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도 유독 아파트의 인기가 높은 나라로 꼽힌다. 전 국민의 약 60% 가량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아파트에 산다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반열에 올랐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파트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남다르다. 미국이나 유럽 등과 같이 단순 거주공간으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인식되곤 한다. 단지 내에 헬스장, 수영장, 골프연습장 등의 편의시설과 더불어 이웃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도 존재한다. 지인이나 방문자들을 위한 방문자 숙소를 갖춘 곳까지 등장했다.
아파트의 개념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진화하고 있다. 단순 편의시설뿐 아니라 입주민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와 공간이 제공된다. 맞벌이부부 자녀들을 위한 영어교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조식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한식·양식 등 다채로운 메뉴의 아침식사 제공…“호텔이야 아파트야”
2017년 5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성동구의 트리마제는 국내 최초로 조식서비스를 실시한 아파트다. 입주민들을 위해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아침식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근 준비에 바빠 아침식사를 준비할 틈이 없는 맞벌이 부부나 회사원들의 이용도가 높은 편이다. 한 끼 당 가격은 6000~7000원 정도다.
조식서비스는 트리마제가 분양 당시 내세운 특화 서비스 중 하나다. 조식서비스 외에 세탁실 운영, 전기차 충전 및 차량 렌트 시설, 사우나 시설 등도 이곳만의 특화 서비스다. 기존에 없던 차별화 된 서비스를 내세운 덕분에 분양 조기 완판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트리마제의 박성빈 관리팀장은 “처음 조식서비스를 할 때는 수익성에 대한 부분에 의문부호가 붙었지만 지금은 재입찰에 6개 업체가 참가할 정도로 인기 서비스가 됐다”며 “조식서비스를 통해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상승했음은 물론 올해부터는 메뉴를 다양화해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트리마제 조식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다른 아파트들도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는 추세다.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 리체의 경우 오전 6시 30부터 오전 8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조식서비스를 제공한다. 주 이용고객은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이나 회사원들이다. 샌드위치와 샐러드, 죽 등이 제공된다. 반포 리체는 주 단위로 음식의 선호도를 조사해 비인기 메뉴는 제외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개포주공 8단지 아파트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자이 개포’ 역시 조시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현대백화점그룹 식품부와 연계해 입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조식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대림산업이 위례에 분양한 ‘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 역시 입주민들을 위한 조식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영어교육, 메디컬서비스, 미세먼지 원천차단 등 입주민만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
최근에는 아이들의 위한 교육에 중점을 둔 특화단지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GS건설이 안산에 분양한 ‘그랑시티 자이’는 단지 내부에 ‘YBM영어교실’과 ‘영어도서관’ 등의 영어리딩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YBM과 협업을 통해 이뤄지는 ‘YBM영어커뮤니티’는 그랑시티자이 입주민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유치부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YBM영어교실은 유치부와 초등부를 합쳐 24개 클래스 규모로 진행된다. 약 300여명 규모다. 외국인을 포함한 전문 강사가 투입된 한 차원 높은 교육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지난 3월 춘천시 온의동에 분양한 ‘춘천센트럴푸르지오2차’ 역시 교육특화단지다. 대우건설이 춘천 최초로 조성하는 교육특화단지에서는 입주민 가족의 유치원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교실이 무상으로 진행된다. 영어교육기업인 YBM이 전개하는 영어교실에는 원어민을 포함한 전문 강사가 배치된다. 입주민들은 차별화된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교육 외에 실생활에 필요한 의료·건강 등을 특화시킨 단지들도 등장하고 있다. 한화건설이 올해 1월 인천 미추홀구에 분양한 ‘인천 미추홀꿈에그린’은 단지 내부에 병원과 복합몰이 들어서 있어 다이렉트 메디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단지는 인천 최초의 신개념 메디&라이프 단지로 단지 내부에 지상 3~14층 규모의 메디컬 센터가 마련돼 있다.
입주민의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은 아파트 단지도 등장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7월 경기도 부천시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중동’은 미세먼지 특화단지로 조성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아파트에 미세먼지의 세대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에어샤워 시스템 ▲주방하부급기 시스템 ▲H-SUPER 공기청정 시스템 등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 3종을 도입했다.
‘에어샤워 시스템’은 세대 현관 천정에 설치되는 에어샤워기가 강한 공기바람을 이용해 미세먼지를 털어낸 후 흡입하는 장치다. 진공 흡입 장치를 사용해 옷이나 신발 등에 흡착된 미세먼지를 제거해 미세먼지가 세대 내로 유입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건설사들이 특화아파트에 주력하는 이유로 타 브랜드나 타 지역과 구별할 수 있는 특수성을 갖추기 위한 목적을 꼽고 있다. 분양 과정에서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홍보 효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특화아파트의 장점으로 꼽힌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는 전 국민의 60% 이상이 거주할 만큼 가장 대표적인 주거형태다”며 “아파트에 첨단 시설과 편의시설이 더해지는 지금의 상황은 주거환경이 갈수록 진화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분양이 대부분 선 분양 방식으로 이뤄지다 보니 건설사 입장에선 홍보를 극대화하기 위해, 반대로 이용자의 입장에선 주거환경 만족도를 최대화하기 위해 특화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이다”며 “거주 인구나 연령 등을 고려한 특화 단지는 앞으로 꾸준히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철규 기자 / 행동이 빠른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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