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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대출 막고 공무원 대출은 ‘활짝’
윤승준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25 00:02:30
▲ 윤승준 기자 (금융부)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최근엔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카드사 등 제2금융권으로도 규제 범위를 넓힐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서민들의 대출 길이 막히고 있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 공무원들은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공무원연금대출 이자율이 1~2%대로 떨어져서다. 이에 대해 공무원 특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이달 16일부터 공무원연금대출 기준 이자율을 연 3%에서 연 2.64%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정책적 배려자 등을 위한 특례대출 이자율도 연 1.64%로 내렸다. 앞서 공단은 2018년 12월부터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책적 배려대상자 특례대출 이자율을 일반대출보다 1%p 낮추기로 규정한 바 있다.
 
여기서 정책적 배려자 대상자란 △미취학자녀 △3자녀 양육 △신혼부부 △자녀결혼 △노부모 부양 △육아휴직 △질병휴직 △장애인 및 장애인가족부양 △한 부모 가족 △공무상 요양 △양자입양 등 11가지 사유에 해당하는 공무원이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연금대출 가운데 이 특례대출의 비중은 62%다. 10명 중 6명 이상이 빌릴 수 있을 정도로 대출 장벽이 낮다.
 
공무원연금대출 이자율이 사상 최저로 적용되면서 연금대출을 이용하는 공무원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문제는 시중은행 신용대출에 비해 금리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당국의 규제로 대출 길이 막혀버린 일반 서민들과 확연히 비교된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농협은행으로 2.84%다. 신용점수가 900점인 경우에는 KB국민은행 이자율이 2.58%로 가장 낮았다. 그 뒤는 농협은행(2.66%)이다. 시중은행에서 신용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공무원연금대출 일반대출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공무원연금대출 특례대출 이자율보다 낮은 곳은 시중은행에서 없었다.
 
또 다른 문제는 공무원연금대출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동산에 투자할 때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로 많은 대출금을 확보할 수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의 ‘주택구입 연금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주택자금으로 사용된 공무원연금대출 신규 대출 건수는 1653건으로 전년(1017건) 대비 63% 늘었다. 대출규모도 449억원에서 1004억원으로 12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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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는 국내 경제를 파탄 상태로 몰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수입은 큰 폭으로 줄었다. 기업의 경영악화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도 늘었고 취업준비생들은 제대로 된 직업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은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렸다. 일자리 보전을 물론이고 수입도 줄지 않았다. 오히려 저금리로 불어난 유동성을 활용해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경향이 다른 직업들보다 더 컸다.
 
최근 ‘LH사태’로 공공기관에 대한 여론은 악화된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대출 규제에 있어서 확고한 정책 방향을 세워야 한다. 누구에겐 대출 규제를 풀어주며 혜택을 베푸는 애매모호한 정책을 유지한다면 국민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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