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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886>]-KT

국민기업 KT 토사구팽에 협력업체 직원 빚더미·막노동

불공정 계약서, 일방적 계약해지 등 도 넘은 갑질에도 한숨만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8-22 01: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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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기업 KT가 협력사를 상대로 한 갑질을 일삼는 등 상생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기업과 협력사 간에 상생은 현 문재인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사진은 KT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최순실게이트를 시작으로 채용비리, 불법정치자금 제공 등 각종 구설수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황창규 KT그룹 회장을 둘러싼 새로운 논란이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이번에는 문재인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인 ‘상생·협력’과 관련된 사안이다. KT그룹이 10여년간 동고동락 한 협력사를 하루아침에 내팽개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KT그룹의 변심으로 피해 입은 협력사들은 하루아침에 실직자 신세로 전락해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기업 지위 이용한 불공정거래에 일방적 계약 해지까지…국민기업 수식어 안 부끄럽나”
 
스카이데일리에 갑질 피해 사실을 제보한 A씨는 스스로를 KT와 ‘솔루션 전문점 계약’을 체결한 업체의 대표라고 소개했다. A씨가 운영하는 업체는 KT로부터 ‘KT어린이안심서비스’ 영업을 위탁받아 진행했다. KT어린이안심서비스는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아이들의 등하교 상황을 문자로 전달하는 서비스다. 학교 및 학원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대비 보험혜택, 학교의 각종 행사 등을 알 수 있는 SMS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KT는 지난 2008년부터 서비스 가입 유치를 위한 영업활동을 벌이기 위해 10여개의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지난 2009년 KT와 해당 계약을 체결했다. A씨의 업체를 비롯한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은 전국 본부별로 상품교육, 현장지원, 영업교육 등을 통해 영업망 확충에 매진했다.
 
A씨는 역시 KT 어린이안심서비스 영업망 확장을 위해 초등학교 등을 수시로 방문해 영업활동을 벌였다. A씨와 협력업체들의 노력 덕분에 KT어린이안심서비스는 전국 수천여 곳의 초등학교 등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 협력사 대표는 KT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KT와 솔루션 전문점 계약서 [사진=제보자 제공]
 
그러나 KT는 협력업체들의 노고를 철저히 외면했다. KT는 영업망 확충에 기여한 협력사들에게 고마움은커녕 대기업의 지위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갑질을 일삼아 왔다. KT는 계약서 상세 판매수수요율을 10%라고 적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의적으로 수수료율을 책정했다. 그 결과 10여년 간 평균 수수료율은 4%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A씨는 “계약서 상에는 판매수수료 10%를 협력업체에게 지급하도록 돼 있지만 10%를 받아본 것은 10년 동안 한 번에 불과하다”며 “평균 4% 정도의 수수료율이 적용됐는데 사실 그 정도 수준으로는 사업체를 제대로 경영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계약에 못 미치는 수수료율에 대해 문제를 삼기도 했지만 그 때 마다 KT는 해당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수익성이 보존돼야 하고 그러려면 협력사들의 수수료를 깎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계약서에 실적에 따라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던 터라 영업망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유지와 품질 등이 협력사들에게도 중요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적은 수수료율에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며 “무엇보다 KT와의 거래에 생계가 걸려 있다 보니 혹시라도 관계가 틀어질 것에 대한 걱정도 컸다”고 피력했다.
 
“영업망 확충 도와달랄 땐 언제고 일방적 계약파기…처음부터 토사구팽 목적 있었나”
 
A씨의 주장에 따르면 KT는 수수료율 임의 설정에 머무르지 않고 급기야 계약서상 독소조항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최초 계약 당시 계약 기간은 계약이 성립된 시점을 기준으로 1년이며 계약만료 1개월 전까지 KT 혹은 협력사 중 어느 한쪽에서 계약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서면 통지가 없는 때에는 계약은 동일한 조건으로 1년씩 자동연장 하기로 협의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경 KT는 ‘계약 후 또는 계약기간 연장 후 1년간 신규판매에 의한 매출이 극히 부진한 경우 피신고인(KT)은 본 계약을 서면 통지로 종료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추가했다. 이후 지난 1월 KT는 해당 내용을 근거로 계약기간 종료 시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4곳의 협력사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해왔다.
 
▲ 협력사들의 불공정거래와 일방적 계약파기 등의 주장에 KT 측은 “계약해지가 아니며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전했다. 그러나 협력사 대표가 KT로부터 받은 메일의 내용에는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사진은 KT가 제보자에게 보낸 메일 내용 [사진=제보자]
 
문제는 계약해지의 필수 조건인 ‘매출 부진’은 없었다는 점이다. 현재 해당 서비스 가입고객 대부분을 협력사들이 유치한 점이 근거다. 협력사 대부분은 실제 계약해지 이유는 더 이상 협력사의 영업 활동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써먹을 만큼 써 먹고 버리겠다는 의도로 비춰진다는 게 협력사들의 주장이다.
 
당초 어린이안심서비스는 정부가 각 학교에 예산을 지급하고 관련 서비스를 취급하는 업체 중 한 곳을 선택해 계약하도록 한 것이었다. 정부 주도 사업이었던 셈이다. KT 역시 관련 서비스를 취급하는 업체 중 한 곳이었다. KT 입장에서도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활발한 영업활동이 불가피했다.
 
A씨는 “본래 학교를 대상으로 방과 후 컴퓨터 영업을 했었다”며 “기존에 학교 거래망을 갖춘 상태에서 KT가 같이 일을 해보자고해서 이 일을 전업으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T와 계약 이후 700여개의 초등학교 고객을 유치했고 현재는 3000여개의 초등학교를 거래처로 두고 있다”며 “KT는 시간이 지나 가입자 수가 안정권에 들어서니 우리를 내친 것이다”고 주장했다.
 
A씨는 “메일을 통해 영업활동을 중단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지금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며 “직원들은 막노동을 전전하고 있고 나 역시 대출을 받으며 근근히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일련의 주장과 관련, KT 관계자는 “상황을 확인해 보니 계약해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며 “KT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짧은 답변을 전했다. KT의 답변을 접한 피해업체 대표들은 크게 낙담했다. 이들은 “KT가 일방적으로 영업활동을 중단하라는 메일을 보냈는데 이것이 계약 해지가 아니면 무엇이냐”며 “영업은 못하게 하고 계약은 해지가 아니라고 한다면 앞으로 우리에게 뭘 먹고 살라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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