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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얼어붙은 취업시장

반시장·친노동에 하루살이 신세 전락한 한국의 미래들

취업률 늘었지만 양질의 일자리 감소…“정부 정책 대대적 수술 시급”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9-03 0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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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정부가 일자리 확대에 노력과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오히려 취업 관련 지표는 최악에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실업률이 날로 치솟는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도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구직자 중심의 정책 방향을 기업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가운데 지금 이 시간에도 높은 취업 문턱 앞에 서 있는 청년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취업박람회에 참석한 한 청년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문재인정부가 의욕을 가지고 추진 중인 일자리 확대 정책이 첫 단추부터 잘 못 꿰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취업 관련 지표가 최악의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실업률이 지난 19년 새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는가 하면 매달 수 만개의 양질의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실업 상태에 머물러 있거나 구직을 아예 포기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서민과 노동자 중심의 사회를 만들겠다는 문재인정부의 공언과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일자리 정책은 기본 개념부터가 잘 못 됐다고 입을 모은다. 자유시장경제 체제와 반대되는 ‘소득주도성장’을 기본으로 구직자 중심의 일자리 정책을 펼치다 보니 여러 가지 부작용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 주체인 기업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들로 인해 오히려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주 36시간 이상 일자리를 얻은 청년층은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근거로 제시된다.
 
소득주도성장의 민낯…청년구직자 무차별 퍼주기의 결과는 ‘최악의 실업률’
 
문재인정부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워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일자리를 늘리고자 했지만 취업시장은 얼어붙었고 실업률은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무리하게 최저임금을 상승시킴과 동시에 근로시간까지 단축하며 기업의 고용부담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취업시장서 양질의 일자리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데 대해서는 우려감이 특히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취업자 수는 2738만3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9만9000명 늘었다. 18개월 중 최대 증가폭이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1.5%로 전년 대비 0.2%p 상승했다. 단순히 숫자만 보면 얼어붙었던 취업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는 듯 보인다. 그러나 통계 뒤에 감춰진 실제 상황을 조면 평가는 달라진다. 그야말로 ‘통계의 오류’에 가깝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7월 실업률은 3.9%를 기록하며 1년 전에 비해 0.2%p 올랐다. 7월 기준으로 IMF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2000년 4%를 기록한 이후 최고수준이다. 19년 만에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한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제조업 분야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9만4000명(2.1%) 감소했다. 전기·운수·통신·금융 분야 취업자 수도 1만3000명(0.4%) 줄었다.
 
주목되는 사실은 실업률 증가와 양질의 일자리 감소가 비단 최근에 불거져 나온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6월에도 실업률은 4%로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달 제조업 분야 일자리는 1년 전에 비해 6만6000명(1.5%) 줄었다. 금융·보험업 분야 취업자 수도 5만1000명(6%) 감소했다.
 
수치상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취업률 부문에서도 질적인 측면에서는 낙제점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도 통계에 포함돼 사실상 아르바이트 등 단기일자리가 취업률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2177만2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1% 감소했다. 특히 주 53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4.8%나 줄었다. 반면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16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10.8% 급등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에게 의뢰해 분석한 ‘근로시간을 고려한 취업자 수 분석’에 따르면 지난 5월 주 36시간 이상 일자리 기준으로 환산한 취업자 수는 2488만4000명으로 2017년 5월에 비해 20만7000명 줄었다. 해당 지표는 지난 5월 전체 취업자 수가 2732만2000명으로 2017년 5월 2699만2000명에 비해 33만명 늘어난 점과 상반된 결과를 내놓고 있다.
 
각 취업자 수의 근로시간을 합산한 고용총량의 변화를 살펴보면 단기일자리가 취업률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주장은 더욱 힘이 실린다. 올해 5월 각 취업자들의 총 근로시간은 11억2792만2000시간으로 2017년 5월 11억 7531만1000시간에 비해 4738만9000시간이 줄었다. 전체 취업자 수는 늘었지만 근로시간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박기성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인해 주 36시간 이상 근무할 수 있는 일자리가 단시간 근로로 대체되며 ‘주 36시간 이상 일자리 기준 취업자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단기 공공일자리나 임시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36시간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 좀 더 힘을 쏟아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일자리정부 출범 후 취업난에 고통 받는 청년들…전문가들 “정책방향 대대적 수술 시급”
 
문재인정부의 일자리창출에 많은 노력과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청년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임시직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제외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며 취업문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취업을 위해 졸업을 유예하거나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다보니 아르바이트로 ‘투잡(Two Job)’을 뛰는 청년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임성연(25·여·가명)씨는 여러 번의 채용시험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다 결국 취업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가을 대학교를 졸업한 뒤 올 여름까지 취업문을 두드렸지만 취업의 문턱을 끝내 넘지 못했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며 그가 선택한 건 결국 두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선택했다.
 
임 씨는 “어학시험서 고득점하고 어학연수도 다녀오는 등 나쁘지 않은 스펙을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원하는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며 “수차례 최종면접까지 간 경험도 적지 않기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눈도 낮춰봤지만 번번이 탈락통보만 받을 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계속 준비하고 싶지만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까지 왔기에 정규직 취업 대신 주중에 기업 임시직으로 일하고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식으로 생계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며 “정규직 채용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취업준비생은 나날이 늘어가니 청년들의 고민만 깊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 취업난이 심화되며 적지 않은 청년들이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에 벌이를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취업률 상승은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사진은 한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대학생 김민서(24·여) 씨는 “원래대로라면 올해 학교를 졸업해야하지만 취업난이 심화된 상황에 바로 취업을 할 자신이 없어 이번 학기를 휴학하고 졸업을 미루기로 했다”며 “원래는 기업 인턴을 하면서 공부를 병행할 생각이었는데 인턴을 뽑는 곳도 많이 줄어 결국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단기간 일자리를 늘리며 취업정책을 펼치는 것처럼 보이는 데 정작 본인들의 자식들은 그 자리에 취업시킬지 궁금하다”며 “많은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는 것처럼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고 있고 정부가 이에 부응하는 정책을 펼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의 반기업 정책으로 인해 단기간 일자리만 늘고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얼어 붙은 취업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유시장경제 체제에 반하는 정부 정책방향의 대대적인 수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직자 중심의 정책을 채용 주채인 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정조원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창출팀장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단기간 일자리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양질의 일자리에 취직한 사람들은 줄어드는 상황이다”며 “정부는 민간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기업이 투자를 늘리는 환경을 조성하고 4차 산업혁명에 맞춰 미래산업 분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규제를 줄이는 조치 등도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형 전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가 단기 일자리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는 모습이 아쉽다”며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을 죽이는 정책을 멈추고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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