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헤드라인 뉴스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인동초]-기우진 러블리페이퍼 대표

“버려진 종이 생명 부여해 노인생계 지원하죠”

사업 망하는 게 목표인 ‘이상한’ 사업가…“노년층 문제 관심필요”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2-04 00:05:00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우진 러블리페이퍼 대표(사진)는 폐지를 힘겹게 이고 가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고 문제 의식을 느꼈다. 폐지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러블리페이퍼를 탄생시켰다. 현재 러블리페이퍼는 어르신들로부터 비싼 값에 폐지를 구입해 공예품을 만들고 팔아 수익을 창출한다. 이 수익은 어르신들을 돕는 데 사용된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폐지를 수거하는 어르신들로부터 비싸게 폐지를 구입해 그분들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드라고 있어요. 저희는 구입한 이 폐지들을 이용해 각종 공예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 모델로 이윤을 창출하고 있고요. 갈수록 폐지의 가격이 떨어져 어르신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요. 그분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러블리페이퍼가 탄생했죠”
 
사회적기업인 러블리페이퍼의 기우진(36·남) 대표는 몇 년 전 길을 가다 우연히 수레 한가득 폐지더미를 끌고 가는 어르신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본인의 몸보다 몇 배는 더 커 보이는 짐을 끌고 가는 어르신의 모습에 기우진 대표는 쉽게 발걸음을 뗄 수 없었다.
 
평소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던 그는 ‘어르신들이 저렇게 큰 짐을 매일 나르는 데도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이 의문이 러블리페이퍼의 시작이었다. 기 대표는 러블리페이퍼를 통해 폐지 줍는 어르신들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폐지사업…비싼 값에 폐지 구입해 어르신 생계 지원
 
“러블리페이퍼의 시작은 3개월 짜리 단기 프로젝트였어요. 폐지로 만든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려 판매한 뒤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어르신들을 돕고자 했죠. 제 생각에 공감해준 5명의 대학생과 함께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재능을 기부해줄 작가들을 모집했죠. 그런데 재능기부에 참여하겠다는 작가가 150여명이나 모였어요”
 
“생각 이상으로 사업에 힘을 보태주는 사람들이 모인 셈이죠. 사업은 생각보다 커졌고 3개월 짜리 프로젝트는 1년으로 연장됐습니다. 1번 정도 진행할 계획이던 전시회도 4번이나 열었구요. 그리고 저희 아이디어를 눈여겨본 분들이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할만한 아이디어라며 조언 해주셨고 비로소 오늘날의 러블리페이퍼가 탄생하게 된거죠”
 
러블리페이퍼의 문을 연 기 대표는 해당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지역 학교 등을 방문하며 폐지를 기부 받았다. 기부 받은 폐지는 곧 공예품으로 변신하며 상품으로 팔려나갔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어르신들의 생필품 등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 하지만 해당 모델만으론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엔 어려움 뒤따랐다.
 
“생필품을 지원하는 것만으론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없었어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주운 폐지를 직접 구매하기로 결정했죠. 시중 가격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요. 폐지의 시중 가격이 1kg당 40원 정도 하는데 저희는 1kg에 1000원 정도의 가격을 주고 폐지를 구매하죠. 그러면 폐지를 판매하는 어르신의 경제적 문제를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는 셈이죠. 전과 마찬가지로 그 폐지로 공예품을 만들고 판매해 마련한 수익금으로는 어르신들의 생필품을 지원하고요”
 
▲ 러블리페이퍼는 폐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수익은 어르신들을 돕는데 사용된다. 러블리페이퍼는 어르신들에게 쌀, 방한복, 방충망 등 각종 생필품을 지원한다. 사진은 러블리페이퍼의 물품지원 활동 모습 [사진=러블리페이퍼]
 
독특한 사업 모델로 어르신들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기 대표지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우선 사업 규모가 너무 작다는 점이 안타깝다. 러블리페이퍼는 현재 인근의 한 가정으로부터만 폐지를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계 지원 역시 지역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회사의 규모가 크지 않고 자본과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폐지를 구입하는데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회사 사정상 전국에 있는 어려운 어르신들을 돕기엔 한계가 있어요. 다만 회사가 위치한 인천지역의 어르신들을 돕는 데 그치는 수준이죠. 아직은 초기 단계라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비즈니스 모델에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죠”
 
기우진 대표는 러블리페이퍼의 사업을 확장시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노년의 어르신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장시키고 싶은 꿈은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회적인 관심이 뒤따라야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1kg당 140원 하던 폐지의 가격이 이제는 40원선까지 떨어졌어요. 어르신들이 하루 종일 일해도 1만원을 손에 쥘까말까 하다는 거죠. 그나마도 고물상이 이 폐지들을 구입하지 않으면 돈을 벌수가 없어요”
 
“만일 이분들이 폐지를 줍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보통 한 학교에서 일주일간 배출되는 폐 쓰레기가 300kg 정도에요. 전국적으로 따지면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죠. 그 폐지들이 길거리에 나뒹군다고 생각해보세요. 거리는 엉망이 되겠죠. 지금 그 쓰레기들을 어르신들이 싼값에 치워주시고 있는 셈이죠.
 
그분들이 나서지 않으면 정부나 지자체는 새롭게 미화원을 선발해 쓰레기를 치우도록 해야 할 겁니다.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죠. 현재의 이 상황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그분들의 행동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해요”
 
본업은 교사…회사가 망하길 꿈꾸는 ‘괴짜’ 사업가
 
기 대표가 이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남다른 안목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의 독특한 이력 덕분이다. 군 전역 후, 25살이란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결혼한 그는 CCTV관련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난다. 하지만 CCTV관련 사업은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정수기 영업, 과외 등으로 생계를 마련하며 중국 생활을 이어왔다..
 
▲ 기 대표는 언젠가 러블리페이퍼가 망하는 꿈을 꾸고 있다. 자신이 느낀 사회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며 사회가 더 이상 러블리페이퍼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길 바라는 것이다. 기 대표는 정부와 사회가 폐지 수거 어르신들이 처한 문제에 보다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함을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2008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중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어중문학과로 적을 옮기고 공부에 매진했다. 아울러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학원에서 사회와 한국사 등을 가르쳤다. 2011년부터는 인천시 부평구의 기독교대안학교인 ‘푸른꿈비전스쿨’에서 교사로 일을 했다. 처음엔 과목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가리키던 그는 현재 한국사 선생님으로 우리의 역사를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다.
 
“사실 러블리페이퍼 대표보다 교사가 본업에 가까워요. 학교에서 번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사업에 투자했으니까요. 교사는 청소년들의 관계성 분야에 관심이 많다보니 교사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러블리페이퍼의 궁극적인 목표는 ‘러블리페이퍼가 망하는 것’이다. 폐지와 관련한 어르신들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돼 더 이상 회사가 필요 없어지는 걸 꿈꾼다. 사회가 노년층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 방안이 마련되면 러블리페이퍼는 문을 닫을 생각이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이기도 한 그는 약 2년 후 선교 활동을 떠날 생각이다.
 
“러블리페이퍼를 통해 폐지와 관련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싶다는 바람은 있죠. 하지만 꼭 저희가 정답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했듯 어르신들이 작정하고 폐지를 줍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가 발생해요. 전국에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만 175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분들이 처한 상황에 관심을 갖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해요. 러블리페이퍼는 이 문제를 환기시키는 하나의 스피커라고 생각해요. 다만 정부와 사회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다 함께 정답을 찾아가면 좋겠어요”
 
“현재 전문 경영을 맡아줄 공동대표를 찾고 있어요. 저는 회사를 확장하고 보다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엔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2년 뒤에는 회사 운영을 공동대표에게 맡기고 선교활동을 떠날 계획이에요. 최종 목표는 러블리페이퍼가 망하는 걸 지켜보는 것이고요.
 
저 뿐 아니라 러블리페이퍼 구성원 모두가 그 꿈을 꾸고 있습니다. 문제가 완전히 해결돼 더 이상 저희가 필요가 없어지고 회사가 망하는 것. 이 보다 멋진 일이 있을까요”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신문 ⓒ스카이데일리]

  • 좋아요
    1

  • 감동이예요
    1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공유경제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표죠”
다문화사회·사회적 경제·공유경제에 관한 교육...

미세먼지 (2018-12-11 07:30 기준)

  • 서울
  •  
(양호 : 37)
  • 부산
  •  
(좋음 : 22)
  • 대구
  •  
(보통 : 47)
  • 인천
  •  
(보통 : 41)
  • 광주
  •  
(좋음 : 28)
  • 대전
  •  
(보통 :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