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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차별금지법 경제적 피해 부작용

땀·노력 결실 차이도 차별 매도…공정한 경쟁 인정하면 범법자

신용등급 따른 대출금 차등 등 위법 몰릴 가능성

개개인 능력 별 정당한 차이마저 차별로 못 박아

기업 고용위축, 청년실업률 상승 등 부작용 심각

김학형기자(h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7-09 13: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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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청한 국회 국민동의 청원은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대한민국의 화두로 급부상한 차별금지법을 두고 민간 기업들까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단순히 성별 뿐 아니라 경제적 부분에서도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관심은 특히 더하다. 대출 조건, 보험 가입 조건, 신용카드 발급 조건 등 각종 상품을 차등 취급하는 금융권은 리스크 관리 과정에서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리스크관리 필수 수입안정성 차등취급…차별금지법 시행 시 능력 별 정당한 차이 구분 불가
 
올해 5월 한 20대 여성이 신입사원 면접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받았다며 국회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청원했다. 해당 청원은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러자 집권 여당이 움직였다. 지난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차별금지법’에 이어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평등에 관한 법률’(평등법)을 대표 발의했다.
 
법사위에 상정된 차별금지법과 평등법을 비교하면 두 법안은 명칭과 세부내용만 다를 뿐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법안 모두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국회에 제정을 촉구한 ‘평등법’ 시안을 반영했다. 시안은 성별·나이·장애·국적·종교·학력·성적 지향·외모·고용 형태 등 21가지 사유로 직·간접적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법안의 차이점은 처벌조항에 있다. 민주당에서 발의한 평등법은 처벌조항이 아예 없고 정의당의 차별금지법은 차별 피해자에게 보복성 불이익 조치를 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차별을 당한 사람이 진정을 제기했다고 당사자에게 인사상 불이익 등의 보복 조치를 가하면 처벌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두 법안에 대해 금융권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제21조이다. 평등법에서 ‘금융 상품·서비스 공급자가 성별 등을 이유로 금융기관의 대출, 신용카드 발급, 보험가입 등 각종 금융상품과 그 밖에 금융서비스의 제공·이용에서 불리하게 대우하거나 제한하면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차별금지법도 거의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스카이데일리
 
문제는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수입 안정성을 다르게 판단한 금융사가 대출 금액, 기간 등의 조건을 달리할 경우 ‘고용 형태’ 차별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은 금융소비자의 신용등급, 수입(월급), 고용 형태, 건강 등에 따라 대출이자, 대출금, 보험료 등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는 나이, 성별, 건강, 발병이력 등 비교적 가입조건이 까다로워 차별금지에 걸릴 우려가 큰 편이다.
 
음선필 홍익대학교 교수(법학)는 “(법안에 따르면) 학사, 석·박사 간 연봉 차이도 차별이라는 주장이 가능하다. 이는 능력에 따른 정당한 차이를 부정하는 셈이다”며 “은행 등 금융기관도 대출할 때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을 해서도 안 된다. 상환 능력이 충분한 정규직이 사실상 손해를 보는 역차별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한 보험협회 관계자는 “성별, 나이 등에 따라 보험료가 다른 이유는 각기 위험률을 달리 적용하기 때문이지 차별이 아니다”라며 “아직 차별금지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이슈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있지만 좀 더 (입법) 진행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현행 차별금지법 시행될 경우 기업고용 위축, 청년 일자리 감소 불가피”
 
전 세계적으로 보면 세계 196개국 가운데 35개국이 차별금지법을 도입했다. 많은 국가들이 2000년을 전후로 개별적 차별금지법 외에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을 만들었다. 이름은 ‘차별금지법’, ‘인권법’, ‘평등법’, ‘동등대우법’ 등 다양하다.
 
미국, 영국 등의 선진국은 역사적·사회적 갈등이 많고 심한 성별, 종교, 성 정체성, 임신 등의 영역에 제한적으로 차별을 금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서 차별 금지를 포함하는 기존 법을 없애거나 통합하기도 했다. 2006년 평등법을 제정한 영국은 1975년 제정된 성차별금지법과 인종관계법, 1995년 도입된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개별법을 평등법으로 통합했다.
 
그러나 국내 차별금지법안의 경우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의원들이 “기존 법률과 충돌 우려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기존에 시행중인 법과 통합이 논의될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현재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 등 수십 개의 법안이 각기 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열린 법사위원회 회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별금지 관련 사안에 적용될 분야가 상당히 광대할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이 대표적이다. 고용에 관해서는 재계 전체의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 차별금지법은 고용과 관련해 기업에 정보공개 의무를 부여했다. 평등법에 따라 채용에서 탈락한 취업준비생이 차별 받았다고 피해를 주장할 경우 기업은 채용에 활용된 각종 평가표를 의무적으로 정보공개 해야한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업계에 남녀 차별 등의 차별이 존재해왔다는 게 사실이라도 이미 많은 지적을 받고 개선한 덕에 이젠 거의 사라지다 시피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고용 창출을 장려하고 국회는 고용하기를 두렵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금융벤처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 중·소상공인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와 지원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안일한 발상이라고 본다”라며 “포괄적 차별금지도 차별금지법 제정도 반대하진 않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는 차별금지법이 발의되자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업계 및 협회·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고용상의 차별금지 강화로 기업의 경영 위축, 일자리 축소라는 고용리스크가 우려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학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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