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 경제는 과거의 성공이 미래로 향하는 발걸음을 잡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산업화를 통한 빠른 경제성장의 경험을 통해 우리의 방식이 맞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이제 우리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변화를 해야지 간신히 세계의 경제 흐름을 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지금 현재 일자리·성장률·중소상공업자들의 문제·미래산업·수출 등 어느 하나 만만한 게 없는 상황이에요.”
“또한 지금은 분야별로 부분적으로 수혈을 해서 될 상황이 아니에요. 정부가 지금 많은 자본을 민간에 뿌리고 있는데 사실 민간은 자본이 많은 상황이에요. 제가 알기로는 초과 유동성이 1100조에 달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국가 예산 500조로 할 수 있는 건 없는 거죠. 이 때문에 경제를 어떻게 운영해나갈지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해요. 도대체 우리에게 성장이란 무엇이며 일자리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는지 등 근본적 물음에 대한 새로운 담론이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고 봐요.”
조정훈(49·남)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소 소장은 세계를 무대로 경제 분야에서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조 소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 △하버드대학교 케네디행정대학원 국제개발학 석사 △우즈베키스탄 경제부총리 자문관 △세계은행 팔레스타인 사무소 부대표·우즈베키스탄 사무소 대표 △KPMG 산동 회계법인 근무 등 그의 인생 중 많은 시간을 경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조 소장이 지금까지 살아온 발자취와 현재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경제난에 대한 해법을 듣고자 스카이데일리가 그를 만나보았다.
약 16년 동안 국제금융기구인 ‘세계은행’에서 근무…다년간의 경험을 우리나라 경제 상황 개선하는데 이바지하고 싶어
“저의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아주 평범한 아이였어요.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했고 동네에서 친구들과 야구를 하는 것도 좋아했어요. 또한 동네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과외 갈 시간이라고 찾으시면 담장을 넘어서 도망가기도 했어요. 그렇게 여느 아이들처럼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던 거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같이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즉,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데 ‘경제’를 배제할 수는 없죠. 경제도 결국은 ‘먹고 사는 것’의 문제거든요. 이 같은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알아야 해요. 단순히 돈만 보고 덤빈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게다가 요즘 시대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시대잖아요. 그러므로 세상 사람들이 무엇이 불편한지, 누가 어떤 부분을 아쉬워하는지 등을 알아야 경제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저는 생각했죠.”
그러던 중 조 소장은 서울의 한 대학교의 상과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그가 대학교를 졸업할 지난 1997년 무렵 대한민국의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이 당시에만 해도 조 소장은 ‘세계은행’에 대한 존재를 몰랐다고 설명했다. 외환위기라는 상황이 닥쳐오자 조 소장은 이와 관련된 공부를 하면서 국제금융기구인 ‘세계은행’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됐다. 조 소장은 이 조직에 속하게 되면 세계의 금융과 경제가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는지 알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이 문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흔들림 없는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한 끝에 조 소장은 결국 세계은행이라는 조직에 발을 들여놓는 데 성공했다.
“제가 세계은행에서 약 16년 동안 근무를 했어요. 그곳에서 코소보·인도·방글라데시·팔레스타인 등 여러 나라의 국제개발 협력 업무를 담당했어요. 여러 나라의 경제 상황을 보면서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죠. ‘정부가 이렇게도 돌아갈 수 있구나’, ‘국가가 이렇게도 운영이 될 수 있구나’, ‘국민들은 저렇게 취급을 받을 수 있구나’ 등 정말 세계 여러나라가 처한 상황을 접하는 특별한 경험이었죠. 그러면서 각 국가의 경제 상황을 비교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웠어요.”
“이를 바탕으로 이 조직에서 어떤 방식으로 각 국가의 금융과 국제사회를 움직이는 것인지에 대한 ‘세 가지 항목’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게 됐어요. 그 세 가지는 무력(군사력)·경제력·한 나라의 매력 등으로 저는 정의했어요. 이 조건들이 충족되어야만 세계은행에서 각 국가들에게 자본을 제공해주거든요. 아울러 세계은행에서 근무하면서 이 조직에 대한 힘에 대해서 많이 느낀 거 같아요. 세계은행에서 각 국가에 대출을 해주면 ‘이 도로는 어떻게 깔아야 한다’, ‘이 예산은 여기에만 써라’ 등 돈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더군요.”
조 소장은 세계은행에서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세계’라는 것을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경제문제의 가장 큰 틀은 ‘국가’라고 생각했으나 그 틀이 ‘세계’로 바뀌었다. 조 소장은 우리가 대한민국의 국민이기도 하지만 세계시민 중 한 명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인터내셔널리스트’라는 점을 인식하고 국제적인 상황에서 ‘세계 속의 한국’이 아닌 ‘한국 속의 세계’라는 목표를 지향점으로 삼아 우리나라 경제를 더 나은 상황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북한과 ‘한민족 공동체론’ 지양해야…한국 성장 위해선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 필요”
조 소장은 북한에 대한 시각도 동등한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북한을 ‘한민족’이 아닌 ‘좋은 이웃’으로 보자고 강조했다. 북한의 국가위험도(Country Risk)가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이들을 향해 인도적 지원이 아닌 기업 대 기업식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의 통일론은 ‘한민족 공동체론’에서 출발해요. 그러나 남북관계를 한 민족의 틀에 가두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저희 부모님 시대에는 이들과 한나라였으나 우리가 태어난 시대부터 북한과 우리나라는 분단이었어요. 따라서 북한과의 분단을 극복하는 것은 원상복구가 아닌 우리에게 굉장한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에요. 이 같은 상황에서 저는 완전히 다른 콘셉트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조 소장은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남한과 북한이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일방적으로 북한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서로 주고받아야 할 관계’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소장은 이같이 북한을 좋은 이웃 국가로 보는 것이 남북 간 통일의 진정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소장은 최근 문재인 정부 이후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위험성도 지적했다. 세금으로 거둬들인 예산을 뿌려 일자리를 만드는 바람에 생산성이 위축되고 후세에 큰 부담을 남긴다는 것이다.
“지금 정부에서 진행하는 일자리 창출 방향처럼 공공부문에서 사람을 뽑기 시작하면 평생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해요. 이는 100% 국가의 세금이거든요. 결국 우리 후세에 부담을 넘겨주게 되죠. 이런 정책으로 인해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공기업·공무원 등을 원하게 된 상황이 만들어진거죠. 정부는 이 상황을 빨리 타파하고 하루빨리 생산성이 있는 일자리를 창출해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을 해야 해요.”
조 소장은 이처럼 공공부문에만 일자리를 찾는 세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인재’들이 안정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공부문에 취업을 희망하는 것에 대해 그런 자리는 ‘돈을 버는 일자리’가 아닌 ‘돈을 쓰는 일자리다’며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결국 국가는 경제를 통해 국민 모두를 넉넉하게 먹여 살려야 해요. 개인이 아닌 우리 사회가 넉넉함을 느낄 수 있도록 물질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는 거죠. 경제가 뭐겠어요. ‘물질을 통해서 세상을 통치하는 것’이잖아요. 현재 우리 사회는 사회구조든, 경제든 지금 다 불안한 상황이에요. 이에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아울러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지금 보다 더 나은 안전하고 안심이 바탕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해요.”
[김병만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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