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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가 고조됐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향적인 태도에 많은 국민들은 전쟁 없는 한반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한반도에는 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다양한 협의를 통해 북핵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다시 시작된 북한의 도발과 그로 인한 남북관계 경직 등으로 인해 전쟁 위협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애초부터 전쟁 없는 한반도는 기대하기 어려운 이상에 가까웠다고 진단한다. 협상에 나선 북한은 여전히 침략의 발톱을 감추고 있으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선 기꺼이 희생을 치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가 성급하게 대화에 나서 대한민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만한 협상을 진행해 국민들의 생명과 안위에 위협이 될 만한 상황을 초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 역시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등 사실상 외통수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이해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한반도에 감도는 전운(戰雲)’으로 선정하고 관련 내용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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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이철규 부장, 조성우·강주현 기자]지난해 남·북한 정상들간에 만남으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잠시 고개를 들긴 했으나 올해 들어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북한이 돌연 태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 대부분의 군사전문가들은 당초 한반도에 평화의 기류는 없었다고 단정 짓고 있다. 북한은 우리 안보의 가장 큰 위험 요소이며 전쟁의 위협 역시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북한의 거짓 평화 제스처에 속은 우리 정부의 다양한 조치로 국가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얻는 것 없이 잃기만 한 남북협상…미국 없는 전쟁은 필패(必敗)”
육군 준장 출신으로 국방부 북한정책팀 팀장을 역임한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현재 한반도 정세를 두고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다양한 합의가 도출됐고 일정부분 실천됐지만 여전히 전운이 감도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남북고위급 회담, 김여정의 평창 방문,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평화분위기가 조성됐고 판문점선언과 9·19군사합의도 나오게 됐죠. 한반도의 비핵화, 평화 프로세스 구축, 남북 교류 발전 등이 해당 합의들의 주요 골자들이죠. 하지만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북핵문제 등에 대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에요. 남북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합의를 했지만 북한은 오히려 핵·미사일 역량을 강화시키고 있어요”
“외교적인 방법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의 요구를 많이 들어줬어요. 한미연합 훈련을 유예하고 올해는 키리졸브 연습과 포이글 연습도 하지 않죠. 을지프리덤가이드 연습도 하지 않아요.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이뤄지지만 실제 연습은 사라진 것이죠. 북한이 원하던 정찰금지구역 설정,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이 만들어지기도 했죠”
그럼에도 문 센터장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북한은 원하는 것을 얻었음에도 평화 진전을 위한 행동은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다수의 군사 연습을 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국가 안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게 됐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원하는 것을 다 얻은 반면 우리나라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죠. 당초 우리나라가 원했던 비무장지역 전체 비무장화, JSA 비무장화, 유해공동발굴 등은 이뤄지지 않았죠. 과거 1990년대 말에도 지금과 상황은 비슷했어요. 당시 남북고위급 회담이 있었고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이 됐어요. 하지만 여기서도 북한은 본인들이 얻고 싶은 것만을 챙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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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 ⓒ스카이데일리 |
“과거와 현재, 북한의 행태는 거의 비슷해요.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여져요. 진정한 평화를 위한 것이 아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의심이 드는 게 사실이죠”
문 센터장은 현재 북한과 전쟁을 치룰 경우 우리나라의 힘만으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량살상 무기를 보유한 북한과 그렇지 못한 우리나라 간의 전쟁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것이다.
“여러 가지 가정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과 워게임을 해봐야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재래식 전쟁 즉 육·해·공군의 전력만 가지고 전쟁을 할 경우 우리나라가 승리할 것이라고 봐요. 하지만 지금은 재래식 전쟁의 시대는 지났죠. 현 상황에서는 우리나라가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해요. 북한의 경우 핵, 미사일을 비롯한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죠. 이런 비대칭 상황 속에서 전쟁이 난다면 우리가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하죠”
문 센터장은 북한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동맹국인 미국의 도움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미국와 연합 전력을 구성한다면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미국의 핵우산과 확장억제 능력을 등에 업고 싸운다면 북한의 대량살상 무기 공격을 충분히 버텨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함께 전쟁을 치른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죠. 첨단무기, 정찰자산 등을 보유한 미국의 지원이 있는 전쟁은 무조건 승리할 수 있어요. 이를 북한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2의 6·25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있는 거죠”
문 센터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선 굳건한 한미동맹이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특히 통일 이후 열강들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미동맹이 유지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양세력인 미국과 손을 잡은 것은 굉장한 사건이에요. 미국과 동맹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국방비 지출을 아꼈고 이를 통해 경제 성장에 매진할 수 있었죠. 통일이 된 후에도 한미동맹은 필수적인 요소에요. 우리나라가 첨단장비를 구비하는 등 국방을 온전히 담당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죠. 특히 과거 역사를 돌아봤을 때 중국은 끊임없이 우리나라를 괴롭혔고 지금도 중화세계관을 추구하고 있죠. 주변 열강들의 침략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미동맹은 통일한국에 꼭 필요한 요소에요”
“한국이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오른 북한…핵·미사일 등 세계적 수준”
외교부, 국립외교원 등에서 몸담으며 국내 외교·안보분야 권위자로 평가받는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역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부정적인 진단을 내렸다. 우리 정부가 환상에 가까운 목표에 너무 매몰돼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어요. 북한의 핵위협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해 경제적 압박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죠. 이러한 상황 때문에 예상치 못한 도전 요인들이 발생할 수 있어요. 특히 북한이 비핵화 의자가 있다 하더라도 미중관계 악화돼 북한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 그 사이를 줄타기하며 핵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봐요”
신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최대 위협 요소는 ‘북한’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한미동맹 약화, 일본과의 관계 등으로 인해 북한의 위협은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가 안간힘을 썼지만 북한의 위협은 더욱 증가했어요. 비핵화선행조치를 한다며 쓸모없는 풍계리 실험실만 없앤 것이죠. 하지만 북한은 연변 등에서 핵물질을 개발하고 있어요. 단거리 미사일 발사, 화력시범 등을 보면 재래식 전투능력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있다고 봐야하죠. 결국 북한 위협의 총량은 더욱 증가했다고 봐야하는 게 맞아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북한과의 대화 과정에서 미국과의 동맹이 약화됐죠. 북한과 협상을 하며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줄였고 전략자산도 들여오지 못했죠. 한미연합군사력 발동에 제약도 걸렸죠”
신 센터장은 북한과는 전쟁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이미 핵을 보유했기 때문에 일방적인 패배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우리나라와 싸울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현재 북한과의 전력 비교는 의미가 없어요. 이미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고 전쟁에 필요한 미사일 체계를 구축한 상황이에요. 북한 미사일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공 방어체계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죠. 유사시 참수 작전 등을 통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해도 정보자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것마저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봐요”
신 센터장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국가안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신뢰를 얻은 후 도움을 받아 우리나라만의 자주적인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 자체적으로 북한과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한미동맹을 통해 안보를 지켜야 한다고 봐요. 만약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미국이 핵을 사용해 응징하는 형식이죠. 우리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한 상황이에요. 서둘러 대공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등 국방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해요”
아울러 신 센터장은 북한문제는 긴 호흡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조건적인 대화가 아니라 북한의 의도 파악에 집중하고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정부 대북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급하다는 것이에요. 임기 내에 완벽한 한반도 평화구축이라는 환상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달려가고 있지만 그럴수록 시간에 쫓기고 있는 상황만 연출되고 있죠. 그러다보니 북한의 비핵화 의도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부실한 협상을 했죠. 이제라도 북한의 비핵화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며 우리가 주장하는 포괄적합의 단계적 이행을 관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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