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들이 들썩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빼든 ‘일몰제’ 때문이다. ‘일몰제’는 사업 진행이 느린 사업장의 정비구역해제 등 사업을 무효화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각 사업장들은 비록 사업 진행 속도가 더디긴 하지만 그동안 들인 시간과 노력을 무시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각 사업장의 사업 속도가 빨라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사업성이 높은 강남 지역 재건축·재개발 사업자들은 일몰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남 지역, 그 중에서도 금싸라기로 불리는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진흥아파트도 그 중 한 곳이다. 이곳 주민들은 일몰제 적용 전 사업을 궤도 위에 올려놓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일몰제는 피하고 보자”…서초 진흥아파트 주민들 똘똘 뭉쳐 사업 전개
부동산업계 등과 재개발·재건축 클린업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도심권역에 자리한 서초 진흥아파트는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 1315번지(서초대로 385)에 자리하고 있다. 정비구역 면적은 3만8671.3㎡(약 1만1698평)다. 각 호실 소유주는 총 725명이다.
서초 진흥아파트는 지난 1979년 8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 건축연령 40년을 맞이한 노후아파트로 지난 2004년부터 재건축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 2010년 8월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았지만 사업은 이렇다 할 진척이 없었다. 추진위원장도 여러 차례 교체됐다. 사업성 부족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최근 이곳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일몰제’ 시행 시기가 임박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서초 진흥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내년 3월 2일이면 일몰제가 적용된다”며 “그 전에 자치구에 ‘조합설립 신청’을 하면 일몰제를 적용받지 않게 돼 현재 주민 대다수가 일몰제는 피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 들어 내부 절차들을 빠르게 진행했다”며 “지난달 19일 주민총회를 개최해 정식 추진위원장을 투표를 통해 선임했고 별다른 하자가 없다면 서초구청에서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는 현재 아파트의 경우 이미 요건인 75%를 넘긴 98%가 징구돼 있고 51%만 나오면 되는 상가는 40%까지 동의서를 받았다”며 “연내 조합설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위원회 관계자에 따면 해당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일몰제만 피한다면 추가 분담금을 줄이고 일반 분양을 늘려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초 진흥아파트는 기존 아파트지구에서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구역에 포함되는 것이 확실 시 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이와 관련된 주민공람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사업성을 증폭시킬 종 상향 이야기도 서울시와 서초구청이 협의 중이다.
서초구청 도시관리팀 관계자는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하고 있다”며 “이 안에 진흥아파트를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서초대로변 활성화를 위해 이 아파트를 포함시켜 지난해 4월 열람공고를 실시했다”며 “당시 3종일반 주거 지역인 진흥아파트를 강남도심권역에 걸맞게 준·주거로 종 상향 한다는 내용도 실려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청 도시관리운용팀 관계자는 “현재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수립 중으로 이 안에 진흥아파트가 포함되는 것은 확정적이다”며 “이달 혹은 내달 중 시와 구 관계자들이 만나 합동보고회를 열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 상향 부분은 100%라고 할 순 없다”면서도 “서초구와 협의를 통해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만약 시와 구의 협의가 원만한 선에서 이뤄지면 전문가들의 조율을 받은 후 혹은 바로 본위원회에 상정돼 서울시 도시건축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게 된다. 진흥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측은 준·주거로 아파트 전체가 종 상향 될 경우 기부채납 등 요건을 조건으로 용적률을 400%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 건설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조합 설립되면 더 오른다”…종 상향 후 재건축 시 초고층·최고급 아파트로 재탄생
서초 진흥아파트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남 업무지구 접근성, 생활 편의성 등 뛰어난 입지에 조합설립 가속화, 종 상향 기대감 등까지 더해져 해당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사고 싶단 문의가 빗발치지만 매물이 없어 팔수가 없는 상황이다.
진흥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S부동산 관계자는 “지금 팔 사람은 없는데 사고 싶다는 문의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현재 공급면적 52평 호실을 27억원에 팔아달라는 사람까지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면적 43평은 20억원 수준, 공급면적 33평은 18억원 정도가 현 가치라고 볼 수 있다”며 “종 상향 후 재건축이 공급면적 52평 호실은 3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합이 설립되면 10년 보유 5년 거주 물건만 거래가 될 수 있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재건축이란 것은 사업이 구체화(조합 설립) 될수록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이곳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더리서치그룹 김학렬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이 곳은 서초구에서 가장 좋은 입지다”며 “지금까지 반포나 방배가 부각됐지만 강남구와 맞닿아 있고 일자리 접근성이 뛰어난 서초동도 미래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건축 시 현재 서초동에서 비싼 아파트로 알려진 래미안서초에스티지,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등의 시세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보다 더 좋아질 일만 남은 아파트다”고 덧붙였다.
도시와 경제 송승현 대표는 “최근 몇 년 사이 매매 가격이 많이 오른 이곳은 강남역 인근으로 입지가 좋다”며 “옆에 높은 건물들도 많고 서울시가 재개발, 재건축을 막아서는 명분 중 하나인 도시 미관을 해칠 일도 없는 아파트다”고 설명했다.
이어 “래미안서초에스티지의 성공사례를 볼 때 이 아파트도 재건축 시 인기와 가격이 치솟으면서 일대 랜드마크 아파트로 급부상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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