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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국가경제 위협하는 강성노조(下)
강성노조 안하무인 밥그릇 투쟁에 시민들 뿔났다
도로점령·고성방가 넘어 기업·국가 이미지 훼손…시민들 “제발 그만 좀”
나수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13 17:42:14
‘노동조합’의 본질은 노동조건 개선 및 노동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파업은 그들이 지닌 일종의 무기다. 사용자들에 자신들의 권리를 관철시키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한 셈이다. 노조의 쟁의는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권익향상에 일부 기여를 하긴 했지만 최근 들어 점차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오히려 비판을 사는 경우가 더욱 많다. 본래의 취지를 잊고 과도한 이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측과의 상호협력이 아닌 일방적인 요구·투쟁으로 점철되면서 기업, 나아가 국가경제까지 위태롭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노조 파업으로 인한 사회적 여파와 이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을 취재했다.

▲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과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자 만들어진 단체다. 하지만 일부 기업의 ‘강성노조’는 노동조합의 본래 취지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에서 쌍용자동차를 대상으로 시위활동을 펼치는 노동조합 모습 ⓒ스카이데일리
 
일부 대기업 노조의 수위 높은 파업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강성노조’라 불리는 이들의 과도하고 과격한 시위활동이 점차 회사와 노동자의 공존이 아닌 독단적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성노조의 행태는 해당 기업 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에서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려는 특히 더해지고 있다.
 
눈 감고 귀 막고 제 말만…기업 넘어 국가 이미지 실추 심각
 
서울시청광장 인근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정부기관 등이 몰려있어 상시 유동인구가 높은 곳이다. 호텔·게스트하우스 등이 곳곳에 자리하고 덕수궁, 경복궁 등을 비롯한 관광지가 위치해 있어 외국인 유동인구가 특히 많다. 일대 지역에선 대기업 본사가 몰려 있다 보니 파업을 비롯한 각종 시위가 빈번하게 열리기도 한다.
 
최근 이곳에서는 쌍용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이뤄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현장을 찾았을 때 충돌은 아니었으나 노조와 경찰병력 간에 대치상태가 연출되고 있었다. 자극적인 문구의 현수막들이 곳곳에 내걸려있었다. 시민들은 통행에 제약을 받아야만 했다. 외국인관광객들도 흥미롭게 지켜보며 왜 이들이 거리에 나섰는지 자신들끼리 추측하거나 가이드 등에 묻는 풍경이 연출됐다.
 
도심 한복판에서의 파업 행위에 대해 상당수 시민들은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만난 김갑숙(51·여) 씨는 “인도 일부를 점거한 채 거리 한복판에서 시위를 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무서운 분위기가 조성될 수밖에 없다”며 “기업이 잘 돼야 결국엔 일하는 이들도 풍족할 수 있는데 너무 자기들 말만 하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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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현장을 장시간 지켜보던 최진(39·여) 씨도 “어쩔 수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면 기업 나름의 입장이 있을 것이다”면서 “최근 대기업들도 상황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타 근로자에 비해 우수한 처우를 받는 이들이 양보하고 고비를 넘길 생각을 해야하는데 지금의 모습은 무작정 떼를 쓰는 모습으로 비춰진다”는 견해를 보였다.
 
▲ 서울 도심에서는 강성노조의 시위현장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노조는 파업·투쟁 등 다소 강압적인 방법으로 사측과 합의점을 찾으려 하는 경향이 짙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SK본사 건물 앞서 노동조합 시위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본사 앞서 인도 위에 시위 현수막을 세워나 시민의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는 모습, 서울 광화문 광장 앞 금속노조가 시위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 서울시 중구에 쌍용자동차에 대한 시위 현수막을 쳐다보고 있는 외국인 모습 ⓒ스카이데일리
  
단체관광에 나선 외국인들도 시위에 나선 노조와 가이드를 번갈아보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설명을 들을 뒤 이내 자신들끼리 숙덕거렸다. 가이드들은 익숙하다는 듯 설명을 해준 뒤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몇몇 외국인들에 이 같은 광경에 대한 견해를 묻자 대부분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
 
필리핀에서 왔다는 관광객 제인방기방(37·여) 씨는 “한국기업이 나쁜 짓을 한 것이냐”며 오히려 되묻더니 이내 “한국에 올 때마다 비슷한 광경을 보게 되는 것 같은데 솔직히 이제는 한국과 한국기업들이 악덕이라 생각든다”고 언급했다.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소재 주요 대기업 본사 앞에서도 다양한 시위가 이뤄졌다. SK그룹 앞에서는 정규직전환·부당해고 등의 푯말을 내걸고 시위활동을 벌이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을 지나는 행인들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시위방식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전했다.
 
SK그룹 서린동 본사 앞에서 만난 백성준(58·남)씨는 “억울하고 부당한 일에 맞서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나 시민들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며 “통행에 불편을 끼치고 소음공해까지 가하는 방식의 전투적인 시위방식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호 긍정적인 협력이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영위기 현대중공업 일감 바닥…노조 제 배 불리기 급급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부 노조가 사측에 무리한 요구를 계속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영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고통의 분담 대신 자신들의 처우 개선만을 바라는 일부 대기업 노조의 행태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이었다. 상생과 공생을 명분삼아 내세운 파업의 이면이 다소 독선으로 비춰진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현대중공업은 수주절벽의 상황을 맞아 일부 조선소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심각한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2014년부터 5년 연속 노조의 파업이 실시됐으며 최근에는 기존노조와 더불어 비정규직노조, 하청노조 등이 연합까지 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 현대중공업은 현재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사측의 경영상황은 외면한 채 자신들이 필요한 사항들을 무리하게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진은 서울 광화문 광장 앞 금속노동조합이 시위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7.94% 인상 △성과급 250% 이상 지급 △자기개발시간 10시간 추가 △정규직과 동일한 자녀 학자금지원 등을 요구 중이다. 이러한 노조의 요구에 국민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성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노동조합 관련 국민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응답자 중 60.5%가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내 노조의 문제점으로는 ‘고용세습 등 불합리한 관행(32.4%)’이 가장 많았다. △폭력집회 등 강경 투쟁 27.6% △노조 근로자만을 대변 18.6% △근로조건 개선보다 사회적 이슈에 집중이 16.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시위현장 인근에서 만난 두경구(49·남)씨는 “묵살돼 온 인권을 위해 투쟁했던 과거의 노조와 오늘날의 노조는 외부에서 보기에 분명 다르게 느껴진다”며 “노조가 주변이나 회사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자신들 입장만 내세우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일감 부족은 특정 업체만이 아닌 우리나라가 처하게 된 현실이다”며 “문을 닫는 조선소들이 속속 나오는 상황에서 노사 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현대중공업 노조는 고통분담을 거부한 채 파업과 투쟁형식의 시위와 더불어 무리한 요구를 종용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고려대 노동대학원 김성희 교수는 “조합원의 이해대변은 노동조합의 기본 속성의 하나이긴 하나 사회 연대의 추구라는 노동조합의 역사적 역할을 망각 안 된다”며 “기업별 노조는 좁은 울타리의 이익만 챙기는 실리주의로 귀결될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노조가 노사관계에 있어 그동안 전형적인 투쟁의 후진국형 행태를 보여 왔는데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나수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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