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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서울시 서남물재생센터 지하화

악취·유해물질 공포 주민성토 외면한 박원순의 행정갑질

아파트 정면 향한 환기구 위치변경 요구 봇물…서울시 “문제없다”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6-21 12: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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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남물재생센터는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동 91번지에 위치해있다. 일일 하수 처리 능력은 200만 톤/일이고, 하수 처리 구역은 9개 구 1개 시로서 서울의 강남구·서초구·관악구·동작구·구로구·금천구·영등포구·강서구·양천구와 광명시이다. 사진은 인근 아파트 단지 옥상에서 바라본 서남물재생센터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울시 강서구에서 서남물재생센터 환기구 이전·폐쇄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주민들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광명시가 합작으로 건설한 서남물재생센터에서는 관악구, 동작구 등 9개구와 광명시에서 배출되는 하루 평균 200만톤의 하수가 처리되고 있다. 주민들은 서남물재생센터에서 발생하는 악취피해와 혹시 모를 오염물질 배출 가능성으로 인한 불안감을 오랫동안 호소해 왔다.
 
서울시는 악취발생 등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자 2008년 6월 서남물재생센터를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3단계로 진행되는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주민들의 공분을 살 만한 새로운 이슈가 등장했다. 지하화 과정에서 환기를 위해 설치된 환기구가 아파트 정면을 향해 설치된 것이다. 주민들은 건강 악화뿐 아니라 삶의 질 저하, 집값 하락으로 인한 재산피해 등이 불가피하다며 환기구 이전 또는 폐쇄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의견 무시한 서울시 환기구 설치…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
 
서울시는 광명시와 환경거래를 통해 추가적인 증설이 없는 조건으로 광명시에서 발생하는 하수 18만 톤을 강서구에 위치한 서남물재생센터에서 처리하도록 해주는 대신 서울시 구로구의 쓰레기를 광명시 가학동에 위치한 자원회수시설을 이용해 처리하도록 했다. 서남물재생센터에서 처리하는 하수가 증가하자 발생하는 악취도 심해졌고 인근 주민들의 민원 또한 급증했다.
 
서울시는 하루 평균 약 300만톤 규모의 하수를 처리하는 서남물재생센터를 설계검증을 통해 최첨단 시설로 재건설하는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다. 오는 2027년까지 3단계로 나누어 진행되는 현대화 사업은 현재의 지상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생태공원을 조성해 물재생센터를 서울의 대표적인 친환경 시설로 탈바꿈 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공사 과정에서 설치된 환기구의 위치를 두고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반발이 불거져 나왔다. 주민 혐오시설에서 친환경시설로 변모를 꾀했던 서남물재생센터 환기구가 아파트 단지를 향해 설치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환기구에서 발생할 소음·오염물질로 인한 피해를 염려하며 서울시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시설을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생활권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최근 서남물재생센터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서울시가 서남물재생센터를 지하화 하는 과정에서 대형 환기구를 아파트 방향으로 설치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주민들은 환기구를 통해 발생할 악취 및 소음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환기구를 아파트 방향으로 설계하는 과정에서 아파트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사진은 서남물재생센터에 설치된 환기구(배기구, 급기구) 모습 ⓒ스카이데일리
 
현재 주민들은 환기구 이전 혹은 폐쇄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서남물재생센터 시설 현대화 공사로 인해 10년간 소음·진동·분진 등의 피해를 겪으면서도 시설 지하화에 기대를 걸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환기구를 주민 거주지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서구 서남물재생센터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최영지(여·64) 씨는 “이 지역에 15년 동안 살면서 악취에 몇 번이고 이사를 결심했다가 서남물재생센터가 지하화 된다는 소식에 마음을 접고 완공되기만을 기다렸다”며 “하지만 막상 공사가 진행되면서 환기구가 아파트를 향해 설치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많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겉으로는 악취와 오염으로부터 고통 받았던 지역민을 위해 사업을 진행하는 척 하면서 다른 방향으로 설치할 수 있었던 환기구를 굳이 아파트를 향해 설치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10년간 공사 차량과 현장으로부터 발생한 소음·분진 등의 고통을 참아가며 얻은 결과가 결국 또 다시 주민들의 피해라는 사실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인근 아파트 거주자 박호석(66·남) 씨는 “아파트와 환기구 사이에 거리는 100m~200m 사이고 환기구에서 돌아가는 휀의 크기는 가로 2.5m 세로 3m로 총 29개가 돌아갈 예정이다”며 “그렇게 큰 환기구에서 발생할 소음 문제는 앞으로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동안 서울시는 서남물재생센터 지하화 사업의 명분으로 시설이 혐오시설에서 벗어나 지역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친환경시설로 탈바꿈하는 것을 말해왔다”면서 “하지만 현실은 주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탁상행정을 통해 오히려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단주거시설 인근에 인접한 환기시설 부작용 우려에도 대안 없는 서울시
 
주민들은 혹시 모를 유해물질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내비쳤다. 실제로 서남물재생센터는 지난해 수십 번에 걸쳐 방류 수질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4개 물재생센터(중랑·난지·탄천·서남) 중 기준치를 넘어선 것은 서남물재생센터가 유일하다.
 
서울시 ‘물재생센터 방류수질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강 상류에 위치한 서남물재생센터의 방류수는 수십 차례에 걸쳐 기준치를 초과했다. 서남물재생센터는 2013년 수질 기준을 위반해 시정 조치를 받은 적이 있고 2016년에는 일대 어민들이 기준치 초과 방류수를 규탄하며 집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인근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박지은(64·남) 씨는 “서울시는 현재 악취가 발생할 수 있는 지하 2층 환기구는 북동쪽으로 설계했고 아파트 정면에 설치된 환기구는 지하 1층의 공기 순환을 위한 용도로 악취 문제는 없다고 주장한다”며 “소음 문제도 생활에 전혀 문제되지 않을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도저히 신뢰가 안간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아 놓고 마치 진행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 서울시의 모습을 보면 더욱 신뢰가 사라진다”며 “환기구에서 나오는 물질이 바람에 따라 아파트 방향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서울시는 환기구를 다른 방향으로 설계하지 않고 단순히 설계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주민들의 피해는 무시한 채 서남물재생센터 지하화 사업을 진행했다”고 비판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주민분들이 걱정하는 환기구는 본 시설물 자체의 유지관리를 위한 통로의 환기를 위한 시설로 악취 발생 요인이 없다”며 “하수처리시설은 지하에 설치돼 있으며 하수처리지 발생되는 악취는 한강 쪽인 북동쪽에 탈취시설을 통해 배기 되도록 별도의 시설이 계획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기구 휀에서 발생할 소음의 경우에도 소음방진 시설을 설치하는 만큼 주민분들이 우려하는 정도의 소음은 발생하지 않을거다”면서 “서남물재생센터 고도처리 및 시설현대화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는 2012년과 2013년 두 번에 걸쳐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실시했기 때문에 절차상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현성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독일의 경우 인·허가를 내줄 때 지역의 허용 악취 빈도 범위 내에서 시설을 허가해 주는 등 사전 평가 중심이다”며 “한국은 악취관리지역을 지정한 뒤 악취배출시설 신고 의무를 내리고 민원이 발생해야 관리에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악취 민원이 악취 농도보다 빈도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지자체가 농도 위주로 규제하는 방식은 민원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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