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롯데쇼핑이 비효율사업장 200여곳을 정리할 계획이다. 자연스레 대규모 인력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수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에 롯데그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13일 비효율사업장 30%를 구조조정 한다는 내용의 ‘2020 운영전략’을 발표했다. 롯데쇼핑 측은 점포정리에 따른 인력에 대해 다른 점포로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200여개 점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트산업노동조합 롯데마트지부(이하 롯데마트 노조)에 따르면 대형마트에는 직영 뿐만 아니라 입점-협력업체까지 한 점포당 300~500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전반적인 유통업의 침체에 따라 고용보장은 물론 이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수만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된 배경이다.
김영주 롯데마트 노조 위원장은 “회사는 우리 노동조합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엄청난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력 재배치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직원들은 아마 한명도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희망퇴직 등 사실상의 해고 수순으로 가지 않겠냐”는 우려의 뜻을 전했다.
정준모 마트산업노동조합 교선국장은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은 직영직원들만이 아닌 협력업체와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에게까지 닥친 재앙이다”며 “사내유보금 41조를 보유하고 있는 재벌그룹이 경영악화 책임을 고스란히 노동자-협력업체로 전가하는 ‘롯데스러운 전략’이다”고 비판했다.
롯데마트 노조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을 밝힌 상태다. 롯데쇼핑의 ‘2020 운영전략’을 둘러싸고 노사간 갈등이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노조는 “우리 근로자들은 ‘구조조정’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하는데 롯데쇼핑은 일자리 대책도 없이 백화점·마트·슈퍼·롭스 사업장 무려 200여개를 없애겠다고 밝혔다”며 “롯데쇼핑은 각 점포들을 정리해서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로지 기업의 이익만을 쫓는 대기업, 근로자 생존은 안중에 없는 재벌 경영자들의 ‘인면수심’이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 노조는 롯데그룹이 지속적으로 이익을 챙기며 자산규모를 늘려왔지만 투자에 소극적을 나서고 근로자에만 책임을 전가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롯데쇼핑의 구조조정 계획을 중단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마트 노조는 “롯데그룹은 우리나라 재계 5위로 온 국민이 다 아는 재벌로써 찌난해 롯데그룹 사내유보금은 41조(2018년 상장사 기준)가 넘었다”며 “비상장사까지 포함하면 60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 출범한 롯데지주 주식회사(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음료·롯데푸드 소유주)는 자체 사내유보금이 10조에 육박하고 이익잉여금만 5조가 넘는다”며 “롯데지주는 소속 자회사들의 배당금과 브랜드 수수료가 주된 수입원에 불과한데도 이렇게 많은 이익을 챙겨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롯데그룹은 계속 자산이 늘고 지주회사는 수익을 내는 상황서 근로자에게 대규모 구조조정이 돌아오는 이유는 기업 오너일가와 주주들만 주식배당금으로 돈을 벌고 회사는 이익잉여금과 사내유보금으로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롯데마트 노조는 “200여개 사업장 수만명의 노동자를 생존벼락으로 내모는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안을 반드시 중단 시킬 것이다”며 “근로자의 밥줄을 잘라서 기업이익 챙긴다는 계획은 기업전략이 아니라 살인전략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롯데그룹에 대한 전면적인 투쟁으로 우리 동료들의 일터를 지킬 것이며 노동자의 피눈물 위에 유지되는 기업은 한국 사회에서 없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고 전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지난해 4279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28.3% 감소했다. 매출은 17조6328억원으로 1.1% 줄었다. 당기순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3886억원이나 늘어난 8536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특히 4분기 한정으로는 1조원이 넘는(1조160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4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51.8%) 났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의 백화점, 마트, 할인점 등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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