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대표적인 청년정책인 신혼희망타운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총 세 차례 분양을 실시하는 동안 각종 부작용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인기 지역에 국한된 청약 쏠림현상, 불법 청약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정책 발표 단계부터 우려됐던 사안들이다.
다수의 전문가들과 정책 수혜자들은 이러한 부작용의 원인으로 정부의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정책 추진을 꼽고 있다. 사전에 예상되는 부작용과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 없이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탁상공론에 가까운 정부의 허술한 정책으로 인해 청년들이 헛된 기대감만 품게 됐다며 사실상 ‘희망고문’이나 다름없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세 차례 분양 시도 신혼희망타운…서울 인접 단지에만 청약과열 ‘당연한 결과’
신혼희망타운은 정부가 청년층이 육아나 주택마련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다. 주변 단지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과 육아 관련 시설을 조성, 아이를 키우기 편하도록 여건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신혼희망타운은 혼인 기간이 7년 이내인 신혼부부나 혼인을 계획 중인 예비 신혼부부 중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대비 120%(맞벌이는 130%) 이하이면서 총자산 2억9400만원 이하를 충족하는 무주택가구 구성원이어야 청약 지원이 가능하다.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교육시설 등을 갖춘 덕분에 정책 수혜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다만 청년층 대부분이 서울에 직장을 두고 있는 탓에 지역 별로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 서울과 가까운 지역은 청약 경쟁률이 높은 반면, 반대인 지역은 미달이 난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18일 ‘양원지구 S블록 신혼희망타운’에는 269가구 모집에 5610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20.9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24대 1로 전용면적 55㎡A타입에서 나왔다. 177가구 모집에 4244명이 신청했다. 전용면적 46㎡A타입은 60가구 모집에 856명이 청약했으며 전용면적 55㎡B타입은 32가구 모집에 510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위례 신혼희망타운도 340가구 공급에 1만 8209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55.6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46㎡A타입의 143.1대 1이었다. 두 지역의 경우 서울과 가까운데다 주변 집값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해 높은 시세차익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돼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평택고덕에 공급된 신혼희망타운의 청약 결과는 좋지 못했다. 총 596가구 공급에 965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은 1.62대 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최고 경쟁률은 55㎡A타입의 2.01대 1이었다. 400가구 공급에 807명이 신청했으며 4개 주택형 가운데 전용 46㎡ A·B타입은 모두 미달 됐다.
평택 고덕은 평균 분양가가 1억9800만~2억3600만원 선으로 다른 신혼희망타운에 비해 저렴했지만 서울과의 거리가 먼데다 인근 단지와 시세가 비슷하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혔다. 감정평가한 땅값에 정부가 정한 건축비를 더하는 분양가 산정 방식은 다른 신혼희망타운과 차이가 없었지만 인근 집값이 워낙 낮다 보니 시세 차익을 바라기 어려운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문재인정부 신혼희망타운은 청년 결혼의지 꺾는 희망고문”
신혼희망타운도 입지별 로또화 현상이 심화 되자 인기 단지에서의 불법청약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이 최근 석달 간 경기도 내 부동산 기획수사를 벌인 결과, 신혼희망타운 부정 청약자 중 임신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람과 다른 산모를 자신인 것처럼 대신 진단 받게 한 경우가 각각 8명, 9명 적발됐다. 청약 후 불법 낙태가 의심되는 경우는 14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환경이 안정되지 않은 신혼부부에게 돌아가야 할 신혼희망타운이 로또화 되고 불법 청약자 등이 몰리면서 정작 주택이 필요한 실수요자가에게는 주택이 돌아가기 어려운 형국이 된 것이다. 이에 다수의 신혼부부 역시 불만을 토로하는 실정이다.
올해 11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김여향 (27·여·가명) 씨는 “최근 분양 했던 서울의 양원지구의 신혼희망타운에 관심이 있어서 이것저것 알아봤는데 정부의 허점투성이 정책에 실망을 많이 했다”며 “양원지구의 경우 초기분양가가 3억~3억5000만원 정도인데 대출이 나온다 치더라도 20·30대 중에 초기 자본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토로했다. “정부 신혼희망타운은 예비신혼부부에게 희망고문이나 다름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결혼 5년 차인 가정주부 장은정 (37·여) “실제 소문을 들어봤을 때 청약자의 상당수는 부모의 권유 아래 청약을 넣었고 불법·편법을 사용해 청약을 지원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혼부부가 사기에는 분양가 자체가 높고 주변시세에 비해서는 가격이 낮으니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거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탁상행정을 통해 정책을 만들어서 인지 정책의 허점이 너무 많다”고 성토했다.
정부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청약 등을 막기 위해 나중에 팔 때 오른 집값 차익의 최대 50%를 거둬가는 ‘수익공유형 모기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주택도시기금에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대신 양도차익을 일부 환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책에도 허점이 있어 실수요자 신혼부부를 사실상 두 번 죽이는 것과 다름없다고 입을 모은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투자 목적으로 신혼희망타운에 청약을 넣는 것을 막겠다고 ‘수익공유형 모기지’ 제도를 도입했다”며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불필요한 대출을 일으켜 자산기준을 맞추고 잉여자금을 은닉하는 사례가 발생 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결국 부자들의 배를 불리고 신혼부부들에게는 허탈감만 안기는 결과만 불러올 것이다”고 경고했다.
심형석 미국 SWCU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신혼 부부에게 소유권을 넘겨주는 ‘분양’은 어떤 식으로든 특혜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신혼부부에게 주거를 지원하려면 임대 중심으로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양을 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임대 중심으로 가지 못할 경우에는 전매제한을 5~10년으로 늘리고 거주기간을 2배 늘리는 등 중간에 팔지 못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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