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현안마다 여·야 간 입장차가 뚜렷해 또 다시 빈손 국회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여·야 5당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풀어야 할 주요 쟁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사립유치원 관련 법안 △공공부분 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 △탄력근로제 등이다. 이번 임시국회는 특히 자유한국당 새로운 협상대표인 나경원 원내대표의 정치력을 시험하는 계기로 평가돼 더욱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합의했지만 해석 판이…협상 시작부터 난관 봉착
여야 5당은 지난 15일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가까스로 합의점을 찾았다. 주요 내용으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적극 검토 △비례대표 확대 및 비례·지역구 의석비율, 의원정수(10% 이내 확대 여부 등 포함해 검토), 지역구 의원선출 방식 등의 정개특위 합의 이행 등이다.
또 △석패율제 등 지역구도 완화를 위한 제도도입 적극 검토 △선거제도 개혁 관련법안, 1월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 △정개특위 활동시한 연장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 개정과 동시에 권력구조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논의 시작 등도 합의된 내용이다.
하지만 합의 이틀 만에 합의내용을 놓고 각 당의 해석과 입장이 상이해 쟁점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기본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의원 수 확대에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대표는 17일 “정개특위에서 선거법과 관련한 논의를 충분히 해서 결론을 내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선거제 개편은 국회에서 논의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동의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의원정수 확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자유한국당은 ‘합의사항을 뒤집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합의문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선거구제에 대해 앞으로 자유한국당이 열린 자세로 검토하겠다는 합의에 불과하다”며 “선거구제에 관해 동의해 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해 의원 정수의 확대가 불가피한데 합의문 안에도 의원 정수 확대 여부라고 돼 있지, 확대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전혀 합의한 바가 없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며 단식까지 불사했던 야 3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벌써부터 민주당과 한국당 일부에서 합의문과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신의다”며 “5당이 합의하고, 대통령이 지지한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의 김관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12월말까지 정개특위에서 합의안을 마련하는 것은 비민주적 발상이다’, ‘여야 대표들끼리 정치적으로 선거법문제를 협상하자는 것인데 정말 선거법을 개정하고 싶다면 의원모두와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참으로 유감이고 개탄스럽다”고 피력했다.
민주평화당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를 무산시키거나 혼합형 같은 것을 추진하려 한다면 야3당은 시민사회와 함께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며 날을 세웠다. 정의당 역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이정미 대표가 단식을 끝낸 지 하루 만에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딴 말을 하고 나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고위관계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당 지지율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은 자신들의 의석을 야3당에 떼어주는 셈이어서 주저하고 있다”며 “반면 지지율이 낮은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를 치를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어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반면 야 3당의 입장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당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며 “정당마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쉽사리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유치원 3법, 공공부문 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 탄력근로제 등 여야 합의 요원
여야가 이번 입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한 사립유치원 관련 법안 역시 합의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 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유치원 비리근절 3법’은 이번에 꼭 처리해야 한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이 다시 약속한 만큼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통해 반드시 처리할 것을 기대하겠다”고 압박했다. 법안 처리에 민주당은 자유한국당과의 협의가 무산될 경우 바른미래당과의 협의를 통해 통과시킨다는 강경 입장이다.
자유한국당은 ‘사유재산 보장’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국민의 비난여론을 의식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해당사자로 얽혀있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지만 나 원대대표는 “치졸한 정치공세”라며 반박하고 있다. 특히 나 원내대표의 부친은 화곡중·화곡고·화곡여상 등을 운영하는 홍신학원 이사장을, 동생은 홍신유치원 원장을 맡고 있다.
공공부분 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 역시 조사 범위를 놓고 여야가 첨예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서울시를 국정조사 주 대상으로 하고 2015년 이후 공공기관 채용비리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박원순 서울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민주당은 서울시 교통공사와 강원랜드가 명확하게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결과로 분석된다.
탄력근로제와 관련 민주당은 현행 3개월에서 최장 6개월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자유한국당은 1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시행시기도 민주당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논의를 지켜보자는 입장인데 반해 자유한국당은 연내 처리를 고수하고 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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