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통계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 재학생은 총 588만2790명으로 2011년 698만6847명 대비 110만4057명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45만9634명, 중학생 45만3082명, 고등학생 19만1341명 등이 각각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게 교육계 안팎의 중론이다. 교육부가 학교신설을 억제하고 이전·폐교를 결정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통계와 현실과의 괴리감 때문에 이전·폐교가 결정된 지역 내에서 적지 않은 잡음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서울의 ‘서초고등학교’, ‘서울염강초등학교’ 등 두 학교 학부모들도 서울시 교육청과 갈등을 빚고 있다. 교육청은 학생 수를 감소를 이유로 이전과 폐교를 결정했지만 학부모들은 아이들 피해가 우려된다며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학교 이전·폐지가 결정된 학교의 현재 상황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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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특별시 교육청이 초·중·고 이전·폐지와 관련해 탁상행정 논란에 휩싸였다. 학부모들은 이해당사자들과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교육청의 일방적인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논란이 촉발된 계기는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초고등학교(이하·서초고)’, 강서구 가양동 소재 ‘서울염강초등학교(이하·염강초)’ 등 두 곳 학교의 이전 결정이다. 서초고는 이전, 염강초는 폐교가 각각 결정됐다. 학부모들을 포함한 이 일대 주민들은 교육청의 갑작스러운 통보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서초고등학교 이전…“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적인 이전 통보, 납득하기 어려워”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서초고등학교를 잠원동으로 이전하는 계획이 사실상 확정됐다. 교육당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시교육청은 서초동 일대에서 서초고 이전에 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서초고를 2022년 잠원동 71-10 일대 잠원 스포츠파크 테니스장 1만1608㎡ 부지로 이전한다는 것이 이날 설명회의 주된 내용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초고를 잠원동으로 이전해 지역 내 학교배치 편중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잠원동은 아파트 단지 규모에 비해 고등학교가 부족해 서초고 유치를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서초구청과 서울교육청 등도 부지와 재련 마련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존 서초고가 자리한 서초동 일대 학부모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서초고 이전 시 남학생들은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여학생이 갈 수 있는 학교는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서초·방배동 주거지 인근엔 서초고·서울고·상문고 등 일반고가 3곳 있다. 이 중 서초고만 남녀공학이다.
중학생 자녀를 둔 김현수(49·남) 씨는 “현재 서초동에는 서울고·상문고 남고는 두 곳이나 있지만 여학생이 갈 수 있는 학교는 서초고뿐이다”며 “그것도 배분배율은 55%에 그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멀리 떨어진 학교를 다닌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가까운 방배동에 있는 동덕여고의 경우 대중교통으로 30분이 걸린다”며 “이 지역에 남학생들만 사는 것도 아니고 아무래도 여학생은 서초구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초동 주민들은 합리적인 설명이나 설득 없이 결정된 교육청의 일방적인 통보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에 있던 학교를 이전하는 방안 대신 잠원동에 새로운 고등학교 건립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교육청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서초동 역시 주변 인구 감소 학생 감소를 감안했기 때문에 신설은 힘들다”며 “다만 지금 당장 서초고가 이전한다는 것은 아니며 현재 이전 이후 학생배치·통학방안 등을 마련하고자 주민의견 수렴을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염강초등학교 폐지…“인근 학교 도보로 30분 거리, 1학년이 어떻게 통학하나”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서울염강초등학교는 폐교가 결정됐다. 염강초 학부모들은 멀쩡한 학교를 없애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관련 게시물의 동의율은 670명을 넘어섰다.
앞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지난 2016년 말 202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30학급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마곡지구 제2중학교 건립을 확정하면서 인근 공진중학교와 송정중학교, 염강초등학교 등 3곳의 폐교를 권고했다.
이번 염강초 폐교를 추진한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은 “마곡 지구에 중학교 신설 수요가 발생하면서 도심지역 중 학생이 많이 줄어드는 학교를 선정했다”며 “폐교를 위해 학교를 자주 방문해 답사했고 교장 선생님과 몇 차례 얘기도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정작 이해당사자들과는 전혀 사전에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지영(35·여) 씨는 “교사들 퇴근 후에 아무도 없는 학교에 왔다가 가는 게 답사를 나오는 방법이냐”며 “당사자인 학부모와 학생 동의 없이 초등학교 폐교 절차를 밝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 거면 올해 1학년은 받지 말았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현재 교육부 기준 총원 240명 이하 초등학교는 폐교 조치 검토대상이다. 인근 학교에서 학생들이 도보로 등교할 수 있는 거리에 학교가 있어서 분산수용도 가능해야 한다. 염강초교가 폐교가 될 경우 이 학교 학생들은 인근에 있는 가양초·염경초·염창초 등의 학교로 재배정되게 된다.
1학년 자녀를 둔 이현경(35·여) 씨는 “10일 전에 학교가 폐지된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특히 인근 학교로 배정되게 되면 도보로 30분, 대중교통을 이동하더라도 2~3정거장 거리인데 1학년 아이들을 어떻게 통학시키라는 얘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육청의 펜대와 통계 논리로만 펼치는 탁상행정은 즉각 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애우를 둔 김선경(34·가명) 씨는 “다른 학교에 비해 염강초가 장애학생들 비율이 높은데 갑자기 전학을 하게 되면 학교 적응부터 걱정된다”며 “일반학생들과 장애우들이 함께 생활하며 배려심도 배웠었는데 소규모 학교라는 이유만으로 폐교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은 앞으로 학부모들과 협의를 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이지만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염강초 학부모들은 교육청 등 해당기관들이 제대로 된 설득과 대안이 나올 때까지 피켓시위 등을 하는 등 학부모들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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