회사 몸집도 차츰 줄였어요.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고 보니 달랑 사무실 하나 남더라고요.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했죠. 그와 동시에 예전에 스스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돌아봤어요. 어렸을 때 등록금을 못 내서 친구들에게 멸시 당했던 기억과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더해지니까 공부가 하고 싶더라고요”
 
건강악화·사업위기 속에서도 재도약 발판, 집필·강연 활동 등 희망전도사 역할 톡톡
 
건강 악화와 사업의 위기는 임 대표에게 새로운 기회가 됐다. 임 대표는 늦은 나이에 대학에 진학했다. 경영과 학업을 병행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는 다시 과거와 비슷한 매출을 회복했다. 그 과정에서 대학교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글쓰기를 배우기도 했는데 그것이 계기가 돼 직접 자서전을 집필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말 자서전 ‘계단을 닦는 CEO’를 출간했다.
 
“아버지가 지적장애를 앓았다면, 저는 정신적으로 장애를 앓고 있었더라고요. 주변에서 저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책을 써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의했을 때 처음에는 선뜻 수락하지 못했어요. 가족들에게는 감추고 싶은 치부, 아픔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보다 더 힘든 사람이 많더라고요. 그들에게 ‘나도 사니까 당신도 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용기를 내서 책을 쓰기로 결심했죠. 책을 쓰는 내내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긴 터널에서 좀 더 일찍 빠져나와 빛을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뿐 이었죠”
 
임 대표가 직접 쓴 자서전에는 지적장애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가난을 떨쳐버리고 싶었던 어린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남대문 시장을 뛰어다녔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지금까지 벌어들인 300만원 상당의 인세는 모두 미혼모 단체에 기부했다.
 
최근 임 대표는 여러 기관과 단체, 기업 등의 초청을 받아 강연활동도 펼치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다.
 
“남들보다 돋보이겠다는 마음은 없어요. 식물로 치면 저는 뿌리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뿌리가 죽지 않는 이상 언젠가 꽃은 핀다는 믿음 때문이죠. 제가 하는 사업도 마찬가지에요. 다른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는 거잖아요. 이건 굉장히 대단한 일이예요. 스스로가 필요한 존재라는 걸 깨달으면 인생은 재미있게 살 수 있어요”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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